[비즈한국]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비상장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인수했다. 네이버페이는 증시 정보 플랫폼 ‘Npay 증권’에 비상장주식 거래를 연동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목표다. 네이버페이와 두나무는 지난 7월 원화 스테이블 코인 사업과 관련해 협업한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비상장주식 플랫폼의 지분 거래까지 하면서 핀테크 간 동맹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11일 네이버페이가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지분 70%를 686억 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페이는 이번 인수를 통해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두나무의 사업 부문 중 하나였으나 7월 1일자로 물적분할했다. 이번 인수로 두나무의 지분 비중은 30%로 감소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네이버페이의 지분 인수 직전, 두나무 본사에서 사무실을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9월 1일 증권플러스비상장은 두나무 본사와 계열사가 입주한 서울시 서초동의 DF타워에서 바로 뒤편의 건물로 이주했다. 변경 내역은 지분 인수 공시 다음날(12일) 등기했다.
네이버페이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활용해 자사 금융투자 콘텐츠 플랫폼인 ‘Npay 증권’에서 비상장 주식 거래를 지원할 전망이다. 비상장주식 관련 콘텐츠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면서 증권플러스 비상장과의 시너지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페이는 올해 4월부터 Npay 증권에서 투자자가 사용하는 증권사의 WTS(웹트레이딩시스템)로 연결해 바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간편주문’ 서비스도 도입했다. 여기에 비상장주식 거래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네이버페이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인수 목적으로 “장외거래중개업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국내 비상장주식 거래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고, 시장 참여자에 대한 가치 제고와 투자자 보호에도 앞장설 것”이라며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통해 비상장주식 거래 시장의 제도적 안착을 선도하며, 스타트업과 중소혁신기업 등 첨단산업의 육성과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
네이버페이가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비스를 본격 도입할 경우 비상장주식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증권플러스 비상장는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가 167만 명, 누적 거래액은 약 2조 원을 기록했다. Npay 증권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서비스를 한 달 동안 이용한 사람 수·MAU)는 1700만 명에 달해, 비상장주식 거래의 신규 이용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제도권 편입을 앞둔 것도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요인이다. 국내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으로는 서울거래 비상장(서울거래)과 증권플러스 비상장 두 곳이 있다. 두 플랫폼 모두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사업을 영위해왔다.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서울거래 비상장은 2020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고 2022년 한 차례 연장됐다.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은 자본시장 분야 혁신금융서비스 제도화 대상으로 지정됐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시행령·규정을 개정해 9월 말 △비상장주식 유통플랫폼 △조각투자 유통플랫폼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제도화한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따라 비상장주식 유통플랫폼의 제도화를 위한 전용 투자중개업 인가 단위인 ‘장외거래중개업’을 신설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장외에서 증권을 거래할 때 일대일 중개를 원칙으로 하지만, 장외거래중개업 신설 후에는 다자 간 거래 중개를 허용한다.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도 조각투자와 같이 발행-유통 분리 원칙을 적용해, 운영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증권은 플랫폼에서 중개할 수 없다. 다만 금융감독원의 사전 승인을 받거나 지정 증권사에서 거래하는 등 조건부로 허용한다.
이번 인수 이후 네이버와 두나무의 금융 분야 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지난 7월 네이버페이와 두나무는 원화(KRW) 스테이블 코인 사업에서 협력한다고 밝혔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법정 화폐 등 실물 자산과 가치를 1 대 1로 연동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두나무는 최근 블록체인 콘퍼런스 ‘UDC 2025’에서 신사업으로 자체 블록체인 ‘기와(GIWA)’를 발표했다. 체인, 지갑, 수탁 등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두나무가 자체 체인을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유통할 경우 네이버페이와 결제 등의 분야에서 협업할지 주목된다. 다만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라는 장벽이 있어 실제 성과를 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네이버페이도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가 돼야 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두나무 품에 있을 때 규제 리스크가 있었다는 점도 관건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두나무에 과태료 2400만 원을 부과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일반투자자의 ‘전문 종목’ 매매를 허용하는 등 혁신금융서비스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 처분에 앞서 3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도 진행됐다. 일반 투자자는 비상장기업인 두나무의 주식을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서울거래 비상장에서는 두나무 주식이 전문 투자자만 매매 가능한 전문 종목에 속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두나무가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했는지 살피고 있다. 네이버페이 측은 “인수 전 사안과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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