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LG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RGB TV의 상표권 확보 절차에 착수했다. 차세대 TV 시장의 격전지로 떠오르는 RGB TV는 LCD(액정표시장치) TV의 ‘최종 진화형’으로 불린다. 최근 중국 제조사들이 RGB 미니 LED(발광다이오드)를 라인업을 공개하며 전선을 넓히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기업들도 RGB TV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초’ 타이틀은 삼성전자가 올 8월 115인치 대형 ‘마이크로 RGB TV’를 선보이며 선점했다. 차세대 TV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프리미엄 TV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하이퍼 래디언트 RGB’ 출원, 차세대 TV 윤곽 드러나나
LG전자는 지난 15일 특허청에 ‘하이퍼 래디언트 RGB(Hyper Radiant RGB)’ 상표권을 출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LCD △LED 디스플레이 △TV 모니터 △디지털 사이니지 △전자 디스플레이 패널 등 14개 제품에 상표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LG전자는 RGB TV 출시를 위한 사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RGB evo’, ‘마이크로 RGB’, ‘마이크로 RGB 매트릭스’ 등 RGB 관련 세 가지 상표 취득에 나선 바 있다. 이번에는 지정상품에 LCD TV가 명시됐고, 내년 상반기로 예고된 공개 일정 등을 고려하면 출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출시 약 7개월 전인 지난 1월 마이크로 RGB TV 상표를 출원했다.
이번에 출원한 상표명의 뜻은 ‘초고광도’ RGB 정도로 풀이된다. 정밀한 색 표현을 강점으로 하는 RGB TV의 특징을 드러냈다. RGB TV는 적(R)·녹(G)·청(B) 백라이트 유닛(후면광원) 기반 차세대 TV로, LCD TV의 진화형에 해당한다. 기존 LCD TV처럼 백색 LED에서 나온 빛이 컬러 필터를 통해 색을 만드는 방식 대신에 빨강·초록·파랑 LED를 백라이트 광원으로 사용한다. LCD 패널 기반이지만 백색 LED 대신 빛의 삼원색 3색을 적용해 색 재현력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업계는 LG전자가 내년 상반기 중 RGB TV를 출시할 것으로 본다. 지난 9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가 독일 베를린 ‘IFA 2025’에 참석해 현지 기자단에게 내년 초 출시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이사는 “RGB TV는 새로운 기술로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고객의 선택지를 넓힌다는 취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전 업계에선 브랜드 정체성과 자사 기술, 제품 특징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경쟁사와 구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출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표 선점 차원에서 기획 단계에서 여러 상표를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4개 상표 모두 심사를 거쳐 등록 여부가 결정되는 출원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을 검토 중인 가운데 관련 상표권 선점을 위해 출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넘보는 중국, 고급형 RGB로 ‘선 긋기’
RGB TV는 LCD 기반 TV의 ‘정점’으로 여겨진다.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미니 LED를 적용한 RGB TV보다 높은 사양의 ‘마이크로 RGB TV’를 출시해 최상위 제품군을 형성했다. 이름처럼 LED 소자(칩) 크기를 가로세로 90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수준으로 줄여 더 정교한 색상과 밝기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중국이 RGB TV로 ‘중간 지대’를 구축하자, 국내 기업들은 이를 다시 ‘보급형’ 하위 기술로 선 긋는 전략을 택하는 모양새다. 중국 하이센스와 TCL 등은 중저가 LCD TV 시장을 넘어 미니 LED 기반 대형·고급형 제품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원가 경쟁력과 물량 공세를 앞세워 OLED 보다 저렴하면서도 화질을 개선한 RGB 미니 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의 중간 지점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LG도 기술력으로 차별화한 RGB TV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RGB TV는 비자발광 구조이지만 색 표현력 등에서 OLED의 장점을 상당 수준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비교적 저가인 중국산 제품들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을 받는다. 개별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의 OLED TV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디스플레이가 얇고 빛 제어력이 높다. 기술 격차가 큰 만큼 프리미엄 시장 중심에서 LG와 삼성이 주도한다.

삼성 115형 RGB 모델의 출고가는 4490만 원으로 고가다. 초소형 LED 단자의 공정이 매우 고난도인 탓이다. 다만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초고가 제품 114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 TV의 출고가(1억 8000만 원)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내년 초에는 75형·65형 등 저렴한 신제품도 출시된다. 하이센스의 116형·100형 TV의 출고가는 각각 2만 9999달러(약 4200만 원), 1만 9999달러(약 2800만 원)이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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