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국회는 오는 24일 국정감사에서 강 회장의 혐의를 집중 추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강 회장의 농협 계열사 인사권 행사 가능성에 주목한다. 강 회장은 과거 NH투자증권 인사권을 놓고 NH농협금융지주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강 회장이 이번에도 영향력 행사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중이라 행동을 조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15일 농협중앙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강호동 회장은 지난해 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는 용역 업체 대표로부터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친 후 강호동 회장과 용역 업체 대표 등을 불러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강호동 회장은 압수수색 후에도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농협중앙교육원에서 특강을 진행했고, 17일에는 세종시에서 농작업대행 시연회와 농기계 부품 유통혁신 선포식에 참석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찰 압수수색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강호동 회장의 앞날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강 회장은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안 그래도 국회에서 농협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9월 농협은행의 금융사고를 지적하면서 “강호동 회장은 전산시스템 강화와 인력 보강을 통해 철저히 감사하겠다고 했으나 금융사고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금융권의 시선은 농협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NH투자증권에 집중된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윤 대표의 연임을 예상한다. 윤 대표 취임 후 NH투자증권은 실적이 개선됐고,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추진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2% 달성 등 중장기 목표도 수립했다.
윤병운 대표의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지난해 NH투자증권 대표 선임 당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했다. 그러나 NH농협금융지주의 반대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한 발 물러났다. 강 회장이 이번에도 NH투자증권 대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윤 대표의 연임은 장담할 수 없다(관련 기사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연임 가능성 두고 '외부변수'에 쏠린 시선).
과거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은 2007년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되면서 불명예 퇴진했다. 강호동 회장의 경우 의혹이 사실이더라도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하면 내년 3월까지 결론이 나오기는 어렵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강 회장이 인사권 행사 등 눈에 띄는 행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 최고경영자(CEO) 인사 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향후 경찰 조사 진행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강호동 회장은 취임 후 인사권 등에서 여러 잡음을 일으켰는데 혐의가 사실이 아니더라도 굳이 국회나 사정기관 눈에 띌 필요는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강호동 회장은 압수수색 이후에도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본인의 영향력이나 권한을 축소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한다. 실제 농협중앙회도 강 회장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강 회장 혐의에 대해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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