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대통령 질책' 무색…SPC삼립, 6개월 만에 또 터진 안전 리스크

안전 경영에 1000억 원 투자 발표했지만 스프링클러도 없어…SPC 진정성 도마 위 오르나

2026.02.05(Thu) 10:35:25

[비즈한국] SPC그룹의 안전 경영 선언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7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경영진의 안전 불감증을 강하게 질타했던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불과 6개월 만에 화재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화재가 난 공장에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자동소화설비가 부재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SPC의 안전 혁신안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시흥소방서 홈페이지

 

#SPC삼립 시화공장, 이번엔 화재 사고 발생

 

3일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후 2시 59분께 SPC삼립 시화공장 4층 구조의 R동(생산동) 3층 식빵 생산라인에서 시작됐다.

 

시화공장 전체에는 총 544명이 근무 중이었고, 화재가 발생한 3층에서는 근로자 12명이 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층 근로자 12명 중 10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2명은 각각 4층과 옥상으로 대피한 뒤 소방대에 의해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3명이 연기를 흡입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추가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소방관 130여 명과 펌프차 등 장비 50여 대가 투입됐고, 화재 발생 8시간 만인 오후 10시 49분쯤 불은 완전히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시화공장은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식빵과 햄버거 번 생산이 집중돼 있던 시화공장이 멈추면서 업계에서는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를 중심으로 빵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CU와 GS25 등 일부 편의점에서는 시화공장에서 생산되던 빵 제품의 판매가 이미 중단됐다.​

 

SPC삼립 시화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빵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SPC삼립 측은 “화재 발생 직후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동시에 제품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체 생산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식빵과 햄버거 번 등 주요 제품은 성남, 대구 등 주요 거점 생산시설과 외부 파트너사 등을 활용해 대체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도록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장 수습과 관계 당국의 안전 점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완료되는 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생산과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질타 후 안전 경영 강조했지만…현장은 ‘안전 사각지대’ 

 

화재가 발생한 SPC삼립 시화공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해 안전 문제를 질책했던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시화공장을 찾아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고, SPC 계열사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산업재해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생산라인 작업 중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3년 8월에는 성남 샤니 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반죽 기계에 끼여 사망했고, 2022년 10월에는 SPC 계열사인 평택 SPL 공장에서 여성 근로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지는 등 중대 산업재해가 잇따랐다.

이 대통령은 당시 경영진에게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명백한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고강도 압박 이후 SPC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구조적 혁신을 핵심으로 한 안전경영 이행 방안을 곧바로 내놓았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은 SPC삼립 시화공장을 찾아 산업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 강화를 촉구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SPC그룹은 향후 3년간 총 1000억 원을 안전 분야에 집중 투입해 노후 설비를 전면 교체하고, 모든 생산라인에 인공지능(AI) 기반 위험 감지 센서를 도입하는 등 안전 인프라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해 3조 2교대 또는 4조 3교대 체제로의 전환을 약속했으며, 외부 전문가 중심의 안전경영위원회 기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약속이 나온 지 불과 6개월여 만에 시화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SPC가 내세운 안전 경영이 보여주기식 대책에 그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방문 이후 대규모 안전 투자와 제도 개선을 공언했지만, 현장 안전 관리에는 여전히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특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R동에는 초기 진압을 위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1차 합동 감식 결과,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없이 소화전 설비만 갖춰져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은 현행 법령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 화재 감지나 초기 진압이 가능한 기본적인 자동소화설비조차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전 강화를 약속했던 SPC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참여하는 2차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한국 규제' vs '미국 압박'…쿠팡이 끼운 불씨
· 샘 올트먼 "몰트북은 일시적 유행, 진짜는 자율형 에이전트"
· [단독] 부자 2400명 한국 떠났다는 대한상의 발표, 조작 데이터 인용 '논란'
· [단독] 홈페이지 닫는 노르디스크, 철수 아닌 유통망 재편
· 교원그룹 '랜섬웨어 20일'…장동하식 리스크 관리 시험대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