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스닥 상장사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파두가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주식 거래 재개 첫날인 3일, 파두 주가는 전일 대비 30% 상승한 채로 마감했다. 이와 함께 파두 창업주인 이지효 대표는 경영 쇄신 차원에서 대표직을 내려놓고 등기이사에서도 사임했다. 파두는 대표 변경과 더불어 이사회까지 개편하면서 경영 투명성 강화를 향한 의지를 보였다.
거래 정지를 벗어난 파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4일 오전 9시 5분경 파두 주가는 전일 대비 29.9% 오른 3만 585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3만 1000원)를 돌파한 주가다. 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는 파두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공시했다. 약 6주 만에 주식 거래를 재개한 3일 파두 주가는 거래 정지 전날(2025년 12월 18일) 종가였던 2만 1250원에서 29.9% 오른 2만 7600원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2025년 12월 19일 파두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발생 사유로는 “서울남부지방경찰청에 파두 및 경영진에 대해 공소가 제기된 내용을 확인한 결과, 파두가 상장 심사와 관련해 제출한 서류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누락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8월 7일 기술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파두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매출 추정치를 부풀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IPO 과정에서 증권신고서에 2023년 예상 매출을 1203억 원으로 명시했는데, 상장 후인 2023년 3분기에 추정치를 한참 밑도는 실적을 내면서 그해 11월 주가가 폭락했다.
사태 이후 조사에 나섰던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2024년 12월 파두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손실을 입은 소액주주들은 상장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과 파두를 상대로 증권관련 집단소송도 제기했다(관련기사 파두 주주, NH증권-파두 상대로 일반 민사 소송도 나섰다).
그럼에도 파두가 증권 거래를 재개할 수 있었던 건 급격하게 실적을 개선한 덕으로 보인다. 파두는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컨트롤러·완제품으로 대형 수주를 이어가면서 2024년 매출 435억 원을 달성했다. 2025년 하반기 100억 원 이상을 계약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만 673억 원 규모의 수주를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할 때는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발생 사유와 더불어 영업의 지속성, 재무 안정성, 경영 투명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라며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했을 때 회사를 상장 폐지하기보단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 것이다. 기업 계속성이나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없고, 회사가 경영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고려한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두는 경영 쇄신 차원에서 리더십 교체에도 나섰다. 2월 2일 남이현·이지효 각자대표 체제에서 남이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다. 이지효 전 대표는 등기이사직도 사임했다. 파두는 대표 체제 변경과 더불어 이사회를 개편하고, 준법 경영 강화를 위한 인원 충원도 진행했다.
파두 창업주인 이 전 대표는 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해외 사업 관리, 사법 리스크 대응 등 실질적인 업무는 이어간다. 향후 파두 내에서 어떤 직책을 맡을지는 주주총회를 거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파두 측은 “이 전 대표는 회사의 중단 없는 성장과 조직 안정을 위해 직을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두는 주식 거래 재개 이후 “스타트업에서 성장하면서 상장기업에 요구되는 기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당사의 사업과 기술, 위상에 걸맞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경영 투명성과 책임 경영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사진 개편을 단행했다. 앞으로 상장사에 요구되는 경영 체계를 보다 철저히 갖춰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파두는 2일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도 “2026년에는 호황이 예상된다. Gen5 제품이 다수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로부터 선택받아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며 “상장 당시 약속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가시화하고, 흑자 전환도 눈앞에 두고 있다”라며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파두는 상장폐지 위기에선 벗어났으나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거래소는 실적 등을 고려해 상장 유지 여부를 판단했을 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파두 법인과 경영진을 재판에 넘긴 상태다.
파두는 “당사와 임직원은 향후 규제기관 및 법원의 절차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며, 추가로 확정되는 사항은 관련 법규 및 거래소 규정에 따라 적시에 공시하겠다”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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