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창고형 약국 메가팩토리약국이 서울에 입성했다. 기존 동네 약국에서는 볼 수 없던 카트와 쇼핑 바구니가 등장했고 소비자가 직접 성분과 가격을 비교하며 약을 고르는 풍경이 연출됐다. 약사가 건네주는 약을 수동적으로 구매하던 기존 약국 문법을 깨고 ‘약국 쇼핑’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2일 서울 금천구 홈플러스 금천점 3층에 ‘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이 개소했다. 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은 계약면적 1740평, 전용면적 870평으로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오픈한 성남점(130평)보다 약 7배가량 더 크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 입점해 주차 문제를 해결한 데다 장보기와 헬스케어 쇼핑을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서울점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 총 5000여 종에 이른다.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우호적이었다. 고물가 시대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영양제와 상비약을 구매하려는 알뜰 소비족이 몰렸다. 일반적인 진열대 외에도 곳곳에 마련된 행사매대에는 ‘1+1 이벤트’나 소비기한 임박 특가 제품이 많이 전시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매장 내 사람들은 진열대를 돌며 제품을 고르고 카트나 장바구니에 한가득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담았다. 지인과 가격 정보를 공유하거나 휴대폰을 보며 인터넷 최저가나 평소 다니던 약국의 가격을 검색하는 소비자들도 눈에 띄었다.
30대 여성 A씨는 ”품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이들 상비약의 경우 비싼 곳과 비교하면 50~75%까지 저렴한 것 같았다“면서 “마트처럼 이렇게 다 있으니까 평소에 사야지 생각만 했던 것을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B씨도 “치약형 잇몸치료제의 경우 20% 정도 저렴해서 구매했다”면서 “프리미엄 비타민도 약국 대비 1만 원가량 싼 듯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너무 많은 품목이 한 곳에 진열돼 있다 보니 가격이 저렴한지 체감하기 어려워 혼란을 겪는 사람도 있었다. 50대 여성 C씨는 “생소한 브랜드나 평소 가격을 잘 모르는 제품은 정말 싼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창고형 약국 도입 초기부터 제기됐던 의약품 오남용 우려에 대해 메가팩토리 측은 인력 배치와 이중 점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점에는 20여 명의 약사가 상주하며 매장 곳곳을 순회, 소비자에게 직접 복약지도를 제공한다. 현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통로와 진열대 곳곳을 돌아다니는 약사들에게 복용법을 질의하는 모습도 다수 목격됐다. 특정 감기약의 경우 마약성분이 포함돼 있어 한 번에 2통만 구매할 수 있다는 약사의 안내도 있었다. 메가팩토리약국 관계자는 “계산할 때 약사들이 구매하는 약에 대한 복약지도를 다시 하고 성분이 겹치는 약은 구매하지 않도록 설명한다”면서 “성남점에서도 오남용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은 주변 약국의 처방 조제 시장까지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성남점과 달리 비급여 탈모약 등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ETC)까지 다루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메가팩토리약국 측은 홈플러스 금천점 4층에 소아청소년과 의원과 치과가 위치해 있어 이들의 약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메가팩토리약국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평일 밤 9시까지 야간 진료를 하는데 근처에는 야간 약국이 없다”면서 “늦은 시간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소아과 관련 전문의약품을 조제해 줘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메가팩토리약국의 등장으로 약국 시장의 주도권이 공급자인 약사 중심에서 소비자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고객이 직접 정보를 탐색하고 제품을 선택하며 공간을 체험하는 소비자 주권 강화 움직임이 보수적인 약국 시장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강남과 종로에 문을 연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도 체험형 큐레이션을 강조하고 있으며 용산전자랜드에 위치한 메디킹덤약국은 이번 주 중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광주와 경남 지역에도 롯데마트 내 대형 약국이 개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형 약국의 확산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창고형 약국이 등장하더라도 동네 약국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반론도 있다. 대형 약국이 광역 상권을 타깃으로 하는 거점형인 만큼 접근성이 떨어져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즉각적인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30대 여성 A씨는 “사는 곳과 거리가 있어 자주 이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오늘도 근처 다른 볼일이 있어 온 김에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
파두, 상장폐지 문턱 넘었다…거래 재개 첫날 '상한가' 급등
·
'넥슨 메이플 환불 사태 후폭풍' 게임위, 확률형아이템 피해 전담조직 신설
·
휴마시스, 본업 부진에 빌리언스·판타지오 악재까지 '외우내환'
·
창업주 정창선 회장 별세…중흥그룹 다음 장은 누구 손에?
·
[단독] KAI, 노란봉투법 대응 '손배 매뉴얼' 만든다





















![[현장] '약국판 코스트코' 메가팩토리약국 서울 상륙, 동네 약국 영향 미칠까](/images/common/side0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