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몽규 에이치디씨(HDC)그룹 회장의 장남 정준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그룹 계열사 HDC랩스에서 3년째 인공지능(AI)·기술 고문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정 교수가 HDC랩스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고문 직함과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즈한국 취재를 종합하면 정준선 교수는 2024년 1월부터 HDC랩스 고문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AI) 및 기술 분야 자문을 수행하는 역할로, 양측은 최초 고문 위촉 이후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다. 올해로 HDC랩스 고문 3년 차다. 정 교수는 현재 일정 수준의 자문료를 받고 AI 연구개발 인력들과 정기적으로 미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DC랩스는 HDC그룹 인공지능·사물인터넷(AIoT) 플랫폼 기업이다. 홈서비스, 건설솔루션, 부동산종합관리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R114의 중개 플랫폼과 부동산 데이터 사업부문을 넘겨받으며 AI·데이터 기반 사업을 확대했다. 정 교수의 고문 활동은 HDC랩스가 AI를 그룹 신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키우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정준선 교수는 AI·머신러닝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1992년생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21년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로 임용됐다. 그간 머신러닝과 음성신호처리, 컴퓨터비전 등을 연구해왔다. 네이버 사내 독립기업 서치앤클로바에서 병역특례 요원으로 복무했고, 옥스퍼드대 박사 과정 중 구글 딥마인드와 AI 기술을 개발한 이력도 있다.
정준선 교수는 HDC랩스 주주이기도 하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HDC랩스 지분은 HDC(39.99%)와 정몽규 회장(18.32%), 정 회장 개인회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3.88%), 정준선 교수(0.5%)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정 교수는 2024년 1월부터 장내매수로 HDC랩스 주식 13만 주를 확보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3세 승계 행보로 보는 시각도 나왔다.
다만 정준선 교수는 HDC랩스 임원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HDC랩스 법인등기부상 임원 사항과 2026년 1분기보고서 임원 현황에도 정 교수는 기재되지 않았다. 현재 HDC랩스 대표이사는 서브원 영업본부장 출신인 이준형 부사장이 맡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미등기 상근 임원인 회장으로서 임원 현황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HDC그룹 내에서 오너 3세 행보는 사실상 정원선 상무보가 유일했다. 정몽규 회장의 차남인 정 상무보는 2024년 12월 IPARK현대산업개발에 합류한 뒤 디지털전환 조직인 DXT실을 맡고 있다. 장남인 정준선 교수는 학계에 머물러온 인물로 분류돼왔다. HDC랩스 고문 활동은 정 교수가 AI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 계열사에서 공식 직함을 갖고 역할을 해온 사례로 의미가 있다.
HDC 측은 정준선 교수의 고문 활동을 경영 참여나 승계 행보로 확대해석하는 데 선을 그었다. HDC 관계자는 비즈한국에 “정준선 교수는 HDC랩스 AI 연구개발 인력들과 정기적인 미팅을 진행하고, 국립대 교수로서 적정 수준의 자문료를 받고 있다”며 “정 교수는 HDC랩스의 기술력 증진을 위한 기술 고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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