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일본롯데 강화냐, 롯데지주 확보냐…7700억 실탄 쥔 신동주의 타깃은?

분할합병 결정 후 롯데 4사 주식 매각 현금 확보…어떻든 소액주주 지지 얻어야

2017.09.14(Thu) 22:27:41

[비즈한국]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2일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4사 주식을 대부분 매각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롯데제과 지분 3.96%(56만 2370주), 롯데쇼핑 7.95%(250만 5000주), 롯데칠성음료 2.83%(3만 5070주), 롯데푸드 1.96%(2만 6899주)를 갖고 있다. 주주명부 열람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분인 3%만 남기고 매각할 계획이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이는 지난 8월 29일 4사가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갖고 합병분할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임시주총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합병가액을 문제 삼아 ‘분할합병 승인 및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으나 기각됐고, 주총 당시 롯데쇼핑을 제외한 3사의 합병분할을 주주안건으로 제출했으나 부결됐다(관련기사 ‘신동빈 vs 신동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전 포인트 셋).

 

분할합병 대상이 된 4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나 그의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식 지배력이 절대적이지 않은 회사들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는 신동주 부회장이 조금 더 지배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소액주주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 주는지가 관건이다. 

 

마치 선거를 치르듯 소액주주들의 지지율에 따라 신동주 부회장,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결정된다. 이번 분할합병 승인 주주총회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당근을 제시했고, 주주들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만약 롯데쇼핑이 분할합병 대상에서 빠졌다면 신동주 부회장이 유리했겠지만, 롯데쇼핑이 포함되면서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는 확실하게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 아래 들게 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서는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의 지분을 유지한다 해도 더 이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이유로 신 전 부회장은 주식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주식 매각으로 약 77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금을 든 신 전 부회장의 다음 행보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번 주식 매각이 그간 4사 분할합병 승인 및 주주총회 결의 이후 지속적으로 반대 액션을 취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설명한다. 아울러 신동주 전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이번 주식매각은 주주로서 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반대 표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4개 회사의 분할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에게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 18일 만료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에 많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을 무산시킨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4개 회사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매수대금 한도를 설정해 두고 있다. 롯데쇼핑은 1조 6500억 원, 롯데제과 5500억 원, 롯데칠성 4500억 원, 롯데푸드 2000억 원으로 총 2조 8500억 원이다. 신 전 부회장 외에 다른 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롯데 측은 보고 있다. 

 

8월 분할합병 결의가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후 롯데쇼핑은 사실상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영향력 하에서 벗어났다.


다음 시나리오는 주식매각 대금으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쇼핑’으로 지배구조가 이어진다. 8월 주주총회에서 4사 분할합병이 의결된 뒤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을 자신의 지배하에 두면서 롯데 계열사 상당수를 확보했다. 신 전 부회장에게는 호텔롯데를 주축으로 부산롯데호텔·롯데물산·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롯데알미늄·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 등이 남아 있다.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인 광윤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0%+1주’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이 확고하다. 그러나 그 아래의 일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 28.1%, 신동주 전 부회장 1.6%, 신격호 총괄회장 0.4% 등이 신 전 부회장 측이다. 경쟁 중인 신동빈 회장은 1.4%를 갖고 있다. 그 외에 종업원지주회 27.8%, 공영회 13.9%, 임원지주회 6.0% 등이다. 개인과 광윤사를 제외한 ‘단체’가 47.7%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가 지분을 많이 갖고 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나 신동빈 회장 둘 다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하진 못한다. 앞서의 4사처럼 신동빈 회장이 주주들의 여론을 움직여 주주총회에서 호텔롯데를 자신의 지배하에 넣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또는 호텔롯데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의 분할합병 후 출범하는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다. 지주회사는 사업회사에 비해 자산·매출·순이익 면에서 작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업회사 주식을 매각하면 지주회사 주식을 더 많이 매입할 수 있다.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상장일은 10월 30일이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배하에 있는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은 여전히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 역시 4사 분할합병 후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이 4사의 사업회사 지분을 포기하고 지주회사의 지분에 물량을 집중한다면 롯데지주 주식회사에서 다시 지분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이 경우도 다수 소액주주들이 결정권을 갖기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은 사업비전을 통해 주주들에게 당근을 제시하지 않으면 지분경쟁에서 이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핫클릭]

· [왱알앵알] '김영란법 논란' 애플 아이폰X 발표 행사 초청장의 비밀
· 음식배달원이 "친구 하자" 문자…배달앱 개인정보 노출 주의보
· 1조 사기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 2심에서 징역 15년
· 연임 노리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비정규직 딜레마'
· 애플 아이폰X는 '퍼펙트 팔로어' 전략의 집합체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