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욕하면서 쓴다?' 쿠팡 보상쿠폰 풀리자 이용자 회복세

보상 방식에 불만 크지만 앱 접속자수는 반등세…"편의성 외면 못해, 브랜드 신뢰와는 별개"

2026.01.16(Fri) 11:35:01

[비즈한국]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15일부터 구매이용권을 제공했다. 하지만 생색내기식 구성과 직접 발급 방식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며 소비자 사이에서는 ‘사과가 아니라 마케팅 상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주목할 점은 싸늘한 여론과 달리 이용자 지표는 사고 이전 수준을 향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소비자들의 선택은 다시 쿠팡 쪽으로 기울고 있다.

 

쿠팡이 15일부터 개인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구매이용권을 제공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직접 신청’에 ‘3개월 시한부’까지 보상쿠폰 논란

 

쿠팡이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보상안으로 15일 고객들에게 구매이용권 제공을 시작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약 3370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이에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12월 29일 피해 고객 1인당 5만 원씩 ‘구매이용권’을 지급하겠다는 보상안을 발표했다. 당시 쿠팡은 보상안을 두고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차가웠다. 가장 큰 불만은 구매이용권 5만 원의 ‘쪼개기’ 구성이다. 5만 원 이용권이라고 하지만 쇼핑(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2만 원), 알럭스 명품(2만 원)으로 나눠 지급하는 방식에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생활에서 체감도가 높은 쇼핑과 배달 금액은 1만 원뿐인 반면, 나머지 4만 원은 추가 지출이 필요한 여행이나 명품 카테고리에 할당됐기 때문이다. 당시 소비자 사이에서는 “보상을 빙자해 명품과 여행 상품을 팔아 치우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빗발쳤으나, 쿠팡은 당초 방침대로 지급을 시작했다.

 

15일 쿠폰 발급이 시작된 이후에는 발급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고객 전원에게 쿠폰을 자동으로 지급하는 대신, 이용자가 앱 내 보상 페이지에 직접 접속해 신청 버튼을 눌러야만 발급받을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보상의 주체인 고객이 스스로 보상 절차를 찾아 나서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팡이 보상 지급률을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직접 발급’이라는 장벽을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개월’이라는 짧은 유효기간 역시 이용자들의 불만을 키운다. 쿠팡은 보상 신청과 사용 기한을 오는 4월 15일까지로 제한했다.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하는 거창한 보상안을 내세웠지만, 기한 내에 쿠폰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보상 권리는 그대로 소멸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쿠폰 보상 정책을 두고 단순한 사과 차원을 넘어 이용자 복귀와 매출 회복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한다. 쿠폰은 액면가보다 저렴한 상품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차액 환불이 되지 않아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쿠폰 금액 이상을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보상에 들어간 비용 상당 부분을 다시 매출로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평가다.

 

15일 쿠팡이 발급한 구매이용권. 자동발급이 아닌 고객이 직접 발급 신청을 하도록 되어있다. 사진=쿠팡 앱 캡처

 

#쿠폰 발급 전 100만 명 귀환

 

일부 시민단체는 ‘구매이용권’ 거부 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13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쿠팡의 할인 쿠폰은) 떨어진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영업 전술일 뿐 보상이 아니다”라며 “고객 의사와 상관없이 쿠폰을 사용하게 만드는 등 지급부터 사용까지 기만과 꼼수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은 소송 참여자들에게 보상 쿠폰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법무법인 일로 관계자는 “쿠팡 측은 보상 쿠폰 사용이 소송과 무관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향후 이번 조치를 ‘부제소 합의’나 ‘일부 배상’의 근거로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들에게는 가급적 쿠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상안이 ‘꼼수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서도 소비자의 발길이 다시 쿠팡으로 향하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15일 쿠폰 발급 후 각종 커뮤니티에는 ‘쿠팡 쿠폰으로 무엇을 사는 게 가장 이득이냐’, ‘알럭스 2만 원권 활용법’ 등을 공유하는 글이 빠르게 늘고 있다.

 

쿠팡 배송 기사들 사이에서는 쿠폰 지급을 계기로 주문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한 배송 기사는 “15일까지는 물량에 큰 변화가 없지만, 내일부터는 크게 늘어날 것 같아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크게 감소했던 쿠팡의 앱 사용자 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 같은 흐름은 이용자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쿠팡에 대한 여론이 차갑게 식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 직후 급감했던 앱 접속자 수는 쿠폰 발급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이미 반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459만 명 수준이었던 쿠팡의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1월 12일 약 1567만 명으로 늘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전 1700만 명대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이용자 수가 다시 회복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쿠폰 발급을 계기로 쿠팡 이용자 수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수치상의 반등이 곧바로 브랜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플랫폼 이용의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워낙 강하다 보니, 쿠팡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소비자들조차 결국은 다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빗썸 지분 고리 버킷스튜디오 인수하는 '스위치원·코리아히트' 정체는?
· '백수저' 네이버 탈락, 국가대표 AI 선발전 당락 가른 결정적 요인
· [현장] "섬 잇는 하늘길에 프로펠러기 띄웠다" 섬에어의 도전
· '공사비 2조' 압구정4구역 시공사 입찰지침 두고 논란, 왜?
· 경찰 수사에 정부 감시…김인 새마을금고 회장 연임 초반부터 '삼중고'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