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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4차산업혁명 챙기자 삼성·현대차·SK·LG 화답

박근혜 정부서 끌려다니던 대기업들, 자발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늘려

2017.11.04(Sat) 10:47:40

[비즈한국] 박근혜 정부에서 헛바퀴 돌던 우리나라 4차산업혁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제자리를 찾을 조짐이다. 박근혜 정부 때 지지부진했던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부쩍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밝힌 세계 100대 기업 중에서 한국 대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에서 가진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내년 예산안의 중점 목표로 △일자리 △가계소득 증대 △혁신성장 △국민안전과 안보 4가지를 들었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과 관련해 “4차 산업혁명과 벤처창업으로 새로운 성장기반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혁신성장 예산을 중점 반영했다”면서 “4차산업혁명의 핵심·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총 1조 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에서 가진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4차산업혁명의 핵심·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총 1조 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4차산업혁명을 경제정책의 두 축인 ‘소득중심성장’과 ‘혁신성장’ 중 혁신성장의 핵심으로 삼고 관련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 덕분인지 우리나라 기업의 R&D 투자 비중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히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설비투자는 39조 8722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0.17%를 차지했다. 2분기에 10.26%를 기록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10%를 넘어섰다. GDP 대비 설비투자 비중이 10%를 넘어선 것은 2012년 1분기(10.46%) 이래 5년여 만이다. 

 

2개 분기 연속 10%를 웃돈 것은 2000년 3분기 이래 17년 만이다. GDP 대비 설비투자 비중이 박근혜 정부에서 8%대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들의 R&D 투자 확대 흐름이 두드러진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을 압박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우는 데만 몰두하자 자체 R&D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R&D 투자에 다시 나선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부는 세계적인 4차산업혁명 흐름을 외면하고 정체가 불분명한 창조경제에 매달렸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관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애물단지가 된 상태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3월 이세돌과 인공지능(AI) 알파고 대결을 본 뒤에야 4차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깨닫고 하반기부터 관심을 기울이기는 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 등 각 부처가 제각각 사업을 추진하는 등 중구난방이었다. 

 

4차산업혁명 흐름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은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적 평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글로벌투자은행 UBS가 평가한 4차산업혁명 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5위에 불과했다. 미국(5위), 일본(12위)은 물론 아시아 4마리 호랑이로 불리는 싱가포르(2위), 홍콩(7위), 대만(16위)에 못 미쳤다.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평가는 이보다 나은 편이지만 19위였다.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자인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우리나라의 4차산업혁명 주요 기술이 미국의 70~80%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가 4차산업혁명에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자 문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위원회를 통해 20대 국정전략 중 하나로 ‘과학기술 발전이 선도하는 4차산업혁명’을 넣는 등 4차산업혁명이 경제발전 전략 중 하나임을 분명히 했다. 

 

또 9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해 부처별로 추진되던 4차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일원화하고 10월에 1차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뒤쳐진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경쟁력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기업, 특히 대기업들이 R&D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PwC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2017년 글로벌 혁신 1000대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1000대 기업 중 상위 100대 기업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전자(4위)와 LG전자(48위), 현대자동차(77위), SK 하이닉스(85위) 등 4개 기업이다. 이들 4개 기업의 수익 대비 R&D 투자비중은 2015년 평균 4.49%에서 2016년 3.77%로 급락했으나 올해 들어 4.81%로 껑충 뛰었다. 

 

삼성전자는 수익 대비 투자액 비중이 2016년 11.95%에서 2017년 12.72%로 올랐고, LG전자는 같은 기간 0.33%에서 3.10%로 뛰었다. 현대자동차는 1.45%에서 1.79%, SK 하이닉스는 1.35%에서 1.62% 상승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4차산업혁명 관련 정책은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4차산업혁명 대응을 국정과제로 삼아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전략마련 추진에 나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기업 R&D 투자가 반등세로 돌아선 만큼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구체적 액션플랜을 마련하는데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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