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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애플의 심장, 애플뮤직

잡스 떠난 후 구글, 아마존 따라잡기 벅차…애플의 현재를 보여주는 애플뮤직

2017.11.30(Thu) 18:26:51

[비즈한국] 음악사업이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음악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서, 혹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하는 일 같지요. 사업성을 쫓기에는 적절치 않은 사업으로 보여집니다.

 

한국의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사업은 제조업이 대부분입니다. 그 외에 IT, 게임, 화장품 등의 서비스업이 간혹 나오는 정도죠. SM 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형 기획사는 이들에 비하면 사이즈가 크지는 않습니다. 음악은 좋은 사업이 아닌 걸까요?

 

한동안 미국을 상징하는 기업은 애플이었습니다. 발 빠른 사람들은 잡스 사후 아마존이  그렇게 될 거라고 말합니다. 잡스가 회사에 돌아온 순간부터 잡스가 죽을 때까지, 혁신은 애플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었으니까요.

 

애플의 전설은 음악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1995년 애플에 복귀한 뒤 잡스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정리를 통해 새 시작을 준비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가벼워진 어깨에 새로 무엇을 올릴지가 중요하죠.

 

2004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컨퍼런스에서 아이팟 미니를 보여주고 있는 스티브 잡스. 사진=연합뉴스


잡스는 음악 재생기기를 선택합니다. 주머니에 음악을 넣고 다닐 수 있는 재생기기, 1곡에 1달러, 대부분의 음반사와 직접 거래 가능한 음원이 전부였습니다.

 

사람들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아이리버 등 선점 회사가 있었죠. 애플의 재생기기는 기성제품보다 불편했습니다. 성능도 압도적이지 않았고요.  윈도우와 호환도 잘 되지 않았죠. 하지만 애플만의 디자인, 사용자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음악을 ‘자신의 기준대로 자신의 플랫폼에’ 가두게 만든 잡스의 영업력. 이를 통해 아이팟은 음악시장을 정복했습니다.

 

이후 잡스는 더 미친 이야기를 합니다. 신형 아이팟과 최소형 휴대폰, 인터넷 수신기를 통합한 기기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모두들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잡스는 무시했지요. 그리고 이후 역사는 모두가 아시는 대로입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음악 트렌드는 음원에서 스트리밍으로 바뀌었지요. 한때 혁신의 대상이던 아이튠즈는 이제 구식 제품이 되었습니다. 혁신이 필요했습니다.

 

대부분 기업은 이 순간 퇴행을 선택합니다. 잘 나가는 제품의 매출을 잡아먹는 불안정한 신제품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성공에 안주하는 거지요. 모바일 혁신을 느리게 따라갔던 마이크로소프트가 타격을 입었습니다. 스마트폰보다 자체 게임기에 집중했던 닌텐도가 게임시장 주도권을 잃을 뻔 했지요. 그렇게 노키아는 핸드폰 시장을 잃었습니다.

 

애플은 달랐습니다. 본인들이 직접 스트리밍 서비스를 열었습니다. 애플뮤직입니다. 시대 흐름에 과감하게 따라간 겁니다. 

 

애플뮤직은 요즘 유행하는 인공지능(AI) 추천을 기조로 합니다. 본인이 미처 알지 못했으나 본인이 좋아할만한 음악을 끊임없이 추천해주는 거죠. 끊임없는 음악·뮤지션 발견으로 음악 자체를 중독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런 방식이 애플만이 가진 강점은  아닙니다. AI는 오히려 애플이 구글, 아마존 등의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알려진 분야죠. 구글은 이미 유튜브에서부터 음악 추천을 강점으로, 애플뮤직보다도 많은 음원수로 유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마존 또한 음악부터 영화, 책까지 수많은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있죠.

 

애플은 ‘영업력’을 강점으로 발휘합니다. 본인이 가진 쿨한 브랜드 이미지와 매체 파워를 통해 음악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포섭하는 거죠. 이미 잡스가 아이튠즈 런칭을 위해 음악계 거물과 손 잡았던 전례가 있었습니다.

 

애플뮤직에는 유명 DJ부터 드레이크, 비버 등의 퍼포머, 퍼렐 등의 프로듀서, 심지어 SM 등의 레이블까지 다양한 음악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입점해 있습니다. 이들은 본인만의 라디오 채널을 운영합니다. 독점 콘텐츠를 공급하며 자신의 브랜드를 애플뮤직 내에서 쌓는 거죠.

 

한술 더 떠 애플에서만 독점적으로 음원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캐나다 래퍼 드레이크는 애플뮤직에만 신규 앨범을 1주일 전 선공개하는 방식을 마케팅 전략으로 즐겨 사용합니다. 대신 애플뮤직은 드레이크의 신보를 플랫폼 전반적으로 홍보해주죠. 미국 알앤비 아티스트 프랭크 오션은 한술 더 떠 신규 앨범은 애플뮤직에만 공개했습니다. 미리 거액의 돈을 받고선 말이죠.  넷플릭스에 옥자와 하우스 오브 카드가 있듯, 애플뮤직에는 이런 신규 음악이 있는 셈입니다. 애플뮤직은 한국에서도 타블로의 음원을 단독 공개하며 앞서의 전략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애플뮤직 리뷰

 

기술보다 콘텐츠와 매력. 잡스 때부터 애플의 전통이었습니다. 애플뮤직 또한 이런 노선을 유지합니다. 다른 음원 서비스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가격 또한 경쟁업체보다 비싸죠. 대신 애플만의 멋짐과 이를 토대로 한 영업력으로 승부합니다. 잡스 시절의 애플과 같습니다.

 

다만 잡스 시절의 아이튠즈만큼 압도적인 충격과 점유율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애플은 늘 시장을 선점했습니다. 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져 오피니언 리더들이 선택하는 브랜드가 되고는 했죠. 

 

애플뮤직은 어떤가요? 애플 브랜드 덕에 오피니언 리더가 즐겨 사용합니다만 스트리밍 시장은 기존에 있던 시장이었습니다. 애플이 특별한 혁신을 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지요. 애플은 음악이 애플 신화의 시작이었음을 강조하며 ‘멋짐’을 부여하려 합니다만 팔로워가 된 애플의 영향력은 아이튠즈와는 달랐습니다. 한국에서도 애플뮤직은 비싼 가격에 비해 부족한 음원 수를 보유해 클래식음악과 팝음악 팬들에게만 일부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애플뮤직은 과거와 달라진 애플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이전 애플의 강점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압도적인 기술력과 혁신을 선도하는 기획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대중의 반응도 과거보다 미지근합니다. 잡스라는 특출난 개인의 부재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영향이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잡스가 떠난 후 애플을 보여주는 단면. 애플뮤직이었습니다.

김은우 아이엠스쿨 콘텐츠 디렉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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