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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동에 '정주영 명의 부동산'이 아직 남아 있는 까닭

구유지에 지어진 건물 상속 안 되고 철거됐지만 서류상 존재…세금 문제 등 논란 예상

2018.06.15(Fri) 17:36:51

[비즈한국]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에 1998년 ‘소떼 방북’으로 대북사업 물꼬를 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2001년 3월 타계한 정주영 명예회장 명의의 건물이 아직까지 상속되지 않은 채 서류상으로 남아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종로구 소유 부지에 지어진 이 건물은 관할구청에 신고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무슨 사연인지 ‘비즈한국’이 취재했다.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 사진=비즈한국DB


정주영 명예회장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을 둘째아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손자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이사 사장(넷째아들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 손녀 정은희 씨(첫째아들 고 정몽필 인천제철 회장의 차녀)에게 상속했다. 토지 및 건물 등기부에 따르면 세 사람은 정 명예회장이 사망한 지 6개월 후인 2001년 9월 협의에 의한 상속 절차를 밟았다. 

정일선 대표는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건물연면적 572.37㎡)과 492.2㎡(148.89평)의 토지를 이듬해 7월 김 아무개 씨(49)에게 매각했다. 정몽구 회장은 정은희 씨가 상속받은 토지와 건물을 2010년 7월 16억 9627만 원에 매입했으며, 2012년 3월 정 씨로부터 매입한 건물을 철거했다. 이로써 정 회장은 2층 단독주택(건물연면적 317.49㎡, 96.04평)과 토지 3필지(2074.8㎡, 627.63평)를 소유하게 됐다. 
 
정 명예회장이 세상을 뜬 지 17년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상속이 이뤄지지 않아 정 명예회장 명의로 남아 있는 건물이 있다. 등기부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65.09㎡(19.69평)의 목조건물을 1976년 1월 매입했으며, 아직까지 이 건물의 소유자다. 이 건물이 있는 부지의 지목은 ‘도로’이며, 토지 소유자는 ‘서울시 종로구’다. 즉 서울시 종로구 땅에 지어진 건물을 정 명예회장이 매입했는데, 아직까지 이 건물이 상속되지 않아 정 명예회장 명의로 남아 있는 것. 

정 회장이 정 씨로부터 매입한 단독주택을 철거하면서 이 건물도 함께 철거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음(Daum)과 네이버(Naver) 지도에서 이 건물의 주소지를 검색해봐도 건축물의 유무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건물등기부만 열람 및 발급이 가능할 뿐이다. ​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서울시 종로구 소유의 땅에 지어진 목조건물을 1976년에 매입했으나, 이 사실을 종로구청에 신고하지 않았다. 현재 이 건물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철거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유시혁 기자


그런데 정 명예회장과 이전 소유자가 종로구청에 건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종로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과거 데이터까지 모두 다 검색해봤지만, 이 소재지에는 건축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종로구청으로부터 준공 승인도 받지 않고 지어진 건물을 정 명예회장이 매입한 셈”이라며 “건물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지, 철거됐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42년 동안 이 건물에 대한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역시 정 명예회장 일가가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종로구청이 이 건물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기 때문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비록 20평 남짓의 적은 건물이긴 하나 수십 년 동안 세금 납부하지 않았으니 그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종로구청 관계자는 “건축물대장이 존재하지 않아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가 얼마나 밀렸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종로구 땅에 지어진 건물이라 도로점용료도 부과됐어야 했다”고 해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 명의로 된 건물을 정 회장이 철거했다면, 정 회장이 건물 소유자가 아니라서 멸실등기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건물을 철거하고 나면 1개월 이내에 법원에 멸실등기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멸실등기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상속되지 않은 부동산 재산이 남아 있는 줄 몰랐다”면서도 “정 명예회장 일가와 관련된 사적인 내용이라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기가 힘들다”고만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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