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하나투어 자회사인 SM면세점이 파산 선고를 받았다. 2025년 12월 24일 파산을 신청한 지 약 3주 만이다. 2015년 출범한 SM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국내 최초의 입국장 면세점을 여는 등 사업을 확장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2020년 사업장을 모두 정리했다. 이후 법적 분쟁을 거치며 5년 넘게 휴업 상태를 이어오던 SM면세점은 해산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회생법원 제13부는 1월 15일 SM면세점에 간이파산을 선고했다. 간이파산은 파산 신청자의 재산이 5억 원 미만일 때 선고되며, 절차가 간소해 종결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 법원은 “채무자에게 지급불능 및 부채 초과의 사실이 존재하고, 파산재단의 재산이 5억 원 미만이라고 인정된다”고 명시했다. 채권자 집회와 채권조사 기일은 3월 31일로 예정됐다.
SM면세점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SM면세점의 자산 총액은 약 1억 4000만 원, 부채는 약 140억 원이었다. SM면세점 이사회는 파산을 결의하면서 “면세사업자로서 서울점,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장 면세점 등 총 4개 점을 운영했으나 면세점 간의 과도한 경쟁과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면세점 특허권을 최종 반납했다”며 “현재 수년간 휴업 중이며, 여러 외부 요인으로 면세사업의 영업 전망이 밝지 않아 영업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현황을 보고했다.
이사회는 파산 신청 이유로 “회사의 재정건전성 악화를 고려했을 때 영업 재개 또는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며 “회사가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파산 신청을 하는 것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방법”이라고 적었다. SM면세점은 파산 선고가 내려진 다음 날인 16일 해산 사유 발생을 공시했다. 이로써 면세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법인 해산 수순을 밟게 됐다.
SM면세점은 하나투어가 지분 90.13%를 보유한 중견 면세사업자다. 2015년 11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출국장점을 열고, 서울 시내 중소·중견 면세점 특허권을 받아 2016년 1월 종로구 인사동에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명칭 때문에 SM엔터테인먼트와 연관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있었지만, 관련이 없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정부가 규제 혁신 일환으로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면서, 2019년 인천국제공항에 도입된 국내 첫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중 하나로 선정됐다. SM면세점은 제1여객터미널에 매장을 열었으며, 당시 제2터미널은 엔타스 듀티프리가 맡았다.
SM면세점이 특허권을 취득하던 2015~2016년 면세점 사업은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렸다. 그러나 2017년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면세점 업계는 위기를 겪었다. SM면세점은 오픈 이후 영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SM면세점은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운영하던 영업장을 모두 닫았다. 2020년 4월에는 시내 면세점을, 8월에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운영을 종료했다. 남은 특허는 만료 기한이 2023년 1월인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점과 2024년 5월 만료인 입국장 두 곳이었으나, 이들 역시 2020년 11월 특허권을 조기 반납하고 철수했다. 영업장 정리 후 SM면세점은 2021년 6월 국세청에 휴업을 신고하고 지금까지 휴업 상태를 이어왔다.
사업 철수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SM면세점의 특허권 조기 반납과 관련해 약 500억 원의 채무가 있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임차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사는 SM면세점의 5개월 치 미납 임대료 약 180억 원,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약 330억 원을 청구했다. 반면 SM면세점은 2020~2021년 정부 지원으로 적용됐던 중소기업의 임대료 감면율(75%)을 근거로 실제 공사의 손해가 70억 원대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SM면세점은 2020년 11월 공사를 상대로 70억 원대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심까지 이어진 소송에서 법원이 모두 SM면세점의 손을 들었고, 공사가 상고하지 않으면서 2024년 10월 SM면세점의 승소로 판결이 확정됐다. 220억 원대 채무를 대신 냈던 하나투어는 공사로부터 약 190억 원을 돌려받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SM면세점의 사업장 등은 이미 정리가 완료된 상태다. 휴업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관련한 법적 분쟁 등을 마무리하느라 파산 신청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하나투어가 부담한 채무 등도 마무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업황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중소·중견 면세점은 사업 재개의 기회를 엿보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를 발표하면서 “일부 중소·중견 면세점이 서울 주요 관광지에 신규 시내면세점 설치 의향을 밝힌 점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시내에 운영 중인 중소·중견 면세점은 동화면세점이 유일하다. 자본 잠식 상태인 동화면세점은 매장 일부만 운영하며 명맥을 유지하다가, 2025년 12월 중소·중견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다시 특허권을 받으면서 10년 더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명동듀티프리가 신규 특허를 취득해 서울 시내 중소·중견 면세점은 두 곳으로 늘어난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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