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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노들섬 총사업비 3700억이라더니…알고보니 4400억 원

보도자료서 토지보상비 719억 제외, 하늘정원만 4000억 이상 소요, 경제성 0.31 불과…시의회 "쪼개기" 지적

2025.12.31(Wed) 16:44:10

[비즈한국] 서울시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을 단계별로 나눠 추진하는 가운데, 핵심 사업인 하늘예술정원 조성에만 40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등 총사업비 규모가 4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노들 글로벌 예술섬 총사업비를 3704억 원이라고 발표했는데, 확인 결과 총사업비에서 토지보상비를 제외한 수치였다. 그간 서울시의회에서는 서울시가 사업을 쪼개 추진하면서 전체 사업비 규모가 축소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들 글로벌 예술섬 야경 조감도. 서울시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 총사업비가 3704억 원이라고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4400억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서울특별시 제공

 

#서울시 “수변공간과 하늘정원, 인허가 대상·절차 달라 나눈 것”

 

지난 10월 서울시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을 올해 10월 착공해 2028년 준공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국제지명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영국인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의 ‘SOUNDSCAPE(소리풍경)’을 하늘예술정원(공중+지상), 수변문화공간(기단+수변)으로 나눠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밝힌 총사업비는 3704억 원. 그런데 비즈한국 취재 결과 하늘예술정원 공사에 들어가는 사업비만 4000억 원이 넘고, 총사업비는 4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수변문화공간 조성은 ‘단기’로, 하늘예술정원 조성은 ‘중기’로, 섬 확장 조성은 ‘장기’ 사업으로 나눴다. 현재 공사 중인 수변문화공간 조성 총사업비는 360여억 원, 내년 1월 착공 예정인 하늘예술정원 조성 총 사업비는 4040여억 원이다.

 

수변과 지상부 조성에만 4400억 원이 넘게 들어가는 셈인데, 섬 확장 계획인 장기 조성사업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러다 보니 서울시가 ‘쪼개기’ 식으로 예산을 나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6월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박수빈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노들섬 조성사업에 대해 “지금 공중부·지상부, 기단부·수변부인데 이게 어떻게 보면 종합적으로 잘 유기적으로 연결된 설계여야 의미가 있는 것이고, 분절적으로 진행되면 안 되는 사업으로 보인다. 이렇게 기단부랑 수변부만 나눠서 관리계획이 들어온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하면서 “중기 투자심사를 쪼개기 하려는 거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지금 노들섬만 해도 3500억짜리 사업인데 도로랑 접근성 강화하고 이것저것 하면 한 4000억 정도 되는 사업으로 또 올라가고 할 텐데. 단계별로 너무 많이 쪼갠다, 이런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이민옥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노들섬 조성 사업 관련 자료에 따르면 노들섬 수변문화공간 조성사업은 지난 2024년 제2차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조건부 추진’으로 사업비 361억 7300만 원에 통과됐다. 노들섬 하늘예술정원 조성사업은 2024년 제7차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적정’으로 4042억 3300만 원에 통과됐다. 모두 서울시 자체 투자심사위원회 심사 결과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수변문화공간 조성 사업의 경우 하천 부근이기 때문에 관련 허가를 받아야 하며, 하늘예술정원 조성 사업은 대지로 도시계획시설사업 대상이다. 인허가 대상과 절차가 달라 사업을 나눈 것이다. 행정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 진행하는 것으로 일정 규모 이하가 되기 위해 사업을 쪼갠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22일 서울시가 발표한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 착공식 개최 보도자료 일부 내용. 자료=서울특별시 제공

 

중기 사업만으로 4000억 원이 넘지만, 서울시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의 총사업비가 3704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중기 사업에 책정된 국유지 및 시유지의 보상비 719억 원을 제외하고 공개했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 관계자는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국·공유지를 활용하는 사업의 경우 토지 가격을 포함한 총사업비를 발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총사업비에 대한 개념은 현행법상 명확히 정해진 것으로 국유재산이라고 하더라도 토지보상비를 총사업비에 포함해야 한다. 서울시가 사회적 압력을 줄이기 위해 액수를 줄이고자 했다면 총사업비가 아닌 ‘사업비’, ‘실제투자금액’ 등으로 표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자체 심의 통과, 행안부 심사 대상 해당 안 돼 

 

노들섬 조성사업의 경제성 역시 현저히 낮다. 노들섬 하늘예술정원 조성사업 투자심사의뢰서에 따르면 사업 타당성조사 결과 B/C(비용대비편익) 값은 0.31, NPV(순현재가치)는 –2430억 원이다. 통상 B/C는 1 이상일 때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NPV는 0보다 커야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FNPV(재무적 순현재가치)는 –3151억 원, PI(수익성 지수)는 0.21, FIRR(내부수익률)은 –6.40%로 나왔다. 투자심의의뢰서는 “수익성지수(PI)가 1보다 작아 재무적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명시했다. 

 

연평균 운영수지는 36억 원으로 흑자로 예측됐다. 서울시는 1인당 5000원의 공중보행로 입장료를 받을 계획이다. 

 

노들섬 수변문화공간과 하늘예술정원 조성사업은 경제성이 ​낮은데도 ​서울시 자체 투자심사를 문제없이 통과했다. 4000억 이상 예산이 소요되지만, 전액 ‘시비’로 집행하기 때문에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거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관련 시행령 개정으로 기준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노들섬 모습. 서울시는 노들섬 중기 사업을 2028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전다현 기자

 

서울시는 공중보행로 등 노들섬 중기 사업을 2028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노들섬 장기 사업은 아직 총사업비가 산정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 2025년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검토보고서에는 “공중보행로 구조물은 국내 유사사례가 존재하지 않는 특수구조물로 본 조사의 공사비 검토에는 한계가 존재하며 공사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공사비 및 외부마감공사비의 경우 향후 실시설계 시 제작방식, 국내 운반비용 등에 따라 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한 서울시 시의원은 “수변문화공간 조성사업 추진 조건이던 한강대교 접근성 개선에 대한 부분도 다른 사업으로 돌려 노들섬 조성사업에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나의 사업을 쪼개는 ‘꼼수’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의 투자 심사 역량을 전제로 시행령이 개정됐어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지방자치단체가 투자 사업을 제멋대로 할 수 있는 길을 열여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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