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글로벌

[리얼 실리콘밸리] 세계 IT업계 호령하는 '싱글맘' 셰릴 샌드버그

하버드 경제학과 출신 페이스북 COO…이혼, 재혼, 남편 사망 등 개인적 아픔 이겨내

2018.07.23(Mon) 10:40:41

[비즈한국] IT(정보기술)가 모든 산업을 잡아먹는 시대입니다. 광고에서부터 금융, 이제는 심지어 제조업까지 말이죠. 최고의 기업 순위도 IT 기업이 점령 중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IT 기업은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이유는 다양하겠지요. 아직 IT 분야를 대표하는 영웅은 남자가 많습니다. 단 예외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2인자, 셰릴 샌드버그입니다. 오늘은 셰릴 샌드버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 사진=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페이스북 로고 합성).


초기에 셰릴 샌드버그는 전형적인 동부 엘리트 커리어를 밟았습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후에 재무장관을 지낸 당시 하버드대 교수 래리 서머스의 눈에 들어 세계은행, 재무부 등에서 요직을 도맡았습니다. 2001년, 그는 구글로 돌연 자리를 옮깁니다. 

 

에릭 슈미트 당시 구글 회장은 ‘로켓에 올라타라. 자리가 어디인지는 중요치 않다’라고 샌드버그를 간곡하게 설득했습니다. 그녀 또한 IT의 강력한 힘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구글에서 그는 광고영업을 총괄했습니다. 그가 있는 동안 광고세일즈팀은 4명에서 4000명으로 늘었습니다. 그 또한 팀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지요. 대성공이었습니다.

 

구글에서 그는 COO(최고 운영 책임자)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구글은 창업자 2명과 에릭 슈미트의 리더십이 확고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등의 업체가 샌드버그에게 이직을 제안했습니다. 그의 선택은 엉뚱하게도 신출내기가 만든 서비스, 페이스북이었습니다. 2007년의 일입니다.

 

당시에도 페이스북은 7000만 이용자를 보유한 유망한 서비스였습니다. 다만 수익성에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싸이월드, 마이 스페이스 등 유사 업체들은 ‘개인 공간’으로 여겨지는 SNS에 광고 등 수익구조를 붙이는 데 고전 중이었지요. 샌드버그는 구글에서의 광고 노하우를 적용했습니다. 덕분에 페이스북의 매출은 8년간 무려 65배 성장했지요. 불안했던 페이스북은 15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한 거대 IT 기업이 되었습니다.

 

2013년 그는 ‘린 인’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IT 기업에서 여성 중역으로 일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을 솔직하게 담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일하는 여성의 상징과도 같은 책이 되었습니다. 그 또한 여성 멘토로서 다양한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셰릴 샌드버그의 테드 강연.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샌드버그. 하지만 그에게 행복한 일만 있던 건 아닙니다. 1993년 결혼, 1995년 이혼을 거쳐 그는 2004년, 데이브 골드버그와 결혼했습니다. ‘서베이 몽키’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유망한 ‘IT인’​이었지요. 2015년, 가족 휴가 도중 멕시코에서 골드버그가 갑자기 사망합니다. 사인은 부정맥이었습니다. 샌드버그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는 졸지에 두 아이를 책임지는 싱글맘이 되었습니다.

 

2017년, 그는 또 하나의 책을 발표합니다. ‘옵션 B’입니다. 와튼 스쿨 교수 애덤 그랜트와 함께 썼습니다. 이 책은 인생에서 고통과 도전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솔직하게 다루었습니다. 이 책을 쓰고, 또 발표하면서 그는 수많은 사람과 함께 고난을 나누었고, 위안을 얻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미국 최고 인기 토크쇼 ‘엘렌쇼’에 출연한 샌드버그.

 

커리어로도 페이스북은 거대한 난관을 맞고 있습니다. 트럼프 선거 운동 때, 페이스북의 유저 데이터가 유출되었습니다. 이 일로 페이스북의 수장,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의회에 출석해야 했습니다. 그 외에도 페이스북의 ‘유대인 혐오자’까지 찾을 수 있는 페이스북의 데이터가 과연 ‘윤리적’인지부터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행위 자체에 대한 윤리적 비판까지, 페이스북은 다양한 저항에 직면했습니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페이스북에 대해 저항이 커진 이유는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일 겁니다. 힘이 커지고, 관심의 중심이 되자 더 큰 책임이 생기기 시작한 거겠지요. 조직 문화와 세일즈부터 대외 업무까지, 페이스북의 안방마님 노릇을 하는 셰릴 샌드버그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하는 샌드버그.

 

IT 업계에는 여성 롤모델이 드뭅니다. 개발자는 물론이고, 중역이면 더욱 그렇지요. 샌드버그는 세계 최대 IT 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리더로서 활동 중입니다. 육아, 싱글맘의 고뇌, 임신 등 워킹맘의 고난을 몸소 겪었습니다. 여성 직원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리더인 셈입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용되었다거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용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여성’이라는 그녀의 성향이 IT 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는 큰 장점이 될 수는 있겠지요. 그가 임신하기 전에, 페이스북은 ‘임신부 전용 주차장’이 없었다고 합니다. 고위직 여성인 샌드버그가 임신하자 비로소 페이스북은 임신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IT 업계에서 특별한 이유입니다. 그의 행보에 따라 전 세계 IT 기업이 여성을 조금 더 배려할 수 있을 겁니다. 셰릴 샌드버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홍춘욱 경제팩트] 한국 연기금, 놀라운 수익률의 비결은?
· [이해림 뉴욕 한식다반사] '반찬 타파스'의 발칙함, 아토보이
· [아! 산티아고 3] '부엔 카미노!' 피레네산맥을 넘다
· [리얼 실리콘밸리] 베조스는 아마존의 효율성을 어떻게 구축했나
· [리얼 실리콘밸리] 영어로 일군 제국, 마윈은 '중국'을 넘을 수 있을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