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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길을 나서 상권의 '유기적 움직임'을 보라

새로운 소비욕구·사업자·낮은 임대료로 떴다 새로움 사라지고 이커머스에 밀리면 침체

2018.07.23(Mon) 15:54:56

[비즈한국] 뜨는 상권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서울만 하더라도 홍대 앞 상권이 신촌과 대학로의 대안적 상권으로 등장한 지 10년도 되지 않아 합정·상수가 대안적 상권이 되었고 그 이후에도 연남동, 망원동, 북촌, 서촌, 경리단길, 서울숲, 성수, 문래, 한남동, 해방촌, 익선동, 을지로 등이 새로운 ‘뜨는 상권’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처럼 뜨는 상권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소비자 쪽 요인이라면 과거에 비해 소비 경험이 늘어나면서 취향이란 이름으로 색다른 소비를 하려는 욕구가 늘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쪽을 보자면 과거보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수가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리고 상권이 뜨는 지역을 보면 오래되어 낡아가는 주거, 공업지역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갈수록 낡아가는 도시의 배후지역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증가와 더불어 능력 있는 사업자들이 임대료가 낮은 낡고 오래된 지역에 진입하여 새롭게 ‘뜨는 상권’이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명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연남동 경의선숲길. 사진=박정훈 기자


물론 이 과정에서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2010년대 들어서 등장한 수많은 상권 중에서는 현재 그 기세가 꺾이고 부침을 겪는 곳들도 있다. 이렇게 된 이유도 복합적이다. 일반적으로 자기가 보유한 상가의 자산가치를 과대평가한 임대인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그러나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못한 채, 지역적인 붐이나 유행에 기대보려는 사업자들이 마구잡이로 진입한 탓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결국은 지역의 침체로 이어지는 것이다.

 

조금 더 넓게 보면 이(e)커머스의 무서운 성장세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커머스가 판매하고 배송하는 상품들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초기의 이커머스는 공산품만을 취급했다. 그러나 현재는 음식마저 공산품화하여 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으로 판매하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동네의 모든 음식점 음식들을 배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신선식품의 영역까지 점유했다.

 

골목상권의 원조 ‘경리단길’에는 최근 빈 점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김상훈 기자


이커머스는 국내 소매유통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러니상권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리 없다. 거의 모든 것이 배달되는 시대에서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행태를 보인다. 즉 이커머스로도 팔 수 있는 상품을 취급한다면 매출과 수익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뜨는 상권에서 천천히 침체를 겪고 있는 곳들은 대체로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그곳을 매력 있게 만든 특색을 잃어버렸다는 것 외에도 그 과정에서 하나같이 이커머스로 대체 가능한 업종으로 변경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커머스라는 거대한 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전통적 유통업 중심으로 상권이 구성된다면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하나의 점포, 하나의 상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권 전체를 살펴보면 수많은 요소가 작용하여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뜨는 상권을 바라볼 때에는 이러한 유기성을 좀 더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길을 나서 상권을 바라보자. 그리고 그 지역을 뜨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보자. 그 지역이 달리 보일 것이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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