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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금감원 종합검사, 보험사 수술대 오른다

RBC비율이 선정 기준 될 전망…갈등 빚은 삼성생명은 가능성 낮아

2018.08.30(Thu) 15:43:59

[비즈한국] 금융감독원이 하반기 진행할 종합검사 대상 금융사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특히 보험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지급여력(RBC) 비율이 낮은 곳이 우선 선정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종합검사는 금융당국이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일종의 ‘종합검진’이다. 회사 건전성부터 경영과 지배구조, 예산 집행과 인사까지 모두 검사 대상에 오른다. 2주에서 한 달가량 금감원 인력 20~30명이 금융회사에 상주하며 업무 전반 및 재산 상황에 문제가 없는지 종합적으로 살핀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3월부터 제도가 축소 운영됐지만,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사 종합검사제도 부활’을 공식화했다. 당시 윤 원장은 “종합검사가 금융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최근 금융권 사건·사고가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바로잡아야 한다.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되는 터전 위에서 금융산업이 발전하도록 감독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선 일부 은행과 보험사가 하반기 종합검사 첫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임준선 기자

 

금감원은 앞서 상반기 증권사를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했지만, 하반기에는 범위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일부 은행과 보험사가 하반기 종합검사 첫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앞서 은행 부문에 대해 은행별 건전성, 준법성, 영업행위, 내부통제 등의 실태 파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주요 판단 기준은 경영실태평가 등 금감원 검사 주기다. 오랫동안 검사를 받지 않은 곳이 우선 대상에 선정된다는 얘기다. 올해 검사를 받은 KEB하나은행을 제외하고 2016년, 2017년에 각각 경영실태평가를 받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검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은행 종합검사 사전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험사가 첫 검사 대상 선정을 피할 여지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금융권 관심은 보험 업계에 쏠려 있다. 최근 금감원과 삼성, 한화생명 등 보험사가 즉시연금 일괄구제(관련기사 '서로 법대로!' 금감원-보험사 즉시연금 전면전, 끝까지 가나)를 두고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서다. 이들 보험사는 금감원이 제시한 즉시연금 일괄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하면서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생명이 보험업계 첫 종합검사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즉시연금 문제를 풀고 있는 과정에서 삼성생명을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할 경우, 보복성 검사라는 오해를 받기 쉽다. 다만 언제 검사를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금감원은 객관적인 검사를 위해 최근 이슈를 먼저 처리한 뒤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험사 종합검사 대상 선정 기준은 건전성, 즉 지급여력(RBC, Risk Based Capital)비율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란 전망이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회사가 제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안정적이다. 

 

금감원은 이 비율을 보험사들이 스스로 위험을 파악하고 자기자본을 적당한 수준으로 보유하도록 유도하는 데에도 활용하고 있다.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100% 이하로 떨어지면 시정조치를 내린다. 

 

RBC비율 기준에 따라 국내 상위 10개 보험사 가운데 4곳이 종합검사 대상에 선정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 이들 보험사는 올해 3월 말 기준 RBC비율이 150%를 가까스로 넘기고 있다. 100%를 유지하지 못한 보험사 1곳이 있지만, 지난 5월 금감원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에 이어 부문검사를 받은 만큼 이번 종합검사에선 제외될 전망이다.     

 

그 밖에 금감원 종합검사가 오는 2021년 새롭게 도입될 국제회계기준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검사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원가로 보험부채 등을 계산했지만, IFRS17과 K-ICS가 도입되면 보험부채 등을 시가로 평가한다. 이 경우 보험사 부채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자본 확충 방안 마련 등 선제적 대응이 없으면 RBC비율이 그대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제도 도입도 있지만 금감원 종합검사도 고려해 자본 확충 등 여러가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종합검사 일정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한 달가량 진행되는 검사 기간을 고려해 미리 계획 통보와 사전 자료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 달 검사 대상 회사가 선정될 수도 있다”며 “종합검사가 금융사에겐 부담일 수도 있지만, 하반기 검사는 경영 전반을 다각적으로 살펴보면서 현재 실태를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피드백이 제공된다. 최종적으로 금융사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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