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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브랜드] '뉴발란스' 러닝 열풍의 근본을 말하다

러닝, 사우나, 음악, 샴페인, AI 등 각자 브랜드를 '장면과 경험'으로 구현

2026.04.30(Thu) 16:14:18

[비즈한국] 브랜드가 상품을 넘어 감각과 경험, 태도로 기억되는 시대, 이제 사람들은 무엇을 사는지보다 무엇에 끌리고 어떤 경험을 기억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받아들인다. 비즈한국은 브랜드 커뮤니티 비마이비와 함께 매월 ‘이달의 브랜드’를 선보인다. 비마이비가 포착한 브랜드의 새로운 감각과 흐름을 독자들에게 전하며, 지금 주목받는 브랜드가 왜 선택받았는지 그 맥락까지 함께 들여다본다. 

 

브랜드는 더 이상 제품만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떤 장면을 만들고, 어떤 경험으로 기억되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4월 주목받은 브랜드들 역시 이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러닝은 협업과 커뮤니티로 확장됐고, 샴페인은 미식과 예술, 건축을 묶는 하나의 장면이 됐다. 사우나는 휴식의 취향으로 재해석됐고, 음악은 독립 레이블이라는 선택으로 새로운 서사를 얻었다. 생성형 AI는 이제 특정 직군의 도구를 넘어, 누구나 일을 수행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커뮤니티 비마이비는 2026년 4월 ‘이달의 브랜드’로 뉴발란스, 뵈브 클리코, 시수하우스, 악동뮤지션, 클로드를 선정했다. 분야는 각각 ‘입고’, ‘먹고’, ‘머물고’, ‘즐기고’, ‘쓰고’다. 비마이비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시의성, 차별성, 커뮤니케이션, 화제성 등을 기준으로 이번달 가장 주목할 만한 브랜드를 선정했다.

 

#입고: 러닝의 유행을 커뮤니티 경험으로 바꾼 뉴발란스

 

기안84와의 협업 팝업과 러닝 이벤트를 통해, 뉴발란스는 제품 판매를 넘어 함께 뛰는 경험까지 브랜드로 만들었다. 러닝을 유행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으로 연결한 4월이었다. 사진=비마이비 제공

 

4월 ‘입고’ 부문에 선정된 뉴발란스는 러닝 열풍을 가장 입체적으로 활용한 브랜드 가운데 하나였다. 뉴발란스는 4월 10일 웹툰 작가 기안84와 손잡고 성수 직영점과 롯데 타임빌라스 수원점에서 동시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두 공간에는 협업 의류와 신발, 용품은 물론 포토부스와 전시, 체험형 콘텐츠까지 배치됐다. 한정판 제품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행사의 정점은 4월 21일 여의도에서 열린 러닝 이벤트였다. 러닝화 구매 고객 가운데 추첨된 참가자들이 기안84와 함께 한강을 달리며 협업의 세계관을 몸으로 체험했다. 제품 구매가 곧 커뮤니티 참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뉴발란스가 오랫동안 강조해온 ‘균형’과 ‘실제 러너를 향한 진정성’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이 이번 협업을 통해 다시 한번 또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먹고: 샴페인을 넘어 장면을 기획한 뵈브 클리코

 

뮤지엄 산에서 열린 ‘미술관에서의 피크닉’을 통해 뵈브 클리코는 샴페인을 넘어 하나의 장면과 분위기를 기획했다. 디자인, 예술, 미식, 여성 서사를 한데 묶은 브랜드 연출이 돋보였다. 사진=비마이비 제공

 

‘먹고’ 부문 브랜드 뵈브 클리코는 제품보다 경험을 먼저 기억하게 만드는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다. 4월 1일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에서 열린 ‘미술관에서의 피크닉’은 샴페인 브랜드 행사라기보다 하나의 정교한 라이프스타일 연출에 가까웠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공간 위에 시그니처 옐로 컬러를 입히고, 음악과 미식, 패션과 셀러브리티 요소를 더해 브랜드가 머무는 풍경 자체를 만들었다.

 

이번 행사는 ‘라 그랑 담 2018’ 리미티드 에디션 출시를 기념해 기획됐다. 자크뮈스가 재해석한 패키지는 마담 클리코와 디자이너의 어머니라는 두 여성의 서사를 한 병 안에 포개는 방식으로 읽힌다. 1772년 시작된 브랜드의 역사, ‘클리코 부인’의 개척 서사, 옐로 컬러로 상징되는 헤리티지가 모두 오늘의 감각으로 번역된 셈이다. 뵈브 클리코가 올해 한국에서 디자인과 예술, 라이프스타일 접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점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머물고: ‘목욕’이 아니라 ‘리셋’을 제안한 시수하우스

 

시수하우스는 사우나를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감각을 정돈하고 자신을 리셋하는 경험으로 풀어냈다. 도시인의 회복 욕구를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번역한 공간이었다. 사진=비마이비 제공

 

‘머물고’ 부문 시수하우스는 최근 사우나 트렌드를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받아낸 공간으로 꼽힌다. 신사동의 붉은 벽돌 건물을 통째로 리노베이션한 이 프라이빗 사우나는 한 번에 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6개의 룸으로 구성됐다.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 콜드 샤워, 온욕과 아이스 파운틴 등 단계별 동선이 정교하게 짜였고, 공간 곳곳에는 회복과 감각의 밀도를 높이는 장치가 촘촘하게 배치됐다.

 

시수하우스가 특별한 이유는 사우나를 단순한 세신이나 휴식의 기능으로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은 스스로를 ‘리셋하는 공간’에 가깝게 제안한다. 따뜻함과 차가움, 빛과 어둠, 향과 촉감 같은 감각의 대비를 통해 도시 생활 속 과밀한 감각을 다시 정돈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SISU’가 핀란드어로 회복탄력성과 강인한 정신을 뜻한다는 점을 떠올리면, 시수하우스는 단순한 웰니스 공간을 넘어 동시대 도시인의 피로와 회복 욕구를 브랜드 언어로 풀어낸 사례라 할 만하다.

 

#즐기고: 7년 만의 정규앨범과 독립 레이블, 악뮤의 새 장면


7년 만의 정규 4집 ‘개화’와 새 레이블 ‘영감의 샘터’ 출범은 악뮤가 하나의 독립적인 브랜드로 진화했음을 보여줬다. 긴 시간 쌓아온 음악적 정체성이 4월 다시 선명해졌다. 사진=비마이비 제공

 

‘즐기고’ 부문에 이름을 올린 악뮤(이찬혁, 이수현)는 4월 7일 데뷔 12주년과 함께 정규 4집 ‘개화’를 발표했다. 2019년 3집 ‘항해’ 이후 7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오랜 공백 끝에 내놓은 앨범 제목이 ‘개화’라는 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를 만든다. 항해 이후 마침내 꽃을 피우는 이야기, 즉 시간이 지나며 완성된 팀의 현재를 압축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번 활동에서 더 주목할 대목은 소속사의 변화다. 악뮤는 12년간 함께한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자신들의 이름을 건 새 레이블 ‘영감의 샘터’에서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유통은 기존 파트너십을 유지하되 창작과 운영의 주도권은 스스로 쥐겠다는 선택이다. 수만 명이 모이는 대형 이벤트 대신 550석 규모의 청음회 ‘AKKADEMY’를 통해 팬들과 밀도 높은 접점을 만든 점도 인상적이다. 아티스트 IP가 독립적인 브랜드로 진화하는 동시대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쓰고: 모두의 도구를 노리는 클로드


클로드는 4월 한 달 동안 코딩, 디자인, 협업 기능을 빠르게 확장하며 AI를 특정 직군의 도구에서 모두의 도구로 밀어 올렸다. 의도와 실행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브랜드라는 점이 또렷해졌다. 사진=비마이비 제공

 

‘쓰고’ 부문의 클로드는 4월 한 달 동안 가장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 AI 브랜드 가운데 하나였다. 앤트로픽의 터미널 기반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는 3월부터 4월까지 불과 5주 사이 30개가 넘는 버전을 내놓았다. 여기에 대화형 학습 시스템, 진행 상황 모니터링, 팀 온보딩 자동화, 스킬 기반 인수인계 기능 등이 잇따라 추가되며 단순한 챗봇을 넘어 실제 업무 도구로의 전환을 빠르게 밀어붙였다.

 

특히 4월 17일 공개된 ‘클로드 디자인’은 생성형 AI의 적용 범위를 다시 넓혔다. 사용자가 왼쪽 채팅창에 요구 사항을 입력하면 오른쪽 캔버스에 프로토타입,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자료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구조다. 브랜드 차원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기능 하나하나보다 방향성에 있다. 클로드는 직무별 전문 도구를 익히는 시간을 줄이고, 의도와 결과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디자인을 하고, 개발자가 아니어도 개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시대를 가장 빠르게 가시화한 브랜드 가운데 하나가 된 셈이다.

 

#4월의 브랜드 ‘뉴발란스’

 

뉴발란스는 4월 한 달간 팝업과 오프라인 접점을 통해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지금의 러닝 문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비마이비 제공

 

뉴발란스가 4월의 브랜드로 선정된 이유는 단순히 러닝 열풍의 수혜 브랜드여서는 아니다. 뉴발란스는 4월 기안84와의 협업을 통해 제품 판매를 넘어 오프라인 공간과 커뮤니티 경험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냈다. 성수 직영점과 롯데 타임빌라스 수원점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협업 상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포토부스, 전시, 체험 요소를 더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는 장으로 기능했다. 여기에 러닝화 구매 고객 가운데 추첨된 참가자들이 기안84와 함께 한강을 달리는 이벤트까지 이어지면서, 이번 협업은 한정판 출시가 아니라 ‘함께 뛰는 경험’으로 완성됐다. 

 

더 중요한 점은 이런 행보가 뉴발란스의 오래된 브랜드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다. 뉴발란스는 발의 균형에서 출발한 브랜드 역사, 다양한 발폭을 고려한 피팅 시스템, 실제 러너를 향한 진정성을 오랫동안 강조해왔다. 북촌 런허브 운영, 러닝 클래스, 그리고 기안84 팝업까지 이어진 4월의 움직임은 러닝을 일시적 유행어가 아니라 브랜드의 본질을 보여주는 언어로 다시 확인한 장면이다. 그런 점에서 뉴발란스는 4월 가장 입체적으로 브랜드 경험을 설계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읽힌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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