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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씨바이오, '인체조직' 리투오 광고 안한다더니 홍보물엔 '안티에이징'

환자 대기실에 미용 효과 강조한 홍보물 비치…해외서도 '인체 상품화' 지적

2026.04.30(Thu) 15:50:04

[비즈한국] 엘앤씨바이오가 인체조직 기반 ECM(세포외기질) 스킨부스터 ‘리투오’를 둘러싼 논란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회사 측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미국 기증자로부터 미용 목적 사용에 명확히 동의받은 조직만 수입·사용한다”며 윤리성·적법성 논란을 강하게 반박했다. 또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미용 목적 광고는 하지 않는다며 광고 규제 위반 소지에도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확인한 제품 홍보 브로셔에는 미용·안티에이징(항노화) 효과가 전면에 내세워져 있었다. 회사 측 해명이 실제 마케팅 행태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앤씨바이오가 ECM 스킨부스터 ‘리투오’를 둘러싼 법적·윤리적 논란에 해명했다. 그러나 일반을 대상으로 광고하지 않는다는 해명과 달리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일반인을 상대로 판촉행위를 하고 있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의료기관 내에 비치된 ​리투오 홍보물. 사진=독자 제공


최근 피부과 개원가에는 일반 환자들이 진료 대기 중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리투오 홍보물이 비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홍보물은 리투오의 국내 영업·마케팅을 맡은 휴메딕스가 내부 영업직원 교육 및 의료기관 배포용으로 제작한 것이다. 홍보물에는 리투오의 효과로 ‘모공 축소’ ‘기미·잡티 개선’ ‘잔주름 개선’ ‘피부 광채’ ‘붉은기 개선’ ‘속보습 증가’ 등이 명시돼 있다. 모두 전형적인 피부과 미용 시술 마케팅에서 쓰이는 표현이다. 특히 ‘빈틈없는 안티&슬로 에이징 필요’라는 문구는 질환 치료보다는 노화 방지 미용 시장을 겨냥했다는 인상을 준다.

 

더 큰 문제는 의약품·의료기기와의 규제 형평성이다. 일반 스킨부스터나 필러 같은 의약품·의료기기는 병원 내 비치용 홍보물이라도 배포 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광고 심의 기관의 사전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심의 과정에서는 품목허가를 받은 효능·효과를 벗어난 표현이 엄격히 제한된다. ‘재생’이나 ‘광채’ 같은 단어를 쓰려면 그에 부합하는 품목허가가 전제돼야 하는 식이다.

 

반면 리투오와 같은 인체조직 기반 가공품은 인체조직법 적용 대상이어서 이러한 사전 광고 심의망 밖에 놓여 있다. 다른 의료기기 업체들이 심의에 발목 잡혀 있는 동안, 엘앤씨바이오와 휴메딕스는 ‘탄력 재생’이나 ‘피부 광채’ 같은 표현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회사가 간담회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미용 목적 광고를 하지 않는다’며 광고 규제 위반 소지를 부인했음에도, 결국 다른 제품군과의 형평성을 훼손하는 ‘꼼수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마케팅의 실제 타깃이 누구인지는 비교 대상에서도 드러난다. 리투오는 홍보물에서 히알루론산(HA), 연어 유래 DNA 분획물인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조직수복용 재료 PDLLA(폴리디엘락틱산), 돼지 콜라겐 등과 직접 비교됐다. 이는 프리미엄 항노화 수요가 큰 피부 개원가를 겨냥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효과 입증을 위한 대조군으로도 대표적 미용 시술인 물광주사, 즉 비가교 히알루론산을 내세웠다.

 

기증 동의 절차의 실효성을 두고도 논란의 여지는 남는다. 엘앤씨바이오는 리투오 생산에 필요한 인체조직을 해외 조직은행에서 수입한다. 미국 현지 조직은행이 사용하는 조직기증 승인서에는 ‘미용 목적(Cosmetic purposes)’과 ‘영리 단체(For-profit organizations)’ 관련 문구가 포함돼 있다. 서류상으로는 기증자 동의에 기반한 미용 목적 활용의 적법성을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놓인 유가족이 동의서 조항 하나하나를 충분히 인지한 채 미용 목적 사용에까지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이는 해외에서도 현재진행형으로 다뤄지는 쟁점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26일 오피니언을 통해 사체 유래 지방 조직 필러 ‘알로클레이(AlloClae)’를 집중 조명하며 인체조직의 상업적 미용 시술 활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알로클레이는 수술이나 전신 마취, 긴 회복 기간이 필요 없어 시간 손실을 꺼리는 부유한 기업 임원들 사이에서 ‘좀비 필러’로 불리며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디언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숭고한 장기 기증 과정에서 채취된 복부 지방이 영리 기업에 판매되고, 결국 부유층의 주름을 펴거나 체형을 교정하는 데 쓰이는 ‘인체의 상품화’ 현실을 꼬집었다.

 

과거 미국 조직은행들은 기증자에게 미용 목적 사용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비판받은 전례가 있다. 2012년 조사에서 잠재적 기증자에게 미용 목적 사용 가능성을 명확히 고지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이후 제도가 강화되면서 현재는 조직 기증 동의서에 관련 문구를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했다. 알로클레이 제조사 타이거 에스테틱스 역시 엘앤씨바이오와 마찬가지로 ‘모든 기증 조직은 미용 목적 사용 동의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러한 동의가 개별 조항 단위가 아닌 포괄적 형태로 이뤄지는 탓에 기증자와 유가족의 진의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가디언은 “불멸을 욕망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결국 가장 피하고 싶었던 죽음의 흔적(사체)에 다시 손을 뻗고 있다(In our pursuit of immortality, we’ve come back to the thing we were running away from to begin with:death

)”고 개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증 동의서에 관련 문구가 포함돼 있더라도 동의의 실질성과 활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제품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검증·관리 체계도 선제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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