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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5대 신수종 사업 중 '이재용의 미래 플랜'에 남은 건?

2010년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시작…바이오마저 '잡음'

2018.11.22(Thu) 14:44:06

[비즈한국] 2010년 5월,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에 총 23조 원을 투자하고 연매출 5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계열사 사장들에게 “다른 글로벌 기업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8년이 지난 현재,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 태양전지

 

삼성은 여러 계열사들을 동원해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이 폴리실리콘, 삼성코닝정밀소재(현 코닝정밀소재)가 잉곳·웨이퍼, 삼성전자가 태양전지·모듈,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가 태양광 발전소 시공, 삼성물산이 태양광 발전소 운영을 담당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삼성SDI에 태양광 관련 사업을 이관했다.

 

2014년 삼성SDI는 “태양전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해당 사업 부문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태양전지 관련 사업에서 2013년 2598억 원, 2014년 2324억 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이후 삼성정밀화학과 삼성SDI 케미칼 부문은 롯데그룹에,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에 매각했다. 

 

올해 4월 완공한 캐나다 온타리오 발전단지.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태양광 관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08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시작한 총 1369MW 규모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단지 공사를 최종 완료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 프로젝트에 사업비 50억 달러(약 5조 6500억 원)를 투입,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향후 20년 간 온타리오주 전력청에 공급된다.

 

당초 삼성은 2020년 태양전지 사업 매출 10조 원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관련 사업 대부분을 매각했고 삼성물산의 태양광 사업도 아직까지는 두드러지지 못하다.

 

# 자동차용 전지

 

삼성의 자동차용 전지 사업은 삼성SDI가 이끌고 있다. 2016년에는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9조 40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삼성SDI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지 사업 부문 매출은 1조 9223억 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11.3% 증가했다. 원형 전지와 폴리머 전지의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자동차용 전지 관련 수익은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10월 삼성SDI 측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용 전지는 사업구조상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최근 자동차 회사들과 협의한 장기공급 물량은 업계 선두권”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SDI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지 사업 부문 매출은 1조 9223억 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11.3% 증가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뿐 아니라 LG화학, SK이노베이션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해외 제조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 중국 진출에 어려움이 있다. 이 보조금 정책은 2020년 폐지될 예정이다. 따라서 삼성이 당초 목표로 했던 자동차용 전지 사업 매출(10조 2000억 원)도 2020년 이후에나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

 

# LED

 

2009년 4월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와 합작해 삼성LED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삼성LED는 2011년 매출 1조 2922억 원, 영업이익 673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 4월 삼성전자는 삼성LED를 흡수합병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의 기술, 제조 역량, 글로벌 판매망 등을 활용해 LED 사업을 부품 사업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년 뒤인 2014년 10월 삼성전자는 LED 조명과 관련한 해외 사업을 중단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강화하면서 예상만큼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5년 말 LED 사업부는 사업팀으로 축소됐다. 2016년에는 중국 톈진공장의 LED 생산라인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삼성전자 식물 생장용 LED 패키지와 모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LED 사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백색 기반 LED 패키지와 모듈’ 등 신제품 8종을 출시하는 등 LED 제품 라인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김언수 삼성전자 LED 사업팀 전무는 “향후 커넥티비티, 센서 등을 활용한 스마트라이딩 기술과 접목해 식물 생장용 LED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삼성전자가 공언한 ‘미래성장 동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적지 않지만 미래를 기대할 수는 있다. 

 

# 바이오제약

 

2011년 4월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법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인천광역시가 송도지구 27만 4000㎡(약 8만 2885평)를 50년간 무상임대 해주는 등 업계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2015년 913억 원, 2016년 2946억 원, 2017년 4646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실적 상승을 이어갔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특혜 상장 및 편법 회계처리 의혹에 휩싸인 것.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관련기사 ‘삼성 vs 금감원’ 분식회계 논란 관전포인트 셋).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적 상승을 이어왔지만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으면서 경영에 매진할 수 없는 환경이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을 인정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부과, 감사인 지정 및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15일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뿐 아니라 금융감독원도 참석한 연석회의 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문제없다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며 소송에서 반드시 진실이 규명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진실이 어떻든 경영에 매진할 수 없는 환경이다.

 

# 의료기기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삼성전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진단기기 사업을 주로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2010년 엑스레이 장비 업체 레이 인수를 시작으로 2011년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현 삼성메디슨)과 넥서스를, 2013년에는 CT 전문 업체 뉴로로지카를 인수하는 등 광폭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메디슨 본사. 사진=고성준 기자


삼성전자는 2015년 레이를, 올해는 넥서스를 매각하는 등 의료기기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삼성메디슨도 올해 1~3분기 13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좋지 못해 의료기기 사업 철수설이 불거지고 있다. 삼성메디슨 측은 철수설을 매번 부정하지만 당초 목표(2020년 매출 10조 원) 달성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올해 삼성의 미래성장 분야와 겹치는 것은?

 

지난 8월, 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180조 원으로 확대하고 이중 국내에 130조 원(연 평균 4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향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인공지능(AI), 5G,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등 미래성장 분야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삼성이 제시한 미래성장 분야 중 8년 전 삼성이 제시한 신수종 사업과 겹치는 사업은 바이오뿐이다. 나머지 4개 사업은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이 이번에는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재계 이목이 쏠린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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