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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테슬라 대항마' 리비안, 런던 진출 둘러싼 기대감

AI·자율주행 허브 설립 소식에 유럽 스타트업·학계 '시너지' 가능성 주목

2025.07.18(Fri) 11:22:42

[비즈한국] 지난 7월 16일 미국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Rivian)이 영국 런던에 AI 및 자율주행 기술 전담 허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주목받는 리비안은 유럽 진출을 통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고도화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차량 내 AI 인프라 등을 전담하는 엔지니어링 조직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해외 거점 확대를 넘어, 유럽 기술 인재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AI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의 대항마 리비안. 사진=rivian.com

 

#런던, AI 전쟁의 핵심 무대가 되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된 미국의 전기차 회사로, 친환경 오프로드 차량과 AI 기반 자율 주행 기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021년 나스닥 상장 당시 약 800억 달러(11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테슬라 킬러’로 불렸다. 특히 아마존으로부터 10만 대의 전기 배송차 주문을 수주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주력 모델은 R1T(픽업트럭)와 R1S(SUV)로, 미국에서는 오프로드 애호가와 모험가 등을 타깃으로 선전 중이다. 최근에는 보급형 모델 R2 출시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비안의 주력 모델 R1T픽업 트럭. 사진=rivian.com


리비안은 2세대 차량 플랫폼(Gen2)에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본격 탑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아키텍처, OTA(Over-the-Air) 업데이트 기반의 기능 확장성, 그리고 차세대 운전자 경험에 집중하는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리비안은 이번 발표에서 “세계적 수준의 AI 인재들이 다수 포진한 런던은 리비안의 미래 전략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고 런던을 거점으로 삼은 이유를 밝혔다. 또 2025년 하반기 중 ‘AI & Autonomy Day’를 런던에서 개최해 기술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비안은 현재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시스템과 같은 자율 주행 기능을 개발 중인데,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나 제너럴모터스의 울트라 크루즈(Ultra Cruise)와 비교된다. 올 하반기 펼쳐질 행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마존은 리비안의 최대주주이자 고객으로, 자율 주행 배송 차량 개발을 위해 아마존의 AI/클라우드 기술(AWS)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의 리비안 밴. 사진=aboutamazon.com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ADAS 수준을 넘어 완전자율주행으로 향하는 경쟁 구도 속에서, 리비안의 런던 허브가 기술 리더십 확보 및 시장 대응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비안의 허브가 런던 현지에서 AI 인재와 대학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낼 시너지도 주시할 부분이다. 

 

#미국 AI 빅테크가 유럽으로 몰려온다

 

리비안뿐만이 아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앤트로픽(Anthropic) 등 미국 AI 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파리, 런던, 뮌헨 등 유럽 주요 도시에 AI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다. 이는 유럽이 규제 중심의 보수적 시장에서, 기술 실험과 인재 유치의 전초기지로 변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 정부는 AI 인프라에 수십억 유로를 투입하며 적극적인 투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는 2024년부터 5년간 AI에 109억 유로(17조 60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영국 역시 140억 파운드(26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는 지난 2월 ​AI 강국으로 나아가려는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elysee.fr


유럽의 AI 스타트업 생태계는 리비안의 런던 허브 설립을 기회로 여긴다. 대기업과의 인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시에 미국 자본과의 협업 가능성, 글로벌 R&D 네트워크로의 진입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리비안이 런던 현지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업도 예고함에 따라 AI·모빌리티 스타트업에는 기술 검증 및 PoC(Proof of Concept) 파트너로서의 협력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미국 투자자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유럽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 스타트업은 미국보다 더 합리적인 자본 비용으로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어 투자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 VC와 액셀러레이터의 관심이 높아져 생태계가 고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유럽은 오랫동안 데이터 보호 및 기술 규제로 상징되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AI, 반도체, 전기차, 모빌리티 등에서 기술 자립과 전략적 투자 기조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 리비안의 런던 허브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 사례 중 하나다.

 

향후 유럽에 리비안과 유사한 글로벌 기업의 AI 거점 설립이 확산된다면, 이는 단순한 기업 확장이 아닌 유럽의 기술 주권 확보라는 더 큰 그림 속에서 해석돼야 할 것이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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