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CJ CGV가 새로 출시한 모바일 앱이 이용자로부터 혹평을 받고 있다. 기존 앱에 비해 고객 혜택이 줄고, 사용 편의성도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CGV는 경쟁사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을 결정하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는데, 이번 앱 개편이 오히려 고객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관 ‘휴점’하며 시스템 개편했지만 결과는 ‘혹평’
14일 CJ CGV는 개관 이래 처음으로 전국 모든 지점을 휴점하고, 전사적인 시스템 개편에 나섰다. 모바일 앱을 새 버전으로 전면 교체하는 동시에 극장 내 현장 기기도 이에 맞춰 업그레이드 및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CGV 측은 이번 시스템 개편을 ‘넥스트(NEXT) CGV’ 전략의 핵심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넥스트 CGV는 허민회 CJ 경영지원대표가 2023년 CJ CGV 대표로 재직하던 당시 제시한 중장기 성장 비전이다. 변화된 관람 트렌드와 디지털 환경에 맞춰 CGV를 ‘영화 관람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업계에서는 CGV가 지난해부터 시스템 리뉴얼을 준비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하지만 기대감 속에서 공개된 새 시스템에 고객 반응은 냉담하다. 15일 CGV는 새 시스템을 적용한 신규 모바일 앱을 출시했는데, 고객 사이에서는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오류가 반복되는 데다 사용성도 이전보다 크게 떨어져 기존 앱보다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CGV의 공식 SNS 채널 등에는 신규 앱에 대한 항의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사용자는 “출시 초기인 만큼 작은 오류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전반적인 사용성이 너무 떨어지게 설계됐다. 앱 개편 과정에서 이전에 고객들이 받던 적립이나 할인 혜택도 크게 줄었다”며 “CGV가 영업일을 포기하면서까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고 해 기대가 컸는데, 결과물은 너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CGV 측은 고객 불만사항을 반영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CGV 관계자는 “이번 앱 개편은 고객의 편의성 향상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안정화까지 시간이 다소 필요할 수 있지만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전과 동일한 혜택과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빠르게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멀티플렉스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CGV는 최근 위기감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에만 송파, 연수역, 광주터미널, 창원, 청주율랑 등의 주요 상영관을 폐점했다. 지난달에는 영등포점과 광교점에서 운영하던 영화 굿즈 전문 스토어 ‘씨네샵’도 정리했다. 씨네샵은 지난해 온라인몰 운영 종료 후 오프라인 매장만 유지해왔으나, 수익성 악화로 오프라인 사업까지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CGV 측은 “영화 굿즈 사업 등을 새롭게 시도했으나 고객 수요가 크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운영 측면에서 부담도 있어 선택과 집중 전략 차원에서 일부 지점을 정리하게 된 것”이라며 “다만 씨네샵 관련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CGV 전략적 대응책은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업계 2·3위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빅3 경쟁 구도가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셈이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 운영사인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5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의 상영관을 합치는 것뿐만 아니라 영화 투자배급사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까지 합병하는 대규모 M&A를 추진 중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극장 운영 효율성이나 콘텐츠 투자 부분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장 산업은 팬데믹 이후 관객 감소가 이어지며 실적 악화를 겪었다. 특히 OTT 시장이 확대되며 영화 개봉작이 짧은 기간에 OTT에 공개되는 일이 늘었고, 관객들 사이에서는 영화관에 가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화업계가 정말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해 합병한다는 취지를 설명하고 있지만,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통폐합을 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현재 메가박스중앙은 중앙그룹의 콘텐트리중앙이 지분 95.98%를, 롯데컬처웍스는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이 지분 86.37%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양 사는 동일한 비율로 지분을 투자해 공동 지배하는 형태의 합병 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중앙그룹 관계자는 “양 사가 지분을 투자해 하나의 신규 합병 법인을 만드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공동 투자 법인을 만들고 공동 지분으로 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법인에서는 롯데시네마나 메가박스가 아닌 새로운 극장 브랜드를 선보일 가능성도 크다. 앞서의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가 끝나고 합병 법인이 출범하고 난 후에 기존의 브랜드 명칭(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을 유지할지 아니면 바꾸게 될지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합병 법인이 출범하면 CGV의 시장 지배력에도 위협이 생길 것이란 예상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영화관 스크린 수는 CGV가 1346개, 롯데시네마 915개, 메가박스 767개 순이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하면 총 1682개 스크린을 확보하게 돼 스크린 점유율이 CGV를 넘어서게 된다. 중복 상권의 일부 상영관을 정리한다고 해도,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CGV를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GV 관계자는 “경쟁사 합병 등도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으로 본다. 결국 콘텐츠와 기술이 경쟁력이 될 것이란 판단이며 그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며 “극장을 많이 찾을 수밖에 없는 관람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설 투자에 나서는 등의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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