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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 드 뮤지끄] '야광토끼' 노래를 콕콕 집어 틴케이스 속으로

초콜릿처럼 기분 좋아지는 포근하고 세련된, 그렇지만 조금은 특이한…

2019.02.11(Mon) 17:46:31

[비즈한국] 음악과 디저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건조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입가심하기에 적당하다는 것. ‘가토 드 뮤지끄(gâteau de musique)’는 우리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뮤지션과 디저트를 매칭해 소개한다.

 

밸런타인데이(2월 14일)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기업의 상술이라 욕하지 말자. 소상공인이 만든 초콜릿을 사면 된다. 그것이 더 맛있고 근사하고 황홀하며 비싸다.

 

밸런타인데이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제까진 친구였지만 오늘부터 1일 하고 싶은 사람에게, 그리고 누구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자신에게 초콜릿을 사서 선물하면 좋다. 기분이 좋다. 초콜릿을 사러 카카오봄으로 향한다. 이번엔 홍대앞이 아니라 용산이다. 어떤 초콜릿을 고를까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한 정거장 한 정거장 다가간다.

 

야광토끼 - 조금씩 다가와줘

 

몸과 마음에 가득했던 균열을 야광토끼의 음악이 마치 레진처럼 그 틈을 잘 메워줬다. 내게 소중했던 것들을 내 투박한 손으로 다 망쳐버렸을 때의 참담함과 뒤늦은 후회.

 

야광토끼 - 북극곰

 

삼각지역에서 내려 이 동네가 앞으로 왠지 뜰 것 같다는 힙의 냄새를 큼큼 맡으며 카카오봄 용산점에 도착한다. 문을 열고 초콜릿이 잔뜩 쌓인 쇼케이스 앞에 멈춰서면 신세계가 열린다. 카카오봄 용산점에서는 초콜릿을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잰다. 산통이 깨지는 비유라 조심스럽지만 마치 고기처럼.

 

틴케이스에 담긴 카카오봄의 초콜릿. 사진=이덕 제공

 

취향에 맞게, 그리고 모르는 것은 물어가며 초콜릿을 하나씩 고른다. 종이 위에 담긴 초콜릿은 저울 위로 올라간다. 내 욕망의 크기만큼 가격이 매겨진다. 종이를 곱게 접어 이쁘게 끈으로 묶어준다. 귀여운 나뭇가지 하나를 꽂아준다.

 

그리고 하나 더. 틴케이스. 일찍이 틴케이스가 인간을 구원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틴케이스는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고 만지면 기분이 좋고 뭔가를 담으면 기분이 좋다. 카카오봄 용산점에서는 내가 고른 초콜릿을 틴케이스에 담을 수 있다. 드디어, 마침내 틴케이스.

 

야광토끼 - 너여야

 

야광토끼의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전봇대에 붙어있던 포스터였다. 야광토끼, Neon Bunny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당장 저게 뭔지 찾아봐야겠다는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다. 몽글몽글하고 신비로운 이름처럼 야광토끼의 음악은 포근하지만 질척이지 않고, 세련된 동시에 조금은 특이한 친구 같다. 기분이 바닥을 치고 운명에 농락당해도 유행을 앞서가는 조금은 독특한 옷을 챙겨 입을 것만 같은 그런 멋진 친구.

 

야광토끼 - 지금

 

때문에 스스로가 꼬질꼬질하게 느껴질 땐 유독 야광토끼의 음악을 찾게 된다. 기분이 좋을 때는 편의점에서 초코바를 먹어도 좋지만 영 아닐 때는 카카오봄의 초콜릿을 원하듯. 좀 더 멋진 옷을 골라 입듯이.

 

야광토끼 - 말해줘요

 

카카오봄에 가면 핫칠리페퍼라는 동전모양 초콜릿이 있다. 입에 넣으면 진한 초콜릿 맛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별안간 예상보다 훨씬 더 매운 맛이 혀를 딱! 때리고 후딱 가버린다. 밸런타인데이의 힘으로 고백을 하고자 한다면 틴케이스에 하나 정도는 꼭 넣어야 할 초콜릿이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재미있어서 웃음이 절로 나오니까 호감이 조금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

 

필자 이덕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두 번의 창업, 자동차 영업을 거쳐 대본을 쓰며 공연을 만들다 지금은 케이크를 먹고 공연을 보고 춤을 추는 일관된 커리어를 유지하는 중. 뭐 하는 분이냐는 질문에 10년째 답을 못하고 있다.

이덕 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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