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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경영승계 고속항진'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알짜 경영, 해외사업에 대우조선 M&A 주도설까지…"현대글로벌 고속성장 개인능력 덕"

2019.03.27(Wed) 16:50:19

[비즈한국]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본격 돌입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다. 정 부사장은 그룹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그룹 경영을 이어받을 것이 유력히 점쳐지는 인물이다. 이번 대형 인수·합병이 정 부사장 경영 승계를 위한 밑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기선 부사장은 1982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ROTC(학군사관)로 군 복무를 마쳤다. 2009년 28세 나이로 현대중공업 재무팀에 입사, 현대중공업에 첫발을 디뎠다. 당시 직급은 대리.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재직하다가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선박영업부 수석부장으로 복귀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경영 승계를 위한 밑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부사장이 점점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그래픽=김상연 기자

 

정 부사장은 2014년 10월 35세에 상무로 승진해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 됐고, 2015년 11월 전무, 2017년 11월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현재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 대표,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실장까지 겸직하는 데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기선 부사장 경영 승계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을 때, 상당 부분 기틀이 마련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를 중심으로 그룹 내 지배구조가 단순해져 오너 일가의 장악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정기선 부사장이 2018년 3월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 5.1%를 3540억 원에 매입하며 지분 25.5%를 가진 아버지 정몽준 이사장에 이어 2대 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관련기사 [현대중 경영승계 빅픽처1] 지주사 전환과 정기선의 현대글로벌). 정기선 부사장은 이제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훗날 그가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를 때 경영 능력 검증이 필요하다는 도전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 정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그 보호막이 돼줄 것이라고 평가된다. 

 

정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사후관리(AS)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2016년 말 현대중공업에서 물적분할 된 후 고속 성장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 29억 원에서 2017년 2381억 원으로 늘었고, 2018년 매출액은 7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0년까지 매출 2조 원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5년 현대중공업과 아람코는 전략적 협력 MOU(업무협약)을 맺었다. 당시 기획실 총괄부문장이던 정기선 부사장(가운데)​과 아람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여기서 현대중공업그룹이 정 부사장을 과도하게 밀어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율은 35.6%(849억 원)에 달했다. 애초 현대중공업의 알짜 사업이던 선박 AS 부문을 분사한 것 자체가 정기선 부사장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정기선 부사장은 자신의 경영 능력을 증명하려는 행보를 줄곧 이어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기업인 아람코와 함께 하는 사업 ‘비전 2030’이 대표적인 예다. 정기선 부사장은 이 사업을 주도하며, 현재 5조 원 규모의 사우디 최대 조선소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 내엔 엔진 합작법인도 설립한다.

 

최근 ‘뉴스웨이’​ 보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도 정 부사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빅딜’이 무사히 성사된다면, 정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 정기선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 승계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며 “예전엔 현대그룹 내에서 현대중공업의 위상이 가장 높았다. 현대자동차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많이 쪼그라들었다. 정몽준 이사장은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텐데, 그만큼 정기선 부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고속 성장한 것은 정 부사장 개인의 경영 능력이라고 본다. 리스크가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알짜 사업을 밀어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우조선 인수를 정기선 부사장이 주도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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