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희건설이 최근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건물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재개발사업 예정지에 위치했는데, 최근 용산구가 수립한 정비계획안에서 종교시설 용지로 분리되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비즈한국은 서희건설 측에 재개발사업지에 위치한 계열사 건물을 매입한 배경을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지난달 23일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보유하던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건물을 146억 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은 대통령실 인근 재개발사업 예정지인 삼각맨션부지 특별계획구역 남서쪽에 위치한 지상 3층(연면적 699㎡) 규모 근린생활시설이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5년 전인 2020년 11월 일대 건물 4동을 총 249억 원에 매입했다. 이번에 거래된 부동산은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건물로, 당시 매입가는 이번 매도가보다 37억 원가량 낮았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서희건설이 이봉관 회장 딸들과 함께 지분을 보유한 자사다. 2005년 10월 설립된 이후 부동산 시설 관리와 인력 용역과 관련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은 44억 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자산 규모는 1993억 원에 달한다. 회사 지분은 서희건설(50.41%)과 이봉관 회장 첫째 딸 이은희 서희건설 통합구매본부 총괄(20.66%), 둘째 딸 이성희 서희건설 재무본부 총괄(17.36%), 셋째 딸 이도희 서희건설 미래사업본부 총괄(11.57%) 등이 나눠갖고 있다.
건물 일대에는 현재 재개발사업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9월 삼각맨션 일대에 대한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결정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서울시는 11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이 일대는 2010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7년 주민 제안으로 재개발이 추진됐지만 전체 부지 25%를 소유한 한국전력공사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용산구는 한전 땅(2지구)과 나머지(1지구)를 분리 개발하는 정비계획안을 수립했다.

그런데 용산구 정비계획안이 수립되면서 건물들은 한일자산관리앤투자에 골칫거리가 됐다. 현재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보유한 건물 3동과 서희건설에 매각된 건물 1동 등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소유하던 건물 4동 부지 전체는 앞서 용산구가 수립한 삼각맨션 일대 정비계획안에서 종교시설 용지로 계획됐다. 향후 용산구 정비계획안이 서울시에서 결정될 경우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구역 남서쪽 대로변 모퉁이에 위치한 구축 건물을 내주고 구역 내부 건축물을 분양받게 된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현재 용산구 정비계획안에 반대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앞서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용산구 정비계획안과 관련한 의견 청취 과정에서 “당사 부지가 정비구역에서 제외되거나 정비구역에서 포함되더라도 1·2지구와 구분되는 별도 획지 구획이 타당하다”며 “당사 부지가 본 정비구역에 포함될 이유가 없으며, 공공공지의 효율성, 삼각맨션지구의 토지등소유자의 이용 편의성 측면에서 볼 때 당사 부지를 공공공지로 지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서희건설이 재개발사업 예정지에 있는 계열사 부동산을 매입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비즈한국은 서희건설 측에 건물 매입 배경과 활용 계획 등을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서희건설은 현재 이봉관 회장 딸 소유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4일부터 나흘 동안 서희건설과 계열사 애플이엔씨 등에 조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서희건설은 내부거래로 사주 일가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애플이엔씨는 2017년 2월 설립된 건축자재 도매업체로 이봉관 회장 장녀 이은희 총괄이 최대주주로 알려졌다.
한편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현재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 등 귀금속을 선물하며 맏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으로 특별검사팀 수사를 받고 있다.
차형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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