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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체크] '두번 다시 없을 매물' 아시아나항공 입찰마감 막후

애경·KCGI·미래에셋대우 참여…자금조달 조건 인수방식 부담에 '썰렁'

2019.09.03(Tue) 15:21:20

[비즈한국]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오늘(3일) 오후 2시에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지난 4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를 포기하면서 인수전이 본궤도에 오른 지 다섯 달 만이다. 지난 30년 동안 아시아나가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과 가치가 상당함에도 예상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은 모양새다.

 

후보자들이 인수의향서 제출을 마친 가운데, 누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될지는 아직도 안개 속이다. 9월 중순 최종후보자(쇼트리스트) 압축 및 실사, 10~11월에는 본입찰, 연말에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과정이 남았다. 예상보다 인수 절차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재무 능력이 부실한 아시아나를 인수하기 위해선 부담이 만만치 않아 인수 참여자들이 채권단에 요구할 사항이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이 3일 마감됐다. 그러나 예상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전시된 비행기 모형. 사진=임준선 기자


# 탐은 나는데, 덥석 물기에는 ‘글쎄

 

이번 매각 건은 초기부터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잖았다. 반일감정으로 인해 항공업계가 위축되고 있다고 해도 항공업은 워낙 신규 시장 진출의 진입 장벽이 높고, 환율이나 경기 변동과 같은 외부 변수가 많은 산업이다. 아시아나는 확고하게 우리나라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지난 7월 23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아시아나 같은 매물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달궜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인수전은 썰렁한 모습이다. 아시아나의 매각정보안내서를 받아간 국내 기업은 20곳 정도였지만, 예비입찰 마감 당일인 이날까지 공개적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고 입장을 밝힌 기업은 세 곳에 불과했다. 처음부터 인수전 참여 의사를 표한 애경그룹,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 그리고 미래에셋대우다. 애경그룹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 미래에셋대우는 특정 기업과, KCGI는 다양한 업종의 투자자들과 힘을 합쳐 재무적 투자자(FI) 자격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보기 드문 매물임에도 다수 기업이 인수전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재무적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진다. 지난 8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전년 동기 7조 979억 원에서 올해 9조 5988억 원으로 무려 2조 5000억 원가량 늘었다. 또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86대 중 12대를 제외한 대부분이 리스(임대) 항공기로 알려져 재무적인 압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채권단이 정한 매각 방식 역시 다소 거북하다는 반응도 있다. 회사 인수와 동시에 자금 조달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 8063주(31.0%)의 구주와 아시아나가 발행할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3일 기준 아시아나의 시가총액은 1조 3208억 원인데 금호산업 보유 지분 31.0%의 시장 가치는 4094억 원이다. 아시아나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1조 원 정도의 신주를 발행해야 적절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야 한다. 그런데 채권단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사를 ‘통매각’하는 방식을 원하고 있어 총 인수 자금이 최소 2조 5000억 원까지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적잖은 부담…미래에셋대우는 바람잡이?

 

미래에셋대우는 예상보다 인기가 없는 아시아나 인수전의 열기를 띄우는 게 주목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비즈한국 DB

 

예비입찰이 끝났지만 이미 알려진 세 곳 이외에 추가 입찰 기업이 있는지는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인수전이 시작될 당시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는 점으로 볼 때 비공식적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본다. 아시아나 예비입찰에 참여한다는 보도가 나온 기업의 한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봐도 대부분 안 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의사를 표명한 기업 중에서도 누가 아시아나의 새로운 주인이 될지 쉽게 점쳐지지 않는다. 우선 애경그룹과 KCGI는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인수전에 뛰어든 미래에셋대우를 두고는 예상보다 인기가 없는 아시아나 인수전의 열기를 띄우려는 목적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의 광주일고 후배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직 입찰이 끝나지 않았다. 지금 단계에서 표면적으로 밝혀진 것 가지고 (아시아나 인수전이 인기가 없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또 (아시아나 매각이)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입찰후보자가 얼마나 됐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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