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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해도 –0.1%p, 악화하면 –0.2%p…성장률 목표 '코로나'에 발목

중국·태국·대만·홍콩·싱가포르·일본 등 감염 위험 6개국 수출 비중이 43% 차지

2020.01.31(Fri) 14:58:41

[비즈한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2.0%)보다 높은 2.4%로 잡으면서, 그 이유로 지난해 부진했던 수출 개선을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2월에 우리나라 수출이 계속되던 역성장을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며 수출 개선을 자신했다. 하지만 중국 우한(武漢) 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이러한 수출 전망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중국은 물론 감염 취약지 상위 5개국이 우리나라 수출의 43%를 차지하는 탓이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 정부가 내세웠던 성장률 전망치 달성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3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로 봉쇄돼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에서 철수한 한국인 367명을 태운 버스가 김포공항을 나가는 가운데 방역요언들이 공항을 나오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30일(현지시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게르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며 경제에 미칠 영향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은 “현재까지 바이러스 확산과 이미 가해진 여행 제한, 비즈니스 중단 등으로 중국,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활동에 일부 차질이 있을 것 같다”며 경제적 타격을 전망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무역이 둔화되고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경제가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 중이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국인 중국과 미 존스홉킨스대가 지목한 감염 취약지 상위 5개국에 우리나라 수출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5326억 99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액이 1337억 300만 달러로 25.1%를 차지했다.

 

존스홉킨스대가 지목한 감염 취약지는 순위별로 태국, 대만, 홍콩, 한국, 싱가포르, 일본 등인데, 이 중 한국을 제외한 상위 5개국에 대한 수출액은 947억47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 중 17.8%다. 중국을 포함한 이들 6개국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9%나 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이들 국가와의 무역 둔화는 경제에 치명적이다.

 

올해 수출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투자 위주로 내수도 회복되면서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정부가 전망했지만, 자칫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발목이 잡힐 상황이 됐다. 문 대통령이 2월 수출 개선을 자신했던 일도 말짱 도루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2018년 12월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1월도 1~20일까지 수출 증가율이 -0.2%를 나타내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확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2월부터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와 1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 등으로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이 2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수출 호조”라며 “1월에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짧아 월간 집계로는 알 수 없지만 2월부터는 월간 기준으로도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한 배경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면서 2월도 마이너스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수출,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국인 중국과 감염 취약지 상위 5개국에 대한 수출 하락은 성장률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수출은 2018년 6048억 6000만 달러에서 2019년 5326억 9900만 달러로 721억 6100만 달러(11.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이들 6개국에 대한 수출 감소액은 512억 7100만 달러로 전체 감소액의 71.1%를 차지했다.

 

지난해 성장률 부진의 원인이었던 수출 감소가 이들 6개국에 대한 수출 하락에서 비롯된 셈이다. 올해마저 이들 6개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을 지속할 경우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제연구기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수출에 타격이 가해지면 투자 및 고용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중국 내 머물 경우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은 0.1%포인트 떨어지고, 한국 내에서 추가적인 확산이 이뤄질 경우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가 상반기에 진정되면 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하고, 3분기까지 영향이 지속되면 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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