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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엘리엇 빠진 현대차 주총, 반대 없이 무사통과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정관에 추가…실적 개선에도 배당 동결되자 일부 주주 불만 제기

2020.03.19(Thu) 13:52:04

[비즈한국] 현대자동차가 19일 서울 서초구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방역을 강화한 가운데 열린 이번 주총에서는 △2019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과 사외이사 선임에서 표 대결을 벌였던 2019년 주주총회와 달리 이번 주총 참석자는 140여 명에 그쳤다. 모든 안건이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통과돼 회의는 개회 40분 만에 폐회했다.

 

현대자동차가 19일 서울 서초구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차형조 기자

 

#발언대 가림막이나 마이크 커버는 없어

 

예년과 달리 이날 주총장 입장 절차에는 ‘방역’이 추가됐다. 현대차 본사 사옥 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 손 소독제와 마스크 등이 비치됐다. 직원은 입장하는 주주의 체온과 마스크 착용 여부, 손 소독 여부 등을 확인했다. 이상이 없는 주주에게는 KF94 일회용 방역 마스크를 지급하고 주주 확인 부스로 안내했다. 전일 열린 삼성전자 주총과 달리 위험지역 방문 여부나 발열 증상 등을 묻는 문진표 작성 절차는 없었다. 

 

이날 현대차 본사 사옥 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 손 독제와 마스크 등이 비치됐다. 사진=차형조 기자

 

직원은 입장하는 주주의 체온과 마스크 착용 여부, 손 소독 여부 등을 확인했다.

 

현대차는 주주 확인 절차에서 즉석으로 좌석을 배정하는 지정좌석제를 운영했다. 주총장 내 좌석과 좌석 사이는 2~3칸 이상 띄어 주주 간 1m 이상 간격을 뒀다. 주주가 원할 경우 별도의 대기 공간에서 텔레비전으로 주총 생중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발표자는 발언 시 마스크를 벗고 발표를 진행했지만 발언대에 별도 가림막은 설치되지 않았다. 주주가 사용하는 마이크에 덮개는 씌우지 않았고, 주주 발언이 끝날 때마다 별도 소독도 없었다. 

 

#“배당 기대했는데 동결한 이유가 뭔가” 지적도

 

상정된 5개 의안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의안 상정에 앞서 현대차는 감사·영업·​내부회계 관리제도 운영실태·​투명경영위원회 활동내역 등을 주주에게 보고했다. 참석 주주가 기표 용지를 사용하는 대신 의장이 안건마다 반대 의견을 묻는 것으로 의결권 행사를 대체했다. 현대차는 주주총회 전 전자투표제를 실시했다.

 

현대차​ 실적은 2019년 개선됐지만 배당금은 동결키로 했다. 이날 승인된 2019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대차의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5조 74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8조 9338억 원), 당기순이익은 3조 1856억 원으로 전년보다 93.6%(1조 5406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2019년 1주당 기말배당금은 보통주 3000원, 우선주 3050원, 2우선주 3100원, 3우선주 3050원으로 2018년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의장을 맡은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2019년은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에 따른 세계 교역 둔화와 이로 인한 선진국의 투자 및 소비 위축, 신흥국의 수출 부진 지속 등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글로벌 산업수요가 큰 폭으로 하락한 한 해였다. 당사 주요 시장인 중국, 인도, 중동 등 신흥국의 수요가 급감함과 동시에 환경규제 및 안전법규 강화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 품질비용 인상 등 수익성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주력 시장인 국내와 미국 시장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판매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 등을 통해 사상 첫 100조 원 매출 달성 및 전년 대비 영업이익 49% 향상이라는 성과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제5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정된 안건에 대해 발언하는 주주 모습. 마이크에 일회용 커버 등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조치는 별도로 취해지지 않았다. 사진=차형조 기자

 

배당금 동결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주주는 “우선주 위주로 투자하는 배당투자자다. 재작년에 실적이 바닥을 치고 작년에 턴어라운드(주가 및 실적 개선)해서 배당을 늘리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동결됐다. 회사가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원희 사장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4000원을 배당했다.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하면서 잉여 영업 현금흐름의 30% 이상을 배당하고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은 해외 피어그룹(동종 비교군)​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금 배당하는 금액은 그 두 가지 기준에 부합한다”며 “작년에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성과를 이뤘지만 2015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2025 전략’​을 통해서 기존 사업에서 수익성을 강화하고 미래 투자를 계속해 나가기 위해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주주환원 방법은 배당 이외에 자사주 매입도 있다. 작년에 꾸준히 자사주 매입을 했고, 올해도 시장 상황에 맞게 자사주 매입을 해서 주주환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관 변경​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시동

 

신규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 변경도 이뤄졌다. 현대차는 이날 정관의 사업목적에 ‘​각종차량과 동 부븐품의 제조판매업’​을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변경하고, ‘전동화 차량 등 각종차량 충전사업 및 기타 관련사업’을 신설했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 및 전동화 차량 충전소 구축 등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이원희 사장은 “전동화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구동 부품 경쟁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는 금년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는 추진중인 국내, 인도, 유럽 등의 지역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행하여 실질적인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아울러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로봇,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과 같은 폭넓은 영역에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주총회 결의로 대전고등법원장 겸 특허법원장을 지낸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김상현 재경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2020년 이사 11명의 총 보수한도액은 전년과 동일한 135억 원으로 확정됐다. 2019년 현대차가 실제 이사에게 집행한 보수는 총 116억 원이다.

 

이원희 사장은 “어려운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 당사는 올 한 해를 2025 전략 실행의 출발점이자 미래 시장에 대한 주도권 확보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성공적 신차 론칭을 통한 판매 확대 및 수익 강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과감하고 근본적인 원가구조 혁신, △전동화,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실행 본격화, △고객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 등 전략을 제시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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