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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리포트] 방탄소년단(BTS) '시티 프로젝트'의 가치

도시와 공연의 협업…팬들에겐 만족감을, 도시에는 관광효과를

2026.04.08(Wed) 11:23:40

[비즈한국] 방탄소년단(BTS) 효과를 단순히 콘서트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것은 단편적인 접근이다. 팬들에게 최선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BTS는 K팝이 진화, 확장해온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단초는 202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연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에서 남다른 이벤트가 눈길을 끌었다. 공연장 밖에서 팬들이 공연을 생중계로 볼 수 있게 대형 전광판을 만든 것.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도 콘서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공연장 안과 밖에서 응원봉이 함께 물결 치는 장관이 펼쳐졌다. 물론 여기에도 원칙은 있다. 선예매자들에게 우선권을 줬다. 이 이벤트를 통해 팬덤은 공연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도 공연장 인근에서 숙박하면서 음식과 쇼핑, 관광을 즐겼다.

 

지난 3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다음해에는 더 진일보했다. 2022년 10월 15일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in BUSAN은 무료 콘서트였다. 무려 5만 명을 초대했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 5만 명 정도가 콘서트장 주변을 에워쌌다. 현장 분위기를 느끼며 공연장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즐기려는 팬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러한 형식은 2026년 3월 21일 광화문 광장 공연으로 이어졌다. 넷플릭스 생중계를 보면서 현장 분위기를 느끼려는 팬들이 10만 명가량 운집했다.

 

물리적 공간을 확장해 팬심을 충족하는 것은 2022년 월드투어에서 도드라졌다. 이른바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로, 도시 전체를 공연과 연계해 공연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방탄소년단 콘텐츠를 즐기며 만족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앞두고는 라스베이거스 주요 건물들이 보랏빛이 되었다. 세계 3대 쇼 가운데 하나인 벨리지오 분수쇼는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같은 방탄소년단 음악을 선보였다. 보고 먹고 즐길 거리를 다양하게 배치해 팬들의 경험을 확장하는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파크’ 개념을 내세웠다. 콘서트를 매개로 도시 전체를 놀이 공원화하는 포맷이었다. 

 

11개 호텔에서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을 선보였다. 객실에는 멤버들의 손글씨로 적은 환영 메시지 카드, 도어 행어, 포토카드가 배치되었다. 투어 준비과정을 담은 사진 전시회도 열렸다. 의류, 소품, 팬시상품과 시티 시그니처 상품을 전시한 팝업 스토어도 열었다. 그냥 물건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다이너마이트’의 농구장, ‘버터’의 엘리베이터, ‘퍼미션 투 댄스’의 빨래방 등 뮤직비디오 속 테마 룸이 현실에 펼쳐졌다. 팬들은 즐겁게 인증샷을 찍고 공유했다. 방탄소년단이 즐기는 한식을 모아 한식팝업 레스토랑이 호텔에 마련됐다. 김치볶음밥, 짜장면, 갈비찜, 한국 치킨, 비빔국수, 김치부침개, 김밥, 모둠튀김, 빙수, 붕어빵 아이스크림이 메뉴로 선보였다. 

 

지난 3월 27일 BTS 컴백 공연을 맞아 광화문 광장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BTS 광고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2026년 3월, 정규 5집 ‘아리랑’으로 돌아온 방탄소년단은 시티 프로젝트를 확장해 한 달간 다시 시도했다. 도시형 프로젝트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은 ‘경험의 희소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정 공간과 시간대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앨범 발매와 함께 20일 저녁 7시 남산타워와 숭례문에서 미디어 파사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뚝섬에서는 드론쇼가, 광화문 광장 인근 건물에서는 옥외 스크린 광고가 방영되며 거대한 전시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청계천에서는 타이틀곡 ‘스윔(SWIM)’의 메시지인 ‘킵 스위밍(KEEP SWIMMING)’이 흐르듯 선보였고, 용산역 광장에 이어지는 계단에서도 물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도심의 일상에 해방감을 선사했다.

 

멀티플렉스에서는 BTS의 음악을 감상하는 ‘리스닝 파티’가 열리고, 야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러브 송 라운지’가 마련되었다. 노래를 매개로 버스킹은 물론 누구라도 체험형 콘텐츠에 참여하게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는 큐브 모양의 조형물을 세워 타이틀곡 스윔을 체험할 수 있었다. 체험 이벤트들은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아미 마당’을 설치해 한국 고유의 소통 공간 ‘마당’의 정서를 확장했다. ‘커스터마이즈 유어(CUSTOMIZE YOUR) 아리랑’에서는 티셔츠와 응원봉을 원하는 방식대로 만들고, ‘필 유어 러브 송(FILL YOUR LOVE SONG)’ 존에서는 붉은 공에 자신의 최애 곡과 가사를 적고 이런 공을 모아 거대한 앨범 로고를 완성하면서 실시간 전시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수록곡 가사를 찾아 엽서로 간직하는 ‘킵 유어 러브 송(KEEP YOUR LOVE SONG)’, ‘더 시티 서울’ 전용 프레임으로 사진과 포토 카드를 만드는 ‘캡처 유어 모먼트(CAPTURE YOUR MOMENT)’ 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BTS 공연을 이틀 앞둔 지난 3월 19일 서울 명동거리에 BTS와 아미를 환영하는 메시지가 송출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 같은 프로젝트는 광화문 광장 공연 이후 4월 9일, 11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른바 체험형 투어 여행으로 일정을 계획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비록 콘서트는 보지 않아도 향유할 거리가 다양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팬들이 오래 서울에 머물 수 있다. 모처럼 한국에 온 해외 팬들이 2~3주 온전하게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엔터투어먼트 관광효과는 다른 K팝 그룹들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다만 ‘더 서울 시티’ 프로젝트는 서울에만 집중한 면이 있는데, 그것이 장점일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런 시티 프로젝트는 공연과 도시의 협업이다. 도시의 여러 면모를 콘텐츠로 삼기 때문에 관광효과를 일으키고, 팬들에게는 공연장 관람과 별개로 만족도를 높여주는 상생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상호 긴밀하게 협력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모델이다. 앞으로 어떻게 진화시켜 나갈지가 중요하다.

 

필자 김헌식은 20대부터 문화 속에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길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특히 대중문화 현상의 숲을 거닐거나 헤쳐왔다.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활약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믿음으로 한길을 가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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