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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원대 서울 아파트, 1시간 만에 팔렸다" 양도세 중과 코앞 현재 상황

팔 사람은 이미 팔고, 남은 사람들은 가격 오른다 판단해 '버티기'로

2026.05.04(Mon) 11:15:24

[비즈한국] 30대 중반 은행원 A 씨는 9월 아파트 전세 만기를 앞두고 3~4개월 전부터 매매를 고민했다. 결국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 주말 매수를 결정했다. 전세 자금 3억 원과 모아둔 돈, 부모님 지원 등을 합쳐 10억 원이 조금 넘는 서울 아파트를 사기로 한 것. 부동산 담보 대출은 물론 회사에서도 돈을 빌려야 할 정도로 빠듯하지만 빠르게 팔리는 매물을 보며 불안감이 커졌다. 

 

A 씨는 “후보군으로 지켜보던 서울 신길동 아파트에 9억 원대 후반 매물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곧바로 이동했는데, 매물 나온 지 1시간 만에 팔렸다는 얘기를 듣고 결국 다른 곳의 아파트를 매수했다”며 “신고가에 매수하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다들 신고가가 아니면 팔지 않겠다고 해 결국 신고가로 집을 매수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4월 17일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급매’ 매물이 붙어 있다. 5월 10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은행원으로 일하다 60대 중반으로 은퇴한 B 씨. B 씨는 20여 년 전 어머니에게 증여받은 강서구 아파트를 포함해 서울에 아파트를 두 채 보유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 당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8년 의무 기간도 다 채웠다. B 씨는 최근 강서구 아파트를 놓고 고심하다가 매도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시세로 매도하면 1억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데 최근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

 

나머지 한 채의 보유세가 걱정되지만, 10월 전세 기간이 만료되면 월세로 일부 전환해 충당하기로 했다. 5억 원에 임차 중인 아파트를 현재 시세(7억 원)에 맞춰 월 80만 원 정도 부분 월세로 돌려 보유세를 감당키로 한 것. B 씨는 “세제 정책이 바뀌겠지만 아파트 값이 2~3년 안에 2억 원 이상 더 오르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세금을 추가로 내더라도 양도소득세 과세 구간이 크게 늘어나는 부분이 아니라서 40% 정도만 부담하면 될 것 같아 더 보유하고 버티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요동치는 서울 아파트 시장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5월 10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코앞에 두고 팔 사람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살 사람은 신고가에도 줄을 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특히 10억~15억 원대의 서울·수도권 급매물은 이미 다 소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및 오피스텔 매매 물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 897건으로 열흘 전(7만 5313건)에 비해 5.9% 줄었다. 매물이 8만 건이 넘으며 정점을 찍은 지난 3월 21일에 비해서는 11.5%나 줄어들었다. 자치구별로는 중랑구(-20.6%), 구로구(-19.6%), 강북구·노원구(-18.4%), 성북구(-16.6%), 강서구(-16.1%) 등 10억 원 안팎 매물이 주를 이루는 지역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A 씨는 “뉴스에서는 집값이 하락한다고 하지만 정작 10억 원 안팎의 서울 아파트는 어디를 알아보더라도 매도자가 500만 원도 깎아주지 않으려 하고, 살려고 하는 이들은 줄을 선 상황이더라”며 “집을 가볍게 알아보려다가 불안감이 커져서 매달 300만 원 이상 원리금을 내야 하는데도 결국 집을 사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티다 안 되면 자녀에 증여”

 

증여와 직거래도 늘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증여 등기건수는 1998건으로 전달보다 44.1% 증가했다. 2022년 12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직거래 건수도 2월 179건에서 3월 221건, 4월은 이미 239건을 기록했다. 4월은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양도세 중과를 회피하기 위해 매도할 사람들은 이미 급매로 다 매도했거나, 자녀 등 특수관계인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대비’를 다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앞선 B 씨는 “양도소득세나 보유세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러면 자식에게 1~2년 안에 증여하는 것도 대비책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아파트 가격이 12억~13억 원대다 보니 자식이 전세를 낀 상태로 증여받을 만큼 자산이 늘어나면 물려주는 것으로 플랜B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서울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이 6억까지 나오는 15억 원 미만 아파트는 최신 거래가를 기준으로 저렴하면 금방 팔리고, 신고가 매물도 로열동, 로열층이면 쉽게 팔리는 상태”라며 “20억 원이 넘는 목동 단지 아파트는 거래가 쉽지 않지만, 15억 원 미만 아파트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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