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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700억대 과세 분쟁서 일부 승소…법원 "저작권 주체 아닌 서비스 매개자"

원천징수 의무 부정·조세회피 의혹도 기각, 글로벌 플랫폼 과세 기준 흔드나

2026.05.01(Fri) 18:21:38

[비즈한국] 700억 원대 법인세를 둘러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넷플릭스코리아)와 국세청의 분쟁에서 법원이 넷플릭스의 손을 들었다. 국내 법인을 콘텐츠 저작권 사용 주체가 아닌 서비스 매개자로 판단해 해외 법인에 지급한 수수료를 저작권 사용료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플랫폼의 수익 구조와 과세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세 당국의 항소 여부와 상급심 판단이 글로벌 OTT 기업에 대한 과세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과세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사진=이종현 기자

 

4월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서울특별시 중구청장, 종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과세 당국이 넷플릭스코리아에 부과한 법인세 762억 원 중 687억 원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인세를 둘러싼 넷플릭스코리아와 과세 당국의 갈등은 2021년부터 시작됐다. 국세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에서 2020년 4154억 원의 매출을 내고 법인세는 매출의 0.5% 수준인 22억 원만 납부하자, 2021년 넷플릭스코리아에 800억 원대 법인세를 추징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조세불복심판을 청구해 세금 반환을 시도했지만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이 추징한 세금 대부분을 인정했고, 넷플릭스코리아는 2023년 11월 행정법원에 세금 762억 원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쟁점은 저작권 주체와 수수료 성격이었다. 국세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네덜란드 법인에서 저작권을 받아 국내에서 행사하는 주체라며 원천징수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넷플릭스코리아는 해외 법인이 콘텐츠 제공 주체이며, 국내 법인은 구독 서비스를 재판매하는 유통 업체로 수익이 해외에서 발생하므로 원천징수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해외 법인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저작권 사용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5년 넘게 이어진 분쟁에서 법원은 넷플릭스코리아의 손을 들었다. 넷플릭스코리아를 저작권 사용 주체가 아닌 플랫폼 운영, 광고 등 보조적·부수적 역할을 하는 서비스 매개자로 판단하면서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가 지급한 비용을 콘텐츠 저작권을 사용한 대가로 보기 어렵다”며 “해외 법인이 국내 이용자에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대한 대가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자(ISP) 망에 설치한 캐시 서버(해외 서버를 복사한 전송 네트워크)에 대한 법인세 부과는 적절하다고 봤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캐시 서버를 ISP에 양도했으므로 자산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사용 목적을 고려해 넷플릭스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산이라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매출 대부분을 해외 법인에 넘기는 방식이 조세 회피라고 봤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최준필 기자

 

법원은 과세 당국이 제기한 조세 회피 의혹도 인정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매출 대부분을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로 잡아 해외 법인에 넘기는 방식이 조세 회피라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외 법인이 넷플릭스코리아를 매개로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 자체를 조세 회피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국내에서 실현된 과세 소득이 낮아 불합리한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국세청은 조세 회피 의혹으로 2020년 8월~2021년 5월 넷플릭스코리아를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종로세무서 등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넷플릭스코리아가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며 국세기본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국세청이 부과한 과태료는 대법원 판결까지 거쳐 2025년 10월 모두 취소됐다(관련기사 넷플릭스 과태료 처분 전부 기각…국세청 '법인세 780억' 본안에 올인).  

 

한편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글로벌 기업의 조세 회피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만큼, 과세 당국의 항소 여부와 최종 판결이 미칠 영향에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2025년 한국 시장에서 매출 1조 542억 원, 영업이익 203억 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법인세는 66억 원으로 매출의 0.6%에 그쳤다. 해외 법인에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로 매출의 81%(8539억 원)를 넘기면서 영업이익률이 매출 대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선고 이후 국내 언론에 “넷플릭스는 한국 조세법 및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한국 콘텐츠와 생태계에 장기 투자를 이어가며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 판결과 무관하게 한국 및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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