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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의정 한투연 대표 "공매도 피해 크면 '한국판 게임스탑' 실행"

3일 코스피200, 코스닥150 공매도 재개…"새 개인대주제도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2021.04.27(Tue) 16:33:37

[비즈한국] 공매도 재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될 때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싼값에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해 2020년 3월부터 금지된 지 1년 2개월 만에 ​공매도가 ​풀린다.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포함된 종목으로 한정돼 가능하다.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새로운 개인대주제도도 함께 시행된다.

 

현재 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과 지나친 우려라는 의견이 맞선다. 개인 투자자들의 모임인 한국투자자연합회(한투연) 정의정 대표는 시장 충격을 걱정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 하락을 촉발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 주장한다. 새 개인대주제도 역시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났다.

 

공매도 재개가 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과 지나친 우려라는 의견이 맞선다. 한국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시장 충격을 걱정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사진=김명선 기자


한투연은 정 대표가 2019년 10월 설립한 단체다. 주변에는 주식 투자로 인해 돈을 잃은 사람들뿐이었고, 원인이 되는 개인투자자들이 보호받기 힘든 주식 시장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서 정 대표가 모임을 꾸렸다. 과거 10여 명에 불과하던 인터넷 카페 회원은 현재 4만 5000명 정도로 늘어났다. 공매도 이슈와 관련한 대표적인 단체로 자리 잡으며 지난해 금융당국과 두 차례 회의도 했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정 대표는 단체행동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판 게임스탑’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공매도 피해를 많이 본 중소형 종목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커뮤니티 레딧 내 월스트리트베츠라는 게시판을 통해 게임스탑의 공매도 세력에 대항했는데, 한투연은 월스트리트베츠에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한투연 관계자들이 대응전략을 논의하는 상태다.

 

공매도로 인한 피해가 작다면 한국판 게임스탑 사태를 실행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지금으로선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정 대표 주장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문턱을 낮추겠다며 나온 금융위원회의 새로운 개인대주제도로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정 대표는 개인투자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의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정 대표는 ‘한국판 게임스탑’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운행한 ‘​공매도 폐지 버스’​. 사진=한국투자자연합회 카페


오는 3일부터 시행되는 새 개인대주제도는 개인에게 공매도용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는 6곳에서 17곳으로, 거래 규모도 205억 원에서 2조 4000억 원으로 늘어나도록 했다. 투자 경험에 따라 3000만 원, 7000만 원 식으로 개인 공매도 한도도 차등화된다. 또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계산 시 주식 대여 금액을 50%만 반영하기로 했다.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가 꽉 차서 개인 공매도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의도다.

 

개인투자자들의 권리를 한층 보장해준 제도이지만 정의정 대표는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50점에 그친다고 표현했다. 정 대표는 “개인투자자와 외인·기관투자자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못한 반쪽짜리 대책이다. 공매도 의무상환기간이 개인은 60일로 제한된 데 반해 외국인과 기관은 사실상 무제한이다. 신용도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한쪽에 너무나 유리하다. 담보비율 역시 외국인과 기관은 105%이고 개인은 140%다. 수익의 총량이 외국인과 기관의 경우 엄청나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는 “개인과 기관은 정보 면에서 실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능력에서는 편차를 인정하더라도 제도만이라도 평등하게 하자는 말”이라며 “무차입 공매도를 막겠다며 대차거래를 전산화한다고 했으나 공매도 비중이 높은 외국인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공매도 실시간 사전적발 시스템도 구축되지 않았고, 불법 공매도는 1년 이상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바뀌었지만 의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를 재개해 걱정이 크다”고 했다.

 

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3167.48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정의정 대표는 정확한 시점은 예측하기 어려우나 ‘주가 하락 쓰나미’는 반드시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 공매도가 금지됐다 재개됐을 때 지수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달라 공매도와 주가 하락과의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2008년과 2011년 우리나라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된 바 있는데, 2009년과 2011년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3개월과 6개월 뒤 코스피200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 답했다.

 

정 대표는 “공매도 세력 의지에 달렸다. 공매도 재개 직후 코스피 지수가 3000대 미만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당분간 주춤하거나 상승하다 하락할 수도 있다”며 “가장 큰 우려는 작년 봄 이후 현재까지 수백만 명 이상의 동학개미들이 새롭게 주식시장에 진입했고, 그 중에는 20·30세대들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만약 한꺼번에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일시에 모든 종목이 하락해 패닉 장이 형성돼 주식 경험이 많지 않은 세대들이 견디지 못하고 퇴출당하는 사태가 도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향후 굳이 공매도가 시장에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정 대표는 “폐지가 되는 게 최선이겠지만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안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니 우선은 공평하게 제도를 개선하자는 거다. 다만 공매도가 있는 한 기관과 외국인들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주가를 내리는 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공매도가 없어도 ‘곱버스(곱하기 인버스)’ 등 파생상품이 공매도 역할을 할 수 있다. 공매도가 없던 기간 동안 별다른 부작용이 안 나오지 않았나”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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