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은행이야, 편의점이야? 4만 편의점 '양적 확대'에서 '질적 진화' 경쟁 시작

금융, 바리스타, 주류 특화 매장 확대 추세 "특화 매장 매출, 일반 매장보다 50%가량 높아"

2021.09.20(Mon) 14:26:37

[비즈한국]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4만 2877개로 집계됐다. ‘한 집 건너 편의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편의점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과도한 출점 경쟁에 점포 간 출점 거리를 50~100m로 제한하는 자율 규약까지 마련됐다. 출점 거리 제한으로 점포 확장에 제한이 생기자 최근 편의점 업계는 특화 매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CU는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다음 달 중 서울 송파구에 ‘CU·하나은행 금융 특화 편의점’을 선보인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금융 특화 편의점, 바리스타 편의점…특화 매장으로 승부수

 

CU는 업계 최초로 상업자 표시 편의점(PLCS·Private Label Convenience Store) 모델을 선보인다. 상업자 표시 편의점은 최근 카드 업계에서 선보이고 있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와 비슷한 개념이다. 다양한 업종과 융합된 점포를 선보여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첫 모델은 금융 특화 편의점이다. CU는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다음 달 중 서울 송파구에 ‘CU·하나은행 금융 특화 편의점’을 선보인다. 매장에는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이 갖춰질 예정이다. 은행 상담원과 화상 연결이 가능하며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및 보안카드(OTP) 발급 등의 은행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다. 

 

CU 관계자는 “은행이나 다른 업종 및 서비스를 편의점과 융합하는 시도를 해보려 한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출점 부담을 줄이며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고, 편의점도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금융 특화 매장에 대한 고민은 GS25가 먼저 시작했다. GS25는 지난 5월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금융 특화 편의점을 오픈할 계획을 밝혔다. 은행 지점이 적은 외진 곳, 도서 지역 등에 먼저 금융 특화 편의점을 만들고, 은행과 GS25의 상품 및 서비스를 연계한 MZ세대 대상 특화 상품 등을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GS25 관계자는 “현재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준비 중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오픈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가 특화 매장 확대에 적극적인 이유는 매출 상승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마트24의 특화 점포인 ‘이마트24 리저브’는 일반 매장 대비 30~50%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이마트24 리저브 매장은 주류 특화 매장, 경영주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 카페처럼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 매장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매장 내에서 삼성, 애플 등의 스마트기기 및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3300여 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2017년부터 리저브 매장을 운영했는데 당시에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강점으로 내세운 매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오픈하는 신규 점포의 인테리어 수준이 올라가면서 올해부터는 리저브 매장을 특화형 매장으로 구성하게 됐다”며 “특화형 매장의 경쟁력이 높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리저브 매장을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술이 늘어나며 편의점 업계는 주류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24 주류 특화 매장의 모습. 사진=이마트24 제공

 

#홈술 트렌드 맞춰 와인 특화 매장 확대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주류 특화 매장이다. 특히 다양한 와인을 취급하는 와인 판매 점포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홈술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편의점의 와인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이마트24에서 판매된 와인은 약 176만 병이다. 2019년 한 해 동안의 판매량인 65만 병의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년간의 와인 판매량(173만 병)도 8개월 만에 넘어섰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집에서 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주류를 찾는 고객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 판매가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GS25는 올해 초부터 주류 특화 매장의 운영을 시작했다. 주류 특화 매장은 기존 점포 대비 와인, 맥주, 양주 등의 주류 판매 품목이 10~20배 많다. GS25 측은 지난해 7월 선보인 주류 스마트 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나자 곧바로 주류 특화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와인25플러스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와인을 선택하고 구매하면 원하는 GS25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다. 

 

GS25 관계자는 “와인25플러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상품, 고객, 지역 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를 토대로 어떤 지역에서 주류 매출에 대한 잠재력이 높은지 등을 예상할 수 있게 됐다. 가능성이 있는 매장은 주류 특화 매장으로 재정비해 운영한다”면서 “현재 1000여 개의 주류 특화 매장을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2000개 수준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U는 전국에 약 1400개의 주류 특화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선보인 주류 특화 매장에는 다양한 와인이 갖춰져 있으며 와인과 곁들이기 좋은 안주 등도 함께 선보인다. CU 관계자는 “편의점 판매 주류 중 와인의 매출 신장률이 눈에 띄게 높다”면서 “8월 말 기준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113.4%로 나타났다. 매출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와인을 찾는 고객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술을 즐기며 편의점에서 주류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주류 특화 매장을 이용하면 판매하는 상품 수가 다양해 쇼핑하기 편하고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은 이미 편의점과 금융이 결합한 형태나 다양한 행정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식의 특화 매장을 다양하게 운영 중에 있다”며 “국내 편의점도 소비자 분석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구성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 추세다.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소비자 특성에 맞춘 특화 매장 등을 확대한 맞춤형 매장 등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K제약 스토리] 대기업의 바이오 신약 도전이 쉽지 않은 까닭
· 공구, 중고차, 구인구직…상표로 살펴본 당근마켓 사업 다각화 전략
· 현대백·신세계 주춤한 새 한샘 품은 롯데…유통강자들의 '홈퍼니싱' 격돌
· 코로나로 인기 급등한 '타운하우스', 지금 사도 될까
· 동네가게 채널·당근페이 도입한 당근마켓, 배달 시장까지 넘보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