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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평화 평화…명동성당서 맞는 성탄 축제

24~26일 어려운 이웃과 사랑 나누는 겨울축제 열려…신자 아니어도 명동성당 둘러볼 수 있어

2021.12.21(Tue) 17:46:05

[비즈한국]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성탄절은 돌아왔다. 어느 때보다 신의 축복이 필요한 요즘, 아이의 손을 잡고 서울 명동성당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마침 명동성당에서 24일부터 26일까지 성탄축제를 진행한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성당 앞 장미공원을 거닐며 합창단의 캐럴을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테니 말이다. 

 

성탄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는 겨울 축제는 24~26일 명동성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빛의 장미정원이 조성된 명동성당 일대.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1 명동, 겨울을 밝히다

 

이번 명동성당 성탄 축제의 제목은 ‘2021 명동, 겨울을 밝히다’. 이름처럼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조명이 명당성당 입구에 설치됐다. 성탄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는 겨울 축제는 24~26일 명동성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성당과 이웃한 가톨릭회관 앞 광장에서는 24일 오후 6~9시, 25·26일 오전 11시~오후 9시 성탄마켓이 열릴 예정이다. 신부님들이 직접 음료를 만들어 팔고, 청년 작가들이 수공예로 가톨릭 성물과 공예품을 선보인다. 

 

광장에는 10여 개의 축제 부스와 소원을 적어서 매달 수 있는 희망나무도 설치된다. 누구나 희망나무에 소원을 매달고 리본 값을 기부할 수 있다. 이렇게 모아진 기부금과 희망 메시지는 가톨릭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 전달될 예정이다. 명동성당 입구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장미정원이 조성됐다. 축제 기간에 이곳에선 ‘서울 브라스 사운드’, ‘cpbc 소년소녀합창당’,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 등이 캐럴을 부른다. 

 

겨울 축제를 맞아 명동성당에 조성된 조형물.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가톨릭회관 광장과 성당 입구에서 성탄 축제를 즐긴 후에는 명동성당을 찬찬히 돌아보자. 하늘을 향해 찌를 듯 솟아오른 명동성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딕 양식이다. 중세 유럽에서 생겨난 고딕양식은 뾰족한 첨탑이 특징인데, 이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신앙심을 표현한 거란다. 예수님이 죽은 지 사흘 만에 땅속 무덤에서 부활해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이야기를 건축 양식을 통해 형상화한 것이기도 하다. 

 

서양의 중세 천년을 지배한 기독교는 서양 문명의 기초를 이루었다. 서양의 역사와 문화는 기독교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불교를 아는 것이 우리 역사 이해의 필수 조건이라면 기독교를 이해하는 것은 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인 셈이다. ‘서학’이라는 이름으로 이 땅에 처음 들어온 기독교는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낼 정도로 탄압을 받았으나, 이후 한국 사회에 자리를 잡았다. 그 중심에는 명동성당이 있었다. 

 

명동성당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딕 건축물이다. 하늘을 향해 찌를 듯 솟아오른 고딕양식은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신앙심을 표현한 것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우리나라 가톨릭의 상징, 명동성당

 

명동성당의 정식 명칭은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이다. 보통은 줄여서 ‘명동대성당’ 혹은 ‘명동성당’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천주교를 대표하는 성당으로 1898년 ‘종현성당’이란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공사할 때부터 구경꾼이 몰려들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준공 이후에는 ‘뾰족집’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장안의 명물이 되었다고 한다. 

 

명동성당이 자리한 명동은 조선 시대 명례방에 속한 지역이었다. 천주교가 들어온 뒤에는 이곳에서 서양 선교사들이 비밀리에 포교를 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활동하기도 했다. 명동성당 터는 순교자 김범우의 집이 있던 곳으로, 조선의 개국 이후 천주교가 선교의 자유를 얻자 프랑스인 블라주교가 성당을 짓기 위해 구입했다. 

 

명동성당 내부. 미사 시간만 피한다면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역시 프랑스인이 코스트 신부가 설계한 명동성당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벽돌을 쌓은 교회다. 건축에 사용한 벽돌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으로 붉은색과 회색 두 가지 색깔에 20가지가 넘는 모양이라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벽돌을 사용해서 아름답고 조화로운 건물을 완성한 것이다. 한반도에 처음으로 지어진 고딕양식 건물인 명동성당은 군사독재 시절에는 민주화 운동의 성지였다. 서슬이 퍼런 독재정권도 한국 천주교의 총 본산인 명동성당까지 들어오지는 못했다. 

 

미사 시간만 피한다면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무지개 모양의 높은 천정과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보기만 해도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제단 아래쪽 지하 성당에는 천주교 박해 때 희생당한 분들의 유해를 봉안하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보기만 해도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명동성당 

△주소: 서울시 중구 명동길 74

△문의: 02-774-1784

△관람시간: 상시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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