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그동안 소문으로만 회자되던 한화에어로의 ‘천무 3.0’ 핵심 장비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장비는 ‘L-PGW’라는 이름의 자폭 드론으로, 천무 로켓 및 미사일과 결합해 장거리 공격 무기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 개념이 적용됐다. L-PGW와 천무 3.0은 2028년까지 개발 완료 후 한화에어로의 차세대 핵심 수출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11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에서 한화에어로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신개념 미래무기 ‘L-PGW’를 처음 선보였다. 원래 천무 다연장로켓(MLRS)은 80km 사거리 GPS 유도로켓 CGR-80을 탑재해 적의 고정 진지와 표적을 타격하는 무기로 개발됐지만, 한화에어로는 10여 년간 천무의 기능 확장과 진화를 지속해왔다.

천무의 첫 번째 개량형은 수출형 지대지 미사일 CTM-290 탑재였다. 이는 고정형 발사대에서 사용하는 KTSSM-1과 유사한 구조를 갖춘 미사일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준수하는 수출형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폴란드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량 수출 중이며, 한국 육군은 이를 개량한 KTSSM-2를 천무 발사대에 운용할 예정이다.
천무 2.0 단계에서는 280mm급 신형 미사일 CTM-MR과 CTM-ASBM이 개발 중이다. CTM-MR은 수출국 요청에 따라 사거리 160km를 갖춘 중형 미사일이며, CTM-ASBM은 노르웨이 등에서 요구한 해상 표적, 전투함 타격용 적외선 유도 대함 탄도미사일이다. 기존 CTM-290은 천무 1대에 2발만 장착할 수 있었지만, CTM-MR과 CTM-ASBM은 8발까지 탑재 가능해 사거리와 동시 타격 능력을 크게 개선했다.
그러나 천무 3.0의 진정한 혁신은 로켓이 아닌 드론이다. 이번에 공개된 L-PGW(Loitering Precision Guided Weapon)는 자폭드론 또는 배회형 탄약(Loitering Munition)으로, 천무 로켓에 드론을 탑재해 원거리 드론 무기 체계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해외 경쟁체계인 독일 라인메탈의 GMARS, 이스라엘 KMW의 PULS 등도 유사한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천무 3.0은 로켓-드론 하이브리드 개념을 처음으로 실제 시스템화한 것이 차별점이다.
L-PGW는 천무 로켓 탄두 대신 탑재되어 적진에 빠르게 침투한 후 로켓에서 분리, 드론 모드로 비행하는 복합형 무기다. CGR-80 로켓에는 1발(L-PGW 100), CTM-290 미사일에는 3발(L-PGW 300)이 탑재된다. 로켓 추진 구간에서는 고속으로 적진 상공에 진입한 뒤, 드론이 분리돼 배회 모드로 전환된다. L-PGW에는 표적을 자동 식별하는 AI 기능과 초소형 위성통신 장치가 탑재돼 먼 거리에서도 실시간 조종 및 타격이 가능하다. AI 기반 자동표적식별(ATR) 기능을 통해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대(TEL) 등 고가치 이동 표적을 우선 식별·타격하며, 여러 표적 중 가장 중요한 목표를 자동으로 선택한다.
드론은 고기동성과 장시간 체공이 동시에 요구되므로 독특한 접이식 날개 설계를 채택했다. 일반 배회형 탄약이 두 개의 직선형 날개를 사용하는 반면, L-PGW는 접이식으로 수납되는 두 쌍의 날개를 적용해 높은 양력과 빠른 돌입 속도를 구현했다. 추진 방식은 전기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했다.
L-PGW의 또 다른 강점은 ‘폭격 피해 평가(BDA)’ 기능이다. 일부 L-PGW는 탄두 대신 위성통신 중계장비를 탑재해 다른 L-PGW의 타격 결과를 실시간으로 지휘소에 전달한다. 이를 통해 표적 파괴 여부에 따라 후속 미사일 발사를 조정하거나 CTR-ASBM 대함 탄도탄과의 협업으로 해상 전력 타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는 L-PGW의 개발을 이미 진행 중이며, 2028년쯤 실물 공개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는 해외 수출용으로 개발 중이지만, 한국군이 천무 다연장 로켓에 이를 적용할 경우 북한 기갑부대, 이동식 탄도미사일 등 고가치 시한성 표적 타격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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