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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 부장에 고함] '우리들의 차차차' 속 1분 눈 마주보기의 비밀

눈은 상대방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마음의 창…특별한 힘 연결되는 과학적 근거도 존재

2022.10.31(Mon) 17:10:55

[비즈한국] 연애했을 땐 눈빛만 봐도 심장이 녹아내릴 것 같이 마음이 ‘심쿵’했던 커플. 그랬던 커플이 결혼 후엔 두 눈 따위는 쳐다보지 않는 무심한 부부관계가 된다. 그렇게 부부가 되어 스킨십이 줄어든 부부, 소통이 어려워진 부부 커플의 댄스 스포츠 도전기를 담은 tvN의 예능 ‘우리들의 차차차’가 방영을 마쳤다. ‘우리들의 차차차’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관계가 소원해진, 연예인 부부들이 스킨십을 해야만 배울 수 있는 댄스 스포츠를 통해 다시 한번 부부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사진=tvN ‘우리들의 차차차’ 캡처

 

‘부부에게 춤바람이 분다’는 홍보 카피로, 대놓고 ‘부부 춤바람’을 화제 선상 이슈에 올린 ‘우리들의 차차차’의 출연진은 홍서범&조갑경, 라이머&안현모, 배윤정&서경환, 트루디&이대은, 윤지민&권해성 부부다. 강의 첫날, 이들 부부를 가르칠 스포츠 강사는 강의에 참석한 연예인 부부들에게 “댄스 스포츠는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운동”이라고 말하며 “아무리 내가 혼자 잘해도 의미가 없으며, 내 파트너와의 합이 맞아야 잘할 수 있는 스포츠이고, 바로 이것이 댄스 스포츠의 묘미”라고 했다.

 

결론은 댄스 스포츠는 “바라보고, 호흡하고, 느끼고 같이 가야 하는 운동”이란다. 그런 의미에서 댄스 스포츠 강사는 상대방과의 댄스 스포츠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작이 ‘아이 콘택트’라고 했다. 그 말과 함께 강의 첫날 이들 연예인 부부들에게 ‘말을 하지 않고 1분 동안 상대를 쳐다보는 미션’을 주문했다.

 

댄스 스포츠 강사의 주문에 프로그램에 출연한 부부들이 순서대로 나와 두 손을 맞잡고 말없이 서로의 눈을 1분간 쳐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상 부부관계 안에서 그런 경험을 하는 이들이 거의 없기에, 연예인 부부들 모두 쭈뼛쭈뼛한 분위기로 서로의 눈을 어색하게 쳐다봤다. 대부분 처음에는 어색함이 쑥스러워서 키득키득 웃다가 점점 서로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커플들. 더 놀라운 건 1분간의 눈 마주침으로 이들 부부는 두 눈을 마주 본 상대방에 대해 자신도 말할 길 없는 뭉클한 마음에 젖어 든다는 것이다.

 

사진=tvN ‘우리들의 차차차’ 캡처

 

‘1분간의 말 없는 눈 마주침’을 통해 “29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 조갑경의 눈을 가장 길게 바라봤다”는 홍서범은 “처음에는 웃겼는데 그렇게 한참을 (아내 눈을) 쳐다보니 여러 가지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그 짧고도 긴 1분 동안, “아내가 짠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며 아내 조갑경에 대한 속내를 처음 내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가장 놀라울 정도의 감정의 폭발이 있었던 ‘1분 눈 마주침’의 주인공은 랩퍼 트루디와 전 야구선수 이대은 부부였다. 강의 첫날 이대은의 바쁜 스케줄로 인해 눈 마주침 미션을 할 수 없었던 이들 부부는 스튜디오 녹화장에서 미처 하지 못한 ‘1분 눈 마주침’을 시도했다. 역시나 다른 부부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부부도 1분 초반대에는 서로의 눈을 쑥스러운 듯 마주 보며 웃는다. 놀라운 반전은 겸연쩍은 듯 웃던 남편 이대은의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지더니, 이윽고 아내 트루디의 손 위에 그가 얼굴을 맡기고 흐느끼기 시작한 것. 당시 본인의 이기적인 태도 때문에 프로그램 내에서는 트루디의 속상한 사연이 소개되었던 상황이었는데, 그런 아내의 힘듦이 눈에서도 느껴지고 전달이 되었던 걸까. 그는 울면서 트루디에게 “너무 고생했다”는 말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런 남편의 솔직한 마음을 읽게 된 트루디 역시 스튜디오에서 이대은을 따듯하게 포옹해 주었다.

 

사진=tvN ‘우리들의 차차차’ 캡처

 

순간, 어색한 시작이지만 끝은 서로의 마음에 공감하고 읽어내는 뭉클한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이들 부부의 ‘말 없는 눈 마주침’의 행위에 이상한 전율 같은 것이 느껴졌다. 흔히들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일컫는데, 그게 과연 맞는 말인 걸까? 상대를 의식하는 ‘눈 마주침’의 행위 자체가 참으로 신기해서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로 사람과 사람의 눈 마주침에는 특별한 힘이 연결되고 전달되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었다.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의 사다토 노리히로 박사팀의 연구결과를 담은 ‘eNeuro’에 등재된 논문의 MRI 실험 결과가 그 증거인데, “사람이 다른 사람의 눈을 집중해 바라보면 뇌가 상대의 동일한 영역과 동시에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눈 마주침의 행위가 타인을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실험 결과였다.

 

이런 실험의 사례까지 살펴보게 되니 누군가의 눈을 집중해 마주 보는 행위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보듬는 소통창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가까운 누군가와 소통이 어렵고 대화가 어려운가. 그렇다면 그 상대와 대화를 시도하기에 앞서 그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는 1분간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때론 백 마디의 위로보다 한 번의 따뜻한 포옹과 같은, 무언의 어루만짐이 관계에 엄청난 힘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생각한 상대의 눈을 찬찬히 바라보시길. 그 그윽한 눈빛 한 번에 대화로는 맞닿을 수 없는 공감에 이르러, 서로의 관계가 더 깊게 영글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게다.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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