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IGA)웍스가 약 100억 원을 투자한 디지털 광고 자회사 디지털퍼스트가 미디어렙 사업에서 철수한다. 디지털퍼스트는 최근 내부적으로 사업 종료 방침을 공유했으며, 인력 운영과 관련한 후속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형만 놓고 보면 의외의 결정이다. 디지털퍼스트는 광고 집행액 기준으로 연간 1000억 원 안팎의 물량을 취급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감사보고서상 실제 매출(영업수익)은 2024년 기준 약 64억 원에 그쳤다. 광고비를 대행·중개하는 미디어렙 구조상 거래 규모와 회계 매출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하는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 디지털퍼스트는 2024년 영업손실 27억 원, 당기순손실 4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도 33억 원 수준의 순손실을 냈던 터라, 4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누적 손실이 쌓이면서 2024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 결손금은 약 79억 원으로 확대됐다.
재무 구조도 빠르게 위축됐다. 2024년 말 자산 총계는 약 217억 원으로 전년(433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자본총계 역시 84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채권과 대행미수금이 크게 줄면서 외형은 축소됐고, 적자 누적의 영향으로 자본 완충력도 약해졌다.
모기업인 IGA웍스는 이러한 재무 흐름을 감안해 자회사 구조 전반을 재점검했고, 미디어렙 사업 정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단을 단기 실적보다는 그룹 전체의 재무 안정성과 중장기 전략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해석한다. 적자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사업을 유지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에 자원을 재배치하겠다는 것으로 본다.
디지털퍼스트 경영진 역시 사업 지속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는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독립 운영 방안도 거론됐지만, 최근 광고·미디어 업계 전반의 투자 심리 위축과 미디어렙 사업에 대한 평가 하락 속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았던 상황이다.
현재 회사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여러 정리 방안을 공유한 상태다. △2월 이후 계약직 형태로 전환해 사업을 정리한 뒤 퇴직 처리하는 방안 △희망퇴직하는 방안 △IGA웍스 계열사로의 이직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계열사 이동의 경우 별도 면접 절차를 거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개별 기업의 실패라기보다 디지털 광고 시장 구조 변화의 단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잖다. 광고 예산이 구글·메타·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으로 직접 집행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광고 판매와 운영을 중개하는 미디어렙 사업의 수익성 자체가 구조적으로 압박받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광고 시장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국면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광고 집행액이 크다고 해서 곧바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미디어렙 구조에서는 사업 지속 여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건강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핫클릭]
·
[통신 리더십 격변] ① SKT 정재헌, 위기관리형 CEO 첫 과제는 'AI 수익화'
·
'챗GPT 기기 나온다' 웨어러블 AI 이번엔 성공할까
·
현대건설·코오롱인더스트리, 재생에너지 PPA 추진…RE100 '해법' 될까
·
'제2 LG엔솔 사태?' LS 에식스솔루션즈 '쪼개기 상장'에 소액주주 반발
·
[데스크칼럼] 주가·환율·금리 '동반 상승' 한국 경제에 무슨 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