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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청약 경쟁률 5.45 대 1' 둔촌주공, 흥행 참패냐 선방이냐

상반기 서울 평균의 5분의 1 수준…"시장 상황 등 고려하면 선방한 셈" 의견도

2022.12.09(Fri) 14:13:18

[비즈한국]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일반공급 청약이 평균 경쟁률 5.45 대 1로 마감됐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리며 수도권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음에도 한 자릿수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최근 주택 시장 침체와 내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견본주택. 사진=박정훈 기자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일~8일 총 3695가구를 모집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아파트 일반공급(1·2순위) 청약에는 2만 153명이 지원해 평균 5.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일 분양가 9억 원 미만 소형 주택(29~49㎡) 1091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의 평균 경쟁률(3.3 대 1)보다 높았지만 두 자릿수 경쟁률은 넘어서지 못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 물량은 16개(29~84㎡) 주택형 4786가구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 경쟁률은 올해 상반기 서울권 청약 경쟁률을 한참 밑돈다.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평균 29.4 대 1로 이번 청약 경쟁률에 비해 5배 이상 높다. 같은 지역에서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파크솔레이유’ 아파트는 평균 15.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청약 성적이 부진한 것은 3.3㎡당 평균 3829만 원으로 책정된 높은 분양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강동구 둔촌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4594만 원으로 이번 분양가를 한참 웃돈다. 하지만 청약 대기자의 관심이 높은 국민평형(84㎡)이 분양가 12억 5710만원~13억 2040만 원으로 책정돼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청약 열기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정부는 지난 10월 중도금 대출이 제한되는 기준선을 분양가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6년 만에 조정했다. 84㎡​형은 이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의 25%(1237가구)를 차지한다.​

 

한 시민이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견본주택을 방문관람하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경기 침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올렸다. 올해 4월과 5월, 7월, 8월, 10월에 이은 여섯 번째 인상 결정이다. 9월 기준 시중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9%로 한 달 새 0.44%포인트 높아졌다. 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주택 매매 가격은 올해 6월(-0.01%, 한국부동산원 기준) 하락 전환해 10월까지 1.61% 내렸다. 올해 10월 우리나라 주택 거래량은 3만 2173건으로 지난해 10월 7만 5290건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은 재건축단지로 청약 물량에 들어가는 마감재품질이 조합원 물량에 비해 떨어진다. 조합원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가려면 옵션 비용으로 거의 1억 원 이상 투자해야 하는데 청약 대기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동 다수가 1층이 빈 필로티 구조여서 난방이 취약한 1층(사실상 2층)에 배정된 청약 당첨자는 실제 계약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사 지연으로 예정보다 조합원 입주권이 빨리 풀린 것도 작용했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하지만, 조합원이 10년 이상 주택을 소유하면서 거주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착공일로부터 3년 이상 준공하지 않은 정비사업 토지를 3년 이상 소유하고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팔 수 있다. 둔촌주공 착공일은 2019년 12월 3일인데, 조합과 시공사의 분쟁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청약 시점에 조합원 입주권 매도가 가능해졌다. 조합원 물량은 청약 물량보다 선호 동(층)에 배정되고 발코니 확장 등 유상 옵션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일부 주택형은 주방 구조가 청약 대기자들 사이에서 구설에 올랐다. 타워형인 전용면적 84㎡E(563가구)형과 59㎡C(149가구)형 가구의 주방 간 창문 거리가 3m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거실 창과 맞통풍 구조를 만들고자 원안설계에 없던 주방 창문을 뚫었는데, 마주보는 세대의 주방 창문과 거리가 너무 가까워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일반청약에서 84㎡E형과 59㎡C형은 각각 4.05 대 1, 6.7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이슈가 된 것에 비해서 청약 실적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택 경기 침체로 매수 심리가 바닥을 찍는 시장 상황과 59㎡·84㎡를 제외하면 절반 정도가 소형 물량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서울 일반분양 물량이 2000여 가구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4700여 가구 수요를 받아들인 것도 점수를 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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