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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금융은 공공재" 발언에 '관치' 논란 번진 까닭

우리금융 회장만 초대 안 해…금융권 "명백한 경고, 이전 정부보다 관치금융 강화" 볼멘소리

2023.02.06(Mon) 09:45:14

[비즈한국] 지난 30일 금융위 보고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회사들에 대해 ‘공공재’라고 규정한 발언이 금융권에서는 계속 거론되고 있다. 발언 후 일주일 동안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관 출신의 임종룡 신임 회장이 임명됐고, 금융위원회는 윤 대통령이 지적한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governance)’ 관련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등 구체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기존 은행장·회장의 능력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상장사들이 대다수인 은행들의 주인은 ‘없는 것’이 아니라 주주들”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금융위 업무보고.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만 빠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만 쏙 빼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 업무보고를 받으며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업무보고에 참석했던 조명현 고려대 교수(전 한국지배구조원장)가 “KT, 금융지주 등 소위 소유분산 기업들은 현직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시기가 올 때마다 연임 관련 잡음이 계속된다. 소유분산 기업에서 계속되는 현직 CEO의 ‘참호 구축’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에 윤 대통령이 공감하면서 한 발언이었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가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책임 있는 경영을 이끌어내는 의결권 행사 지침)와 관련해서도 “은행과 같이 주인이 없거나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정부의 경영 관여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렇게 한 것인데, 과거 정부 투자기업 내지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소위 스튜어드십이라는 것이 작동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발언을 빼더라도 이미 참석자 명단에서부터 윤석열 정부의 ‘지침’이 엿보였다. 연임 의사를 놓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아예 초대를 받지 못한 것.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장들은 모두 초대를 받았는데 우리금융지주는 빠졌다. 당시 행사에 동행한 한 실무진은 “우리금융지주만 초대하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및 인사 추진 방향을 잘 보라는 경고 아니었겠냐”고 귀띔했다. 

 

#“주인 없는 게 아니라 주주가 주인” 반발 

 

윤 대통령이 거버넌스와 스튜어드십을 거론하자 금융위원회도 곧바로 조치에 나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세훈 사무처장을 중심으로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후속 대처 마련에 나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이 사안에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금융 인사를 놓고 관치 논란이 제기되자 “내치는 주인도 없는데 CEO가 우호적인 세력만 주변에 세워놓고 계속해서 그들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인사하는 건 맞느냐”고 반박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겨냥해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금융위 보고자리 사흘 뒤인 3일 임종룡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신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임명되며 금융지주사 CEO 인사는 모두 물갈이가 확정됐다. 임 내정자는 회장 임명 후 “조직혁신과 신(新)기업문화를 정립하겠다”며 주인 없는 기업에서 ‘주인’ 노릇을 한 금융지주 회장의 전횡을 바로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반발 섞인 반응이 나온다. ‘주인이 없는 회사’가 아니라, ‘주주가 주인인 회사’라는 지적이다. 4대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처럼 오너 일가가 없을 뿐이지 우리금융지주부터 KB와 신한, 하나금융까지 다 상장사이므로 주주가 주인이다”며 “금융지주 회장을 임명하는 기존 시스템이 금융당국과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오히려 회장들의 전횡이 더 강해진 것도 있는데 왜 앞선 정부에서 임명한 회장들을 문제 삼기 위해 금융을 ‘공공재’라고 규정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금융 공기업 관계자 역시 “이번 정부 들어 정부 행사에 금융권 인사들을 더 자주 부르고, 금융위나 금감원에서 나오는 발언들도 ‘불편한 기색’을 더 잘 내비친다”며 “앞선 정부에 비해 ‘관치’가 더 강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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