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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체질 개선 나선 롯데하이마트 하반기 전망은?

3년간 점포 99개, 직원 1000명 감소…흑자 전환 성공했으나 업황 반전 쉽지 않은 상황

2023.09.01(Fri) 17:53:36

[비즈한국]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롯데하이마트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업계 불황에 차별화 실패까지 겹쳐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만큼,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 전반을 뜯어 고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정통 롯데맨 출신으로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두었다. 다행히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한시름 놓았지만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구조조정에 대한 내부 반발도 거세 수익성 개선 전략이 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첫 적자를 기록한 롯데하이마트가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서울의 한 롯데하이마트 매장. 사진=연합뉴스

 

#리뉴얼로 매장 ​수 20% 줄어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재단장(리뉴얼)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먼저 비효율 점포 문을 닫고 초대형 체험형 매장을 개점하며 점포 구성을 바꾸고 있다. 실제로 매장 수는 축소되는 추세다. 지난해 매장 리뉴얼로 40여 곳이 폐점했고 올해 1·2분기에는 각각 12개 지점이 영업을 종료했다. 공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466개였던 매장 수는 2020년 말 448개로 줄었고, 2021년 말 427개, ​2022년 말 391개, 올해 6월 말 기준 367개로 감소했다. 점포 수만 두고 보면 3년 반 동안 전체 점포의 20%가 넘는 99개 매장이 줄어든 것이다.

 

대신 롯데하이마트는 내년 말까지 점포 100여 곳을 리뉴얼 하는 계획을 세웠다. 구매 빈도가 높은 생활·주방가전, 모바일 상품군을 강화하고, 상권별 생활밀착형 상품기획(MD)에 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불경기에 수요가 꺾이는 대형가전보다 고객 접점을 키울 수 있는 상품군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올 상반기 6곳이 재정비를 마쳤고 하반기까지 40여 개 점포를 대상으로 리뉴얼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는 대형 체험 매장 메가스토어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 재편을 진행 중이다. 잠실 메가스토어 1호점. 사진=연합뉴스

 

동시에 특화 점포를 키우고 있는데 2020년 잠실에 1호점을 선보인 대형 체험 매장 ‘메가스토어’가 그 중심에 있다. 메가스토어는 일반 매장과 달리 단층이 아닌 2~3층 규모(500평 이상)로 캠핑존, 인테리어존, 카페 등을 갖추고 다양한 상품 수요를 폭넓게 수용하는 게 특징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재편의 경우 상품 라인업 확대, 상권에 맞춘 MD 개선, 라이프스타일 위주의 집객력이 강한 콘텐츠 도입 등으로 오프라인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채널은 직매입 중심으로 재편하면서도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 기준을 새롭게 세웠다. 롯데쇼핑 출신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신임 대표의 직매입 유통 경험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취임 직후 남 대표는 상품운영부문을 대표 직속으로 신설해 재고 통제에 나섰다.

 

상품 트렌드와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권별 맞춤형 MD 개선 작업이 진행됐는데,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물류 및 상품 재고 관리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2분기 재고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온라인 채널을 오프라인 전시 상품을 판매하는 루트로 활용하고 사후 관리 등에도 집중하고 있다.

 

#흑자 전환 성공…​​장기 실적 개선·내부 반발은 과제

 

이 같은 전략이 영업이익 신장에 기여하면서 롯데하이마트는 올 2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공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은 7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 원)보다 3000% 넘게 신장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사업 전 분야에 걸친 수익 건전화 작업의 영향으로 반등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하이마트 사옥 전경. 사진=박정훈 기자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3조 33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8% 감소했고 52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소비 침체와 더불어 이사·혼수 감소로 가전 수요가 줄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올해 2분기에도 매출액은 전년(8875억 원)보다 4분의 1 가까이 감소한 67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가전 업황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가전 시장이 침체됐고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하반기에도 업황의 반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가전양판 업계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은 백화점에, 중소형·가성비 가전은 이커머스에 주도권을 뺏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 영향까지 더해졌다고는 하지만 업황을 타개할 만한 대안은 뚜렷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첫 적자의 길에 들어섰다. 2012년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롯데쇼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롯데하이마트로서는 뼈 아픈 경험이다. 이 시기 삼성프라자에 업계 1위 자리도 내줬다.

 

하이마트 노조 집회 현장. 사진=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대대적인 점포 재편과 인력 감축에 대한 내부 반발도 상당하다. 롯데하이마트 노조는 회사가 적자를 직원들의 책임으로 떠넘겼다고 주장한다.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직원들에게 권고사직과 퇴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TV광고, 지점 판촉비, 행사비 등을 축소해 이익 내기에 급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롯데하이마트지회 측은 “무능력한 영업 정책으로 온라인 매출 실패, 경쟁력 있는 오프라인 매장 폐점, 무분별한 판촉비 축소로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점포가 폐점 및 리뉴얼되는 과정에서 인력 규모는 크게 줄었다. 2019년 말 4010명(기간제 근로자 포함)이던 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3033명으로 축소됐다. 구조조정 3년 넘게 매년 120~300명 규모가 감소했다.

 

사측은 점포 리뉴얼이 매장을 축소하기 위한 전략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내실을 탄탄히 하기 위해 전반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이 핵심”이라며 “현실적으로 상권이 중복되는 매장을 모두 리뉴얼 할 수는 없다. 매장 폐점은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뒤따르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점포 임대료, 상주 인력 등으로 인한 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프라인 점포의 구조조정 자체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거점형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채널, 사후 서비스와 어떻게 연계할지가 중요한 문제다. 오프라인에서 소비자 체험을 유도하고 자사 온라인몰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등 다른 채널로 이탈하지 않도록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오프라인에서 비용을 줄인 만큼 온라인에서 다시 투자를 해야 경쟁이 가능하다. 단순 감원보다 온라인 인력으로의 재배치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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