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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비트코인캐시 급등락의 배후…'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비트코인 '채굴 진영' 균열…플랫폼 놓고 주도권 싸움

2017.11.14(Tue) 09:16:32

[비즈한국] 지난 8일 850만 원까지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이 슬금슬금 떨어지더니 10일 밤이 되자 폭락, 12일 낮 시간에는 650만 원선까지 추락했다. 비트코인이 900만 원을 넘어 1000만 원 고지를 달성할 거라던 투자자들은 통곡했다.

 

같은 시기 70만~80만 원을 맴돌던 비트코인캐시는 위로 폭주하기 시작하더니 10일 120만을 뚫고 12일 285만 원(빗썸 기준)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캐시는 지난 8월 1일 비트코인으로부터 분리해 나온 새 가상화폐다. 8월 말에도 300% 안팎의 급등세를 연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불과 나흘 새 400%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다가 거짓말처럼 200만 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 불과 5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 시간 비트코인은 700만 원선을 회복했다. 이 사이 글로벌 가상화폐 총 투자금은 2000억 달러(약 224조 원)에서 큰 변동은 없었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간에 거대한 자금 이동이 있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지난 9월 이후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의 기축통화로 굳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의 선물 상품을 올해 안에 출시하겠다고 밝히자 입지는 더욱 굳건해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증권·원자재 거래가 이뤄지는 CME가 블록체인 상품을 만든다는 것은 주류 금융 상품 시장에 진입한다는 뜻이다. 이더리움 등 여타 가상화폐에 투자됐던 돈이 비트코인으로 쏠리며 가격이 급등한 것은 당연지사. 600만 원대에서 800만 원대로 오르는데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가상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은 ‘블록체인기술’ 진영과 ‘채굴(코인)’ 진영, ‘거래소’ 진영이다. 시가총액이 가장 큰 비트코인, 그 중에서도 채굴 진영이 가장 영향력이 크고 시장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그런데 채굴 진영에 균열이 발생했다. 7월 비트코인의 하드포크(업그레이드를 위한 체인 분리)의 일종인 세그윗(결제 처리 용량을 늘리는 등의 목적으로 블록에서 서명 분리) 문제를 둘러싸고 세계 최대의 채굴업자인 중국의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우 대표는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의 30%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비트코인에서 분리해 만든 것이 비트코인캐시다.

 

최근 비트코인이 또 다시 세그윗2X 문제로 분열될 조짐을 보이자 채굴업자들은 발을 빼기 시작했고 하드포크 계획은 보류됐다. 하드포크가 이뤄지면 일반적으로 코인 채굴량이 줄기 때문에 코인 가격이 오른다. 투자자들은 실망하고 대안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비트코인캐시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 대표로서는 이 기회를 이용해야 했다. 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이 올라야 채굴 장비도 많이 팔리는 까닭에서다. 또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올라 시가총액이 늘어나면 가상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인 로저 버(Roger Ver)는 자신이 운영하는 가상화폐 정보업체 비트코인닷컴에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Bitcoin cash is bitcoin)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트코인캐시가 사토시(비트코인 창시자) 버전의 비트코인에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트코인캐시 개발자 진영이 13일(현지시간) 하드포크를 실시한다고 밝히자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에 실망한 투자금이 대거 몰려들었다. 우 대표가 자신의 자금을 쏟아 부어 승부를 걸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이런 말이 진짜인 양 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이 11일부터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 번 흐름을 타자 투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붙었다. 200만 원에서 280만 원까지 오르는 데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반면 비트코인은 500만 원대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비트코인캐시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의 절반에 육박했다. 물론 이 흐름은 우 대표가 주도했다는 관측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면서 한국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을 통해 우 대표를 중심으로 한 중국계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는 설도 돌았다.

 

이때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비트코인캐시의 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빗썸의 서버가 오후 4시께 마비된 것이다. 계속 유입되던 매수세도 멈췄다. 285만 원을 찍은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급전직하했다. 12일 저녁에는 130만 원대까지 추락했다. 빗썸은 밤 10시께 서버를 복구했지만 이미 투자자들은 등을 돌린 상태였다. 

 

빗썸은 거래소가 마비된 원인에 대해 과도한 거래 유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안전문가들은 과도한 트래픽에 노출시켜 서버를 마비시키는 전형적인 디도스(DDOS) 형태였다고 분석한다. 거래가 끊어지거나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멈춰 섰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우 대표와 등을 돌린 한편 비트코인 기득권을 지키려는 비트코인 언리미티드 등 채굴 진영이 보급선을 끊어 훼방을 놓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은 급락했지만 결과적으로 우 대표로서는 비트코인캐시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한편 채굴기 판매의 동력을 확보한 측면이 있다. 30만~40만 원대에 머물던 비트코인캐시 가격의 바닥이 130만 원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2월 안에 또다시 주도권 전쟁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가상화폐의 특성상 주도권을 쥔 쪽이 거래의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제로섬 게임이란 뜻이다. 다만 이런 고래등 싸움에 피해를 호소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빗썸의 경우 거래가 재개된 후 가격이 90% 가까이 떨어진 30만 원대 매도호가가 등장하기도 했다. 빗썸의 서버관리 부실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인 문제로 벌어진 갈등이 코인 간, 진영 간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처럼 사이드카 등의 매매제한 장치가 없기 때문에 시장이 이상 급등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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