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중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전기차 기술 표준을 내놓았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상이 나온다. SK온의 연이은 배터리 계약 파기에서 보듯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는 2차전지 산업에서 밀린 서구권의 뒷걸음질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배터리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자동차표준화기술협의회가 작년 12월 30일 전고체 배터리(All solid-state battery, ASB)의 표준안인 ‘전기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 - 제1부: 용어 및 분류’를 발표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표준을 만든 것은 세계 최초다. 표준안은 의견수렴을 거친 후 확정될 예정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 전지로,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새로운 표준에서는 엄밀한 분류 체계를 적용했다. 이온 전달 방식에 따라 액체, 고체-액체 혼합 또는 고체 배터리로 분류되며, 기존에 사용되던 ‘반고체’라는 명칭은 폐지됐다. 액체 전해질이 포함된 하이브리드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를 엄격히 분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고체 배터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건조 조건에서 질량 감소율이 0.5% 이하여야 한다. 작년 초 중국자동차기술자협회(CSAE)에서 발표한 1% 제한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이다. 이 외에도 고체 전해질 종류(황화물·산화물·폴리머 등), 전달 이온 종류(리튬·소듐 등), 용도(고에너지형·고출력형) 등의 기준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 내의 분류도 표준안에 담았다.
중국 정부의 전고체 배터리 표준안 발표로 한국이 배터리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CATL의 소듐배터리 '낙스트라'의 표준 인증서이다. 사진=CATL 웹사이트
이번 중국 정부의 표준안 발표가 중국 배터리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을 앞뒀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중국 배터리 업계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수준에 맞는 표준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상의 근거에는 소듐 배터리 관련한 전례가 있다. 중국은 2024년 9월 강력한 배터리 안전 기준을 발표했다. 전기 합선으로 인한 열폭주를 사실상 차단해야 하는 열확산 테스트와 도로의 장애물이나 돌이 배터리를 때리는 상황을 가정한 하부 충격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충족하기 어려운 안전 기준이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중국 최대의 배터리 기업 CATL은 작년 4월 안전 기준에 맞춘 소듐 배터리인 ‘낙스트라’를 공개하여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소듐 배터리는 리튬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소재 비용, 저온 방전, 안전성 등에서 강점을 지녀 저가형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계가 고성능 배터리에 집중하면서, 저가형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을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게 된 이후 연이은 충격이었다. 저가형 배터리에 이어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에서는 삼성SDI는 2027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29년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 시기로 잡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아직 한국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중국을 앞선다는 평가를 내린다. 신동욱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중국 업체가 관련 기술 개발을 제대로 시작한 지 1~2년 정도”라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은 한국과 기술 격차가 꽤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했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화 시기를 특정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는 평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고체 배터리는 중국을 포함해 양산보다 연구개발 단계에 더 가깝다”며 “현실적으로 한중일 모두 2030년 정도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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