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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덕일기] 첫 출전에서 우승까지…'황제의 길'을 걷는 자, 로열 로더

로열로더 아이콘 박성준, 사신 토스 오영종, 전설 이제동

2018.02.23(Fri) 10:48:13

[비즈한국] 월드컵 랭킹 17위가 올림픽 은메달을 땄다. 동두천 시청 소속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차민규의 이야기다. 차민규는 지난 19일에 열린 500m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은메달을 땄다. 2017-2018 시즌 500m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랭킹에서 17위를 기록했기에 언더독의 반란이라고도 불린다. 

 

평창 올림픽은 차민규의 첫 올림픽이다. 첫 진출에 은메달을 땄으니 성공을 넘어 기적이다. 스타크래프트계에 이를 지칭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로열 로더(Royalroader, 왕도를 걷는 자)’​다. 로열 로더는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임요환이 개인리그 첫 출전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이후 같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붙인 명칭이다. ‘황제가 걸은 길’​을 뜻하는 ‘​로열로드’​에서 파생됐다.

 

로열 로더의 아이콘은 박성준이다. 박성준은 충격이었다. 질레트 스타리그 진출자를 가리는 듀얼 토너먼트에서 테란의 황제이자 저그전 스페셜리스트인 임요환을 꺾었기 때문이다. 임요환을 꺾고 질레트 스타리그에 진출한 박성준은 4드론으로 한동욱을 꺾고, 전태규를 넘어 올림푸스 스타리그 우승자인 서지훈을 꺾었다. 

 

MBC GAME에 인수된 POS 출신의 박성준은 프로리그 경력도 전혀 없었다. 내로라하는 저그 킬러를 꺾자 최연성이 4강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최연성은 임요환의 뒤를 잇는 테란으로 저그전 25연승을 기록하는 당대 최강의 선수였다. 

 

하지만 박성준에겐 그저 제물이었다. 저그는 본인의 라이벌이 될 수 없다던 최연성은 박성준에게 라이벌은커녕 상대도 되지 않았다. 박성준은 5경기 내내 공격 일변도로 최연성을 압도하며 결승에 진출했고 우승했다. 저그 역사상 최초의 스타리그 우승이었다. 홍진호와 조용호 등 선배 저그가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룬 신출내기는 이후 스타리그 3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박성준은 결승전용으로 빨간 염색을 했다. 사진=유튜브 온게임넷 채널 캡처


오영종은 역대 최고의 스타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So1 스타리그의 로열 로더다. 2005년 다음 다이렉트배 챌린지리그를 우승하며 4번 시드를 받으며 스타리그에 데뷔한 오영종은 김준영, 홍진호, 최연성과 같은 조에 속했다. 다크템플러만으로 홍진호를 꺾으며 사신 토스라는 별명을 얻은 오영종은 패스트 다크템플러를 유행시켰다. 역상성인 김준영과 홍진호를 이기고 8강에 진출한 오영종은 서지훈을 꺾고 4강에서 최연성을 만났다. 

 

모두가 최연성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가을은 오영종의 손을 들어줬다. 오영종은 3:1로 최연성을 꺾고, 결승에서 임요환을 만나 3:2로 이겼다. 비 대기업팀에 소속한 무명에 가까운 선수가 홍진호, 서지훈, 최연성, 임요환이라는 전설을 꺾으며 우승했다. 가을에 치러지는 스타리그에서 프로토스가 우승한다는 속설인 ‘가을의 전설’과 로열 로더라는 업적을 동시에 이뤘고 이는 오영종이 유일하다. 박성준과 오영종 모두 서지훈, 임요환, 최연성을 꺾고 우승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다크템플러의 아이콘이었던 오영종. 사진=유튜브 온게임넷 채널 캡처


로열 로더에서 전설이 된 선수가 있다. 이제동이다. 이제동은 EVER 스타리그 2007에서 당시 스타리그 첫 우승에 도전한 송병구를 꺾고 로열 로더가 됐다. 무명에 가깝던 당시 두 선수와 달랐다. 이제동은 프로리그에서 김준영 등과 차세대 저그로 불리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프로리그에 이은 개인리그 정복에 나선 이제동은 8강에서 이재호, 4강에서 신희승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상대는 곰TV MSL에서 준우승을 하고 WCG 2007에서 금메달을 딴 송병구. 비록 종족 상성은 유리했으나 결승 경험이 없었던 이제동이기에 적지 않은 팬들이 송병구의 우승을 예측했다. 

 

하지만 이제동은 불리한 경기도 뒤집으며 3:1로 송병구를 꺾고 로열 로더 계보에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 이후 이제동은 개인리그에서 5번의 우승과 4번의 준우승일 기록하고 최장기간 한국e스포츠협회 랭킹 1위를 기록하는 전설로 남았다. 

구현모 알트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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