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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재도전 가능할까] 예산 집행 내역도 '깜깜'…이러고도 또?

지난해 11월 발간한 백서 두고 '책임 회피' 비판 목소리 이어져…비용 1140억 사용처 '비공개'

2026.04.20(Mon) 11:17:35

[비즈한국]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이 세계박람회(엑스포)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앞서 부산광역시는 2030 엑스포 유치를 추진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엑스포 유치를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엑스포 유치 재추진에 앞서 지난번 실패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박 시장이 패배 원인을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재추진하려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2023년 3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30 엑스포 부산광역시 유치를 기원하는 등불이 달려 있는 모습. 사진=임준선 기자


#반성보단 면피성 내용이 대부분

 

부산광역시는 지난해 11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정부와 부산광역시, 민간이 함께 활동한 전 과정을 비롯해 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얻은 성과와 실패 요인 등에 대한 분석이 담겼다.

 

아쉬운 점으로 △유치 교섭 추진 체계의 제도적·운용상 한계 △유치 전략 이행 과정의 한계 △경쟁국 대비 뒤늦은 교섭 활동으로 지지세 만회에 한계 △글로벌 환경 급변에 따른 교섭 경쟁력 약화 △수시·긴급·적기 대응이 어려운 의사결정 구조 △경쟁국이 보유한 다양한 강점에 대한 대비 미흡 △회원국 대상 전략적 홍보 및 메시지 전달 미흡 등을 꼽았다.

 

백서는 “경쟁국보다 늦은 유치 교섭 활동으로 초기 지지세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경쟁국의 다양한 강점들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다 효과적으로 회원국들의 관심을 끌고 지지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전략과 자원뿐만 아니라 사후관리 측면에서도 결과적으로 충분치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고 언급했다.

 

백서 발간 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을 설명했지만 책임 소재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반성보다는 면피성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한 40여 개 시민단체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된 309쪽 분량의 백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졌지만 잘 싸웠다는 식의 정신 승리로 점철된 책임 회피용 보고서에 불과하다”며 “백서는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과정으로 정보를 왜곡했는지에 대한 책임 소재에는 침묵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2030 엑스포 유치위원회 위원장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유치위원으로는 주요 부처 장관과 재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정부 주요 인사들이 엑스포 유치를 진두지휘한 셈이다. 부산광역시도 엑스포 유치에 나서면서 ‘2030 엑스포추진본부’를 설치했다. 2030 엑스포추진본부장은 조 아무개 씨가 맡았다. 하지만 조 씨는 현재도 부산광역시에서 국장급으로 근무하는 등 특별한 불이익은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덕수 전 총리를 비롯한 주요 위원들은 이미 공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그렇다고 결정권자도 아닌 실무진에게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다만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어진다. 추후 엑스포에 재도전하더라도 실패 원인과 보완할 점을 파악해야 승산이 높아진다. 백서에서도 이 같은 점을 인지하고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백서는 “시사점을 충분히 분석하고, 이를 통해 향후 세계박람회나 정부 차원의 대규모 국제 이벤트를 유치할 때 보다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백서는 △일원화된 컨트롤 타워 구축 및 명확한 역할 분담, 전문성 있는 인력 활용을 통한 효과적인 교섭 활동 전개 △명확한 타깃 설정과 수요자 중심 홍보를 통한 유치 전략의 효과성 제고와 실수요에 기반한 예산 편성·집행과 사후관리 강화 필요 △유치 활동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실체적 지원 제도 마련 △체계적 교섭 전략과 통합적 홍보 △글로벌 전문가 활동을 통한 사전 전략 설계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광역시 연제구 부산광역시청. 사진=최준필 기자


#박형준 시장 “한 번 더 도전”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최근 엑스포 유치 재추진을 언급했다. 박 시장은 4월 10일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수엑스포도 처음 유치에 실패했을 때 이 정도 정치적 공격을 받지 않았다”며 “한 번 더 도전할 기회를 주면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가는 데 날개를 달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박형준 시장과 부산광역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의 비판 여론이 이어지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진다. 지난 엑스포 추진 과정에서 불거졌던 뒷말도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해외 설득에 필요한 비용보다 국내 언론 홍보에 집행한 금액이 더 많다는 소문도 돈다.

 

백서에 따르면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집행한 금액은 총 1140억 4800만 원이다. 이 중 515억 8500만 원을 유치위원회가, 624억 6300만 원을 부산광역시가 각각 집행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예산 사용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부산시민 기만한 2030엑스포 진상규명 추진위원회(추진위원회)’는 부산광역시에 엑스포 예산 집행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다수의 정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추진위원회는 올해 2월 기자회견을 열고 “수천억 원의 예산과 수백 명의 공무원이 투입된 국가 사업에 기록이 없다는 답변은 무책임을 넘어 유치 실패 원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광역시는 재차 오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예산의 구체적인 사용처는 여전히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해명 없이는 박형준 시장의 진정성도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박 시장이 추후 엑스포 유치에 재도전하더라도 이러한 시민사회의 지적은 넘어야 할 벽으로 보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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