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인체유래 스킨부스터' 인기에 시신 기증문화 위축 우려

현재 원료 100% 수입에 의존…기증 이후 처리과정 '불신'까지 더해져 잠재적 기증자들 불안감

2026.04.20(Mon) 14:25:28

[비즈한국] 최근 미용 성형 시장에서 인체 유래 성분을 활용한 ECM(세포외 기질) 스킨부스터가 인기를 끌면서 생명 나눔과 의학 발전의 토대인 시신 기증 문화에 불똥이 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상업화된 스킨부스터에 쓰이는 인체조직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됐다. 하지만 ‘숭고하게 기증한 시신이 의료용이 아니라 상업적인 미용 제품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잠재적 기증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용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CM 스킨부스터에 대해 기증된 인체조직의 상업적 활용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기증된 시신 역시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며 숭고한 시신 기증 문화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생성형AI


지난 1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5차 K-바이오헬스 포럼’에서 김철민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교수는 현장의 우려를 드러냈다. 김 교수는 “고인이나 가족은 새 생명을 살리고 난치암, 불치병을 극복할 수 있도록 연구와 교육 목적으로 시신을 기증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상업용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의 시신 기증 문화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어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논란들이 빨리 잘 정리돼 시신을 기증하는 숭고한 가치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CM 스킨부스터 제작에 사용되는 인체조직은 공공조직은행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의과대학에 기증하는 시신이 미용 목적으로 흘러들어가지는 않는다. 김희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혈액장기정책과 과장도 “시신 기증은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시체해부법)에 따르고, 기증된 시신은 연구와 교육 용도로만 이용돼 인체조직 스킨부스터와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시신 기증은 1967년 해부 실습 등을 위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기증 건수가 6000건이 넘는다. 기증된 시신은 의학 교육의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대중의 두려움과 불신이 여전히 적지 않다.

 

2024년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신 기증을 주저하는 이유로 ‘유교적 문화로 인한 시신 훼손 거부감’, ‘사후 관리에 대한 불신’, ‘실제 연구 활용도에 대한 의문’ 등이 핵심적으로 꼽혔다.

 

이달 초 국제 학술망 리서치게이트에 공개된 ‘기증 주저 현상에 대한 이해’ 연구에서도 설문 응답자의 약 66%가 ‘기증 이후의 분배 및 처리 절차에 대한 의구심’, ‘의료 기관에 대한 불신’, ‘신체 훼손에 대한 공포’ 등을 시신 기증을 주저하는 요소로 답변했다. 기증된 시신이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는지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증 인체조직이 치료가 아닌 상업 제품 개발에 사용된다는 논란이 이는 것 자체가 잠재적 기증자들의 불안감을 극대화해 기증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철민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교수가 인체조직의 상용화 논란으로 인해 시신 기증 문화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의료계의 우려를 전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최근 논란이 되는 ECM 스킨부스터는 미국 등 해외 인체조직은행에서 전량 수입한 인체조직을 활용해 생산 중이다. 엘앤씨바이오, 한스바이오메드, 휴메딕스, 시지바이오 등이 잇따라 ECM 스킨부스터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만큼 인체조직의 수요가 높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충당할 수가 없다.

 

기증이 꾸준히 늘고는 있지만 지난해 ​국내 인체조직 기증 실적은 총 169건에 불과하다. 더욱이 현행 법상 국내에서 기증받은 인체조직은 영리 목적에 사용할 수 없다.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인체조직법)에 따라 기증된 뼈, 피부, 혈관, 신경 등의 조직은 화상 환자의 피부 재건이나 사고 환자의 조직 이식 등 생명 구호와 치료에 쓰여야 한다.

 

정은주 건강소비자연대 부총재는 “기증받은 시신이나 장기, 혈액, 조직을 사용함에 있어 일부 윤리적인 문제 및 사회적인 괴리감 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면서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잘 풀어낼지가 큰 과제”라고 짚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핫클릭]

· [단독] 식약처 '인체조직 스킨부스터 규제' 관련 연구용역 추진한다
· 국감서 '인체조직 스킨부스터' 미용 목적 사용 질책…보건당국 "관련 기관과 검토"
· [단독] 인체조직 이식, 질병코드 없이도 가능…검증 절차도 없다
· [단독] 복지부, 인체조직 '미용성형' 사용 막는다
· [단독] 치료용으로 기증된 인체조직, 미용 시술에 쓰면서도 고지 안 해
· [단독] 피부과 난리 난 '인체유래 스킨부스터', 알고 보니 '카데바'에서 추출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