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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은 '전세 가뭄'인데…"타워팰리스는 안 나가요"

"보러오는 사람이 아예 없어" 전세 매물 쌓여…수도권 전세 시장도 '이원화' 분위기

2026.04.20(Mon) 11:29:45

[비즈한국]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A 씨. 올 6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이사를 결정했다. 사무실을 옮기면서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상 더 늘어나면서 서울 용산 쪽으로 거처를 옮기기로 한 것. 일찌감치 2월 초 집주인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옮겨갈 곳으로 만기 날짜에 맞춰 전세 계약도 체결했지만 고민이 깊다. 집을 내놓은 지 3개월이 다 됐지만 ‘전세’를 살겠다며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단 한 팀뿐이었기 때문.

 

A 씨는 집주인에게 전세 가격을 조금 낮춰야 하는 게 아니냐고 조심스레 얘기해 가격을 조정했지만, 여전히 보러오는 사람이 없다. A 씨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야 새로운 집에 전세금을 낼 수 있는데, 6월 만료 전에 집이 안 나가 계약이 파기될까 걱정돼 밤에 잠도 안 온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서울 전역의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강남권은 정반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비즈한국 DB

 

역시 타워팰리스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B 씨. B 씨도 2년 전에 집을 부동산에 내놓고 “매매, 전세 뭐든 좋으니 빨리 처분해달라”고 부탁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 달에 한 팀 정도 집을 보러 오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출 규제 이후 집을 보러 오는 이들이 완전히 끊겼다. B 씨는 “3개월 동안 전세로 집을 보러 오는 팀은 한 팀도 없었다”며 “학군 때문에 타워팰리스가 도곡동에서 인기가 없는 편이라곤 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얘기했다.

 

서울 전역의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강남권은 정반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매물을 살펴보면 타워팰리스 1차와 2차 전세 매물은 각각 20건이 넘는다. 근처 한보미도맨션아파트도 50여 건에 달하고, 도곡렉슬도 40여 건이 넘게 매물이 쌓여 있다. 3400세대가 넘는 반포자이 역시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전세 매물만 200건이 넘는다.

 

반면 비강남권의 매물은 품귀 현상이다. 3800세대가 넘는 SK북한산시티는 전세 매물이 단 2개고, 4500세대가 넘는 한신한진아파트는 전세 매물이 5개뿐이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무지개의 경우 2400세대가 넘는 대단지지만 현재 전세 매물은 없고, 월세만 2건이 등재됐다.

 

이는 지표로도 나타난다. 전세시장은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0.22% 상승했다. 전세거래 중 갱신계약 비중 역시 2월에 이어 3월에도 50%를 넘는 등 최근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세난이 심화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강남이 포함된 동남권과 동심권은 0.65%·0.37%씩 하락하며 ‘다른 흐름’을 보여줬다.

 

서울 강남 집값만 하락하는 상황에서 ‘전세 시장’에서도 강남권은 이원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주 중인 서울 서초 아파트를 15억 원가량에 전세로 내놓은 C 씨는 “자녀 교육 때문에 찾는 이들이 있을 줄 알았지만 5개월 넘게 보고 간 사람이 없다”며 “전세 가격을 높게 내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로 인기가 없는 것을 보고 부동산에 문의했더니 ‘사려고 보는 사람이 그나마 더 많다. 전세로 살던 사람들은 지금 사는 집에서 전세를 연장해서 산다’라며 대형 평수는 전세를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고가 아파트 가격’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던 전세 대출에 대해 정부가 강도 높은 규제를 추진하면서 ‘현금 20억 원을 동원할 수 있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전세로도 강남권에 가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의 부동산 중개업체 대표는 “20억 원을 동원할 수 있는 이들 중 전세로 살던 이들은 조금 더 저렴한 입지의 아파트를 대부분 매수했다”며 “빠르게 전세가를 조정하지 않으면 강남 집주인들 중 일부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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