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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반이민 장벽 시대의 이민자 슈퍼 디바, 두아 리파

코소보 난민 출신…'아델' 이후 영국 빌보드 1위 오른 여성 아티스트

2018.05.08(Tue) 10:41:12

[비즈한국] 영국 최대 음악상인 브릿 어워드. 지난해에는 아델 이후로 오랜만에 여성 음악인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성 아티스트로 역대 최다인 5개에 노미네이트 되고, 그 중 2개를 수상한 두아 리파(Dua Lipa)입니다. 그는 코소보 출신에 알바니아인입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팝의 나라, 영국의 스타가 될 수 있었을까요?

 

두라 리파 1집 앨범 커버. 사진=두아 리파 페이스북


두아 리파는 1995년​ 코소보에서 태어났습니다. 치과의사 아버지, 변호사 어머니 밑에서 자랐지요. 1999년, 코소보 내전이 터지자 두아의 부모는 난민 신분으로 영국에 갑니다. 그들은 낮에는 웨이터 등 허드렛일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했습니다.

 

두아 리파의 아버지는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얻은 후 코소보로 돌아갔습니다. 두아 리파는 이미 영국식 교육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알바니아어로 말하고 들을 수는 있었지만 읽고 쓰기가 서툴러 공부는 어려웠죠. 점차 두아 리파는 공부에 흥미를 잃어갔습니다.

 

두아 리파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두아 리파의 아버지는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를 했습니다. 자연스레 두아 리파도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캐티 페기, 핑크, 넬리 퍼타도를 좋아했죠. 마침 미국 래퍼 스눕독과 메소드맨이 코소보에 방문했고, 이후 두아 리파는 랩에도 빠지게 됩니다.

 

15세에 두아 리파는 영국으로 혼자 유학을 갑니다. 가수가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10대 청소년을 홀로 외딴 학교에 보내는 과감한 결정이었습니다. 두아 리파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코소보에서는 기회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는 ‘나는 가수가 되고 싶고, 이를 위해서 영국에 좋은 대학교를 가겠다’라고 부모님을 설득했지요. 교육을 중시한 부모는 고민 끝에 영국에 있는 친구에게 딸을 보냈습니다.

 

두아 리파와 캘빈 해리스가 함께 한 ‘원 키스(One Kiss)’.

 

두아 리파는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배출한 영국의 실비아 영 연극 학교(Sylvia Young Theatre School)에 다닙니다. 틈틈이 곡을 만들어 사운드 클라우드와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지요. 부모를 돕기 위해 일도 했습니다. 나이트클럽 직원으로 일하는가 하면, 장신의 키와 외모를 활용해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죠. 

 

그는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두아 데일리(Dua Daily)’라는 이름의 패션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했지요. 가장 중요한 활동은 커버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일이었습니다. 음악계 관계자들에게는 커버 영상을 보여주며 자신을 끊임없이 홍보했습니다.

 

부지런히 활동하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라나 델 레이의 매니저인 벤 모슨이 두아 리파의 음악을 듣고 가능성을 알아본 겁니다. 벤 모슨은 스튜디오를 빌려주고, 다양한 아티스트와 콜라보 제의를 합니다. 

 

두아 리파​에게는 확실한 음악 콘셉트가 있었습니다. 그는 본인의 음악을 ‘다크 팝’이라고 부릅니다. 어둡고 몽환적인 느낌입니다. 직접 쓴 가사에서는 주체적인 여성의 태도도 돋보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음악은 본질적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버블 팝’입니다. 세상이 너무 힘드니, 음악이라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데뷔 앨범에서도 대부분의 곡을 직접 프로듀싱했습니다.

 

두아 리파의 ‘블로우 유어 마인드(Blow Your Mind)’.

 

2015년 워너 뮤직과 계약을 맺은 이후 ​두아 리파는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블로우 유어 마인드 Blow Your Mind(Mwha)’라는 곡으로 빌보드에 72위로 데뷔했습니다. 션 폴의 싱글 ‘노 라이(No Lie)’에 참여하기도 했죠. 네덜란드 DJ 마틴 개릭스와 함께 ‘스케어 투 비 론리(Scared To Be Lonely)’라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고요. 영국에서는 톱10에 간혹 오르긴 했지만, 2017년까지 두아 리파는 영국의 신인 아티스트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2017년, 그녀는 새 싱글 ‘뉴 룰즈(New Rules)’를 발표합니다. 어두우면서도 버블팝 못지않은 중독성 있는 댄스음악의 느낌 또한 갖고 있는 두아 리파의 특징이 잘 드러난 곡이죠. 모델 경력을 십분 활용해 늘씬한 모델들이 다수 등장하는 인상적인 비주얼의 뮤직비디오도 만들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10억을 넘기는 큰 성공을 거둡니다. 이에 힘입어 영국 빌보드 차트에서 이 곡은 아델 이후 여성 아티스트로 첫 1위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도 6위까지 올랐죠.

 

두아 리파의 ‘뉴 룰즈(New Rules)’.

 

이후 두아 리파는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합니다. 브릿 어워드에서 다섯 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돼 그 중 두 개를 수상합니다. 올해의 신인상과 올해의 여성 아티스트 상이었습니다. 이후 ‘IDGAF(I DON’​T GIVE A F××K의 약자)’ 등의 싱글로 영국 차트 4위를 하고, 캘빈 해리스와 함께 한 ‘원 키스(One Kiss)’로 다시금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지금도 승승장구 중입니다.

 

인상적인 건 그의 ‘성실함’입니다. 그는 영국에 근거지를 두지만 미국은 물론 호주, 싱가포르, 한국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 6일에는 내한 공연을 했지요. 그 이전에도 두아 리파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하고, ‘세로 라이브’를 진행하고, 두아 리파의 팬으로 알려진 아이돌 전소미의 동생 에블린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한국과도 가깝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왜 이토록 성실하게 활동하는 걸까요? 그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내 일은 24시간 열심히 해야 하는 일이고, 지금 나의 커리어는 불러주면 어디든 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버지에게 배운 게 있다면, 성실해야만 기회가 온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의사 엘리트임에도 국제 분쟁에 엮여 난민이 되었지만, 끈기 있는 삶의 태도로 가정을 지킨 부모에게서 배운 성실한 삶의 태도가 두아 리파에게도 그대로 이어진 셈입니다.

 

워너뮤직 코리아에서 진행한 두아 리파 인터뷰. 한국 아이돌 전소미의 동생이자 두아 리파의 팬인 에블린과 함께 진행했다.

 

‘난민 문제’가 시대의 화두입니다. 장벽을 쌓겠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유럽에서도 속속 반이민 정서에 힘입어 극우 정부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반이민 정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에서 가장 뜨거운 팝 스타가 (비록 본인은 무슬림은 아니지만) 유럽의 유일한 무슬림 국가, 코소보의 난민 출신이라는 사실은 흥미로운 아이러니입니다.

 

그는 자신의 혈통과 역사를 증명하는 이름, ‘두아’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두아는 알바니아어로 ‘사랑’을 의미하지요. 또한 그는 이민자 가정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모델 출신에 버블팝 음악을 하는, 어쩌면 흔한 팝스타인 그에게 묘하게도 어두운 매력이 느껴지는 건 그 배경 덕분일지 모릅니다. 반이민 장벽 시대의 이민자 슈퍼 디바, 두아 리파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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