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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업]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며 눈물 흘리는 중년남자들

퀸과 프레디를 보며 묻는다, 나는 지금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가

2018.11.13(Tue) 10:31:49

[비즈한국] 요즘 4050 남자들 사이에서 퀸(Queen)의 팬이었음을 드러내는 게 유행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때문이다. 영화를 보며 울컥했다는, 혹은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4050 남자들인 것은 그들이 1020대 때 최고의 록밴드가 퀸이었고, 슈퍼스타가 프레디 머큐리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화를 본 후배나 친구가 전화를 해서 자기도 울컥했다며 퀸 얘기를 가지고 10여 분 통화를 하기도 했다. 사실 나도 영화 보며 울컥한 사람 중 하나이며 30년째 퀸을 아끼는 팬이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본 사람이 다시 보는 경우도 많고, 극장에선 노래를 따라서 부르며 볼 수 있는 싱어롱 상영관을 서비스해서 매진 행렬이다. 영화 보면서 퀸의 음악에 박자 맞춰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며 떼창을 하다니, 이런 일이 또 있었을까. 퀸의 팬이 아니더라도, 4050에게 퀸의 노래는 참으로 익숙하다. 그만큼 히트곡이 많고, 많이 듣기도 했다. 우리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렇다.

 

그룹 퀸의 이야기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에 유독 4050 남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싱어롱 상영관도 매진 행렬이다. 영화 보면서 퀸의 음악에 박자 맞춰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며 떼창을 하다니, 이런 일이 또 있었을까. 사진=20세기폭스

 

뮤지션의 실화를 다룬 영화들은 꽤 있었다. 하지만 음악적 열정보단 그들의 사생활과 자극적 코드를 부각해 다룬 것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죽은 뮤지션의 죽은 스토리가 되었다. 하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는 사생활보다 퀸의 결성부터 1985년 라이브에이드 공연까지 그들의 음악 자체를 좀 더 부각했다. 퀸의 팬뿐만 아니라, 퀸의 전성기를 기억하고 그 시대를 살았던 많은 이들이 즐거운 추억 속에 빠지도록 만들어줬다. 덕분에 프레디 머큐리도 퀸도 과거가 아닌 현실의 존재로 되살아났다. 유튜브에서 라이브에이드 공연을 비롯해 퀸의 공연 영상의 조회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영화 관객수는 개봉 초반에 최대치에 달했다가 점점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보헤미안 랩소디’는 역주행이란 말을 써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입소문을 타고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200만 명 돌파가 코앞이고, 열풍이 꽤 오래갈 듯하다. 이 열풍의 중심에는 4050들이 있고, 아저씨들이 유독 많다. 

 

평균 수명 80대 중반을 넘어서는 시대, 평균 연령도 40대 중반을 향하는 시대, 40~50대는 여전히 청년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누리고,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줄 아는 게 청년답다. 영화를 보며 눈물 흘리는 4050 남자들, 가슴 뜨거운 감동을 누리는 남자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란다. 잘 노는 것,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도 클래스가 된다. 감정이 말라버린 사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사람, 아무리 돈이 많고 지위가 높다고 해도 과연 그 인생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과연 우린 지금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가? 영화를 통해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열정을 보고 난 뒤 스스로에게 묻고 싶어졌다. 사진=20세기폭스

 

퀸은 여러 음악을 시도했다. 소위 잘 팔리는 음악만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음악, 새로운 시도에 과감했다. 영화 속에서 더 멋지게 그려낸 것도 있지만, 사실 퀸의 멤버들이 음악을 함께 창작하는 과정들은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음악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만드는 모습, 이것은 음악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 각자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열정이 식은 사람일수록 과거만 복제하고, 잘하는 것만 반복하는 ‘안전한’ 길을 선택한다. 사실 그것이 가장 위험한 길일 수 있다. ​

 

4050 남자들의 눈물 속에는 과거에 대한 추억과 향수만이 아니라,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주는 감동이 있다. 과연 우린 지금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가? 자신이 하는 일에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싶어졌다. 이 모든 게 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때문이라면 너무 비약일까?​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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