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의약품 허가 자진취하 '압도적 1위' 대웅제약에 무슨 일이

올 들어 48건, 종근당 17건, 광동제약 10건에 그쳐…대웅제약 "수익성 강화 위해"

2019.04.23(Tue) 16:15:55

[비즈한국] 주요 제약사들이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의약품 구조조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약을 시판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의약품 허가를 취하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출시된 지 오래되거나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의약품이 대상이다. 10대 제약사의 의약품 구조조정 실태를 들여다봤다.

 

# 상위 3곳 외 다른 10대 제약사들은 한자릿수​

 

‘비즈한국’은 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올해(1월 1일~4월 23일) 10대 제약사의 의약품 품목허가 취하 건수를 자체 집계했다. 의약품 허가 취하는 의약품의 효력을 상실한다는 말이다. 해당 의약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식약처가 허가 취하 처분을 내리는 경우와 제약사가 자발적으로 허가 유지 수순을 밟지 않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다만 이 기간에 10대 제약사가 판매하는 의약품에 허가 취하 명령이 내려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매출 기준 10대 제약사(유한양행, 녹십자, 한국콜마,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광동제약, 제일약품, JW중외제약, 동아ST) 중 의약품 구조조정이 가장 활발한 곳은 대웅제약이었다. 대웅제약은 3월 26일과 31일에 걸쳐 총 48개 품목을 허가 취하했다. 그 중에는 이부프로펜 성분의 연질캡슐 제형으로 ‘이지엔6더블연질캡슐’도 포함됐다. 이지엔6더블연질캡슐을 포함한 이지엔 라인업은 액상형 진통제 시장 매출 1위로 알려져 있다.

 

올해 의약품 구조조정이 가장 활발한 곳은 대웅제약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 다음으로 올해 의약품 허가 취하 건수가 많은 제약사는 종근당과 광동제약. 종근당은 17개, 광동제약은 10개 의약품 허가를 취하했다. 대표적으로 종근당이 2012년 2월 23일에 허가받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감기약 ‘펜잘콜드정’은 올해 1월 1일자로 허가가 취하됐다. 대신 종근당은 ‘자누비아’와 ‘듀비에정’ 등 당뇨병 치료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자누비아는 종근당이 시판하는 전체 의약품 매출의 약 14%를 견인하고 있다. 반면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제일약품은 올해 허가를 취하한 의약품이 0~1개로 미미했다.

 

제약사들이 수익성 없는 약을 자진 퇴출하는 방법은 의약품 품목허가 갱신제도를 통해서다. 이 제도는 허가된 의약품을 5년마다 의약품의 허가 또는 신고를 갱신해야 하는 제도로 2013년부터 시행됐다.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약만을 허가하고 생산 실적이 좋지 않은 의약품의 퇴출을 유도해 제약사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원료의약품과 수출용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의약품이 품목갱신 대상이다.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전 6~9개월 전에 식약처에 의약품 품목갱신 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갱신 절차를 밟지 않으면 해당 의약품은 시장에서 사라진다. 그렇다 보니 고의로 유효기간을 넘기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게 제약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경우 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 식약처는 “생산, 수입 실적이 없어서 갱신을 받지 않고자 한다면 갱신을 신청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의약품 구조조정에 나서는 배경에는 제네릭(복제약)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상황에서 의약품 판매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고, 신약을 개발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를 보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오래된 약 같은 경우는 시장성을 감안해서 갱신하는 서류를 내지 않고 미갱신 처리를 해서 자진 취하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영업이익 하락으로 수익성 회복 절실

 

대웅제약이 의약품 품목갱신 신청을 자발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도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 수익성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웅제약의 영업이익은 2017년 대비 143억 9100만 원 줄어든 245억 6600만 원을 기록했다. 2016년보다도 약 13억 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웅제약의 영업이익은 2017년보다 143억 9100만 원 줄어든 245억 6000만 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본사. 사진=고성준 기자


대웅제약의 영업이익이 하락한 주된 원인은 오송 및 나보타 신공장 가동에 따라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매출 원가가 상승한 탓이다. 2017년 11월 대웅제약은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생명과학단지에 피로회복제 ‘우루사’와 소화성궤양치료제 ‘알비스’ 등 정제와 캡슐제를 생산하는 오송 공장을 설립했다. 같은 해 경기도 화성시 향남제약단지에 연간 500만 바이알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생산하는 나보타 제2공장을 증설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신공장에 들어가는 감가상각비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영업이익이 하락한 데는 신약개발과 연구개발 비용도 하나의 이유”라며 “​또 정기세무조사를 통해 법인세를 낸 것 때문에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약품 허가 자진 취하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해외에서 주력 제품인 나보타가 매출액 증가를 견인하리라는 기대감이 있어서다. 지난 2월 대웅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의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고 오는 5월 중 미국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가 대웅제약이 접수한 나보타 임상3상 신청을 받아들여 중국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체 제품 매출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하는 우루사가 굳건하다는 점도 대웅제약으로서는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우루사 매출은 2016년부터 매년 100억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 다만 알비스는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2017년보다 지난해 매출이 83억 원 줄었다. 이는 대조약(제네릭을 개발할 때 약효를 비교하는 기준이 되는 약)인 알비스와 성분이 같은 제네릭이 76개 출시돼 있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나보타 글로벌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나보타는 상반기 중 유럽에서 판매허가 승인도 기대되는 제품”이라며 “항궤양제, 섬유증치료제, 안구건조증 치료제 분야에서 혁신 신약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매출 이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한국’ 보도 이틀 뒤인 25일 식품의약처안전처는 의약품통합관리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올해 유한양행의 자진취하가 한 건도 없음을 알려왔습니다. 이에 바로 잡습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핫클릭]

· 1형 당뇨 환자 위한 '먹는 인슐린'은 왜 없을까
· 의약계 시선으로 본 낙태죄 폐지 후 의료시장
· 개발 경쟁 치열한 자가주사제 '사전고지' 책임 논란
· 3세대 폐암 신약 '타그리소' 환자들끼리 사고팔기까지, 왜?
· 정부 제네릭 규제 강화 방침에 중소제약사 '오들오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