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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9년째 계류 '금융 8법'은 지금

소비자 보호, 규제 일원화, 금융 혁신 법안들…여야 의견차 적지만 4월 임시회 심사도 못해

2019.05.08(Wed) 14:57:05

[비즈한국] 8대 금융법안들이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7일 종료된 4월 임시국회에선 심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 법안들이 소비자 보호는 물론 금융사 관리·감독 강화, 금융혁신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입법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정쟁으로 법안 처리가 늦어질 것을 우려한다.

 

4월 임시국회에선 8대 금융법안들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본회의 진행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주요 금융법안이 3월에 이어 4월 임시국회에서 단 한건도 처리되지 않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등을 두고 여야 대립이 격화되면서 법안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 국회 정무위원회 행정실에 따르면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는 3월 25일 이후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법안심사소위와 관련해 예정된 일정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국회 계류 중인 주요 금융법안은 8개로 금융소비자보호법, P2P 대출 관련 법안,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법, 금융그룹통합감독법,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자본시장법, 특정금융거래정보법, 금융거래지표법이다. 계류 기간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에 이른다. 금융위원회는 3월 2019년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이들 법안의 입법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 소비자 피해 느는데…금융소비자보호·P2P대출법 등 논외

 

금융소비자보호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의 경우 9년째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 법안은 금융상품 판매원칙을 전 금융상품과 판매채널로 확대 적용, 위법계약 해지나 징벌적 과징금 부과 등으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것을 목표로 한다. 법안 통과 시 청약철회권, 판매제한명령권 등이 시행된다. 최근 논란이 되는 삼성생명 즉시연금 미지급 등 금융관련 분쟁에서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구제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18일 금융소비자 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입법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올해 국회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최 위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규제 형평성을 제고하고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 소비자를 보다 촘촘히 보호할 수 있다”​며 “​개별법에 산재한 소비자 보호를 하나의 법으로 규율함으로써 규제의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도 제고할 수 있으니 입법화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월 금융소비자 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입법을 강조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P2P 대출 관련 법안(온라인대출중개업에 관한 법률안 등)은 금융권 내에서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법안으로 거론된다. P2P 업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P2P 대출업체 수는 2015년 12월 기준 27개사에서 2017년 11월 183개사로, 같은 기간 누적대출액은 373억 원에서 2조 1744억 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성장세만큼이나 부실 대출도 적지 않다. 지난해 P2P 연계대부업자 9곳 중 1곳 꼴로 사기·횡령 혐의에 연루됐다.

 

이 법안은 P2P 업체들의 대출과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권 등을 적시, 진입·영업행위 규제와 투자자·차입자 보호 제도 등이 핵심이다. 법안 통과 시 투자정보 제공, 투자자 재산권 보호, 과잉대출·추심 금지 등이 법제화된다. 

 

한국P2P금융협회 관계자는 “​상세 법규 등에 대해선 업체별로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각종 사건·사고로 업계 신뢰가 떨어진 만큼 법제화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제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들과 업체들 모두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신용정보법, 자본시장법 등 금융혁신 기대감만

 

신용정보법(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에 따른 금융혁신 기대감도 크다. 신용정보법의 경우 가명정보 개념의 도입으로 개인 신용정보를 금융 분야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작용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자본시장법은 이원화된 사모펀드 운용규제를 일원화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은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모펀드 투자자 수는 기존 49인 이하에서 100인 이하로 확대해 투자 자본을 육성한다. 법안 대표 발의자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사모펀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그룹통합감독법, 금융회사지배구조법(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금융계열사를 갖고 있는 기업집단과 금융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 통과 시 금융그룹 재무건정성·위험관리실태 평가는 물론, 제2금융권 최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와 금융권 CEO(최고경영자) 선임절차 등은 한층 까다로워진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중규제가 되지 않도록 세부방안을 잘 논의하면 주주가치 제고와 소비자 보호로 이어질 수 있는 법안들”​​이라고 평가했다.

 

# 여야 정쟁 지속 “​다음 국회 장담 못해”​


여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다음 회기에서도 이들 법안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무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은 “​우리는 항상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만 야당이 양보, 타협 없이 버티니 심의조차 못하는 것”​이라며 “​다음 국회라고 진척이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한 야당 의원은 “​금융법은 대체로 이념적 의견 차를 보이지 않는다. 금융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빅데이터나 사모펀드 활성화 관련 법 등에 대해선 대부분 찬성하는 편”​이라며 “​다만 정부와 여당이 국회를 정상화할 의지가 없으니 해당 법안들 통과도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4월 임시국회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정무위원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부 법안에 대해선 반대 의사가 관측되기도 한다. 앞서의 야당 의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은 관치금융을 강화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해 차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서민들을 위해서라도 금융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금융법안은 서민들 삶과 직결되는 내용이 많거니와 현재 계류 중인 법안 대부분은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한다. 기존 금융법안들이 공급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법안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야 한다”​며 “​법안 처리가 정쟁에 발목 잡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진 기자

reveal@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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